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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와 나무사이 실을 걸고 거미집을 만들어 열심히 살고 있었습니다.
ⓒ 전득렬
‘이 높은 하늘까지 무슨 벌레가 날아오랴’고 하던 새들의 비웃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무와 나무 사이에 실을 걸어 거미집을 만들었습니다. “별빛 한 줄의 시(詩)에 걸리는 낭만을 모르면 그대여 부끄럽다” 라고 한 어느 시인의 말을 굳게 믿으며 거미 본연의 임무를 다했습니다. 혹 먹이감이라도 걸리면 긴 겨울을 이겨 내기 위해 거물망으로 안전하게 저장 해두기 위해 열심히 튼튼히 집을 지었습니다.

▲ 태풍처럼 날아든 담배꽁초에 거미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 전득렬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구름조차 걸리지 않는 높은 하늘에서 태풍처럼 날아든 담배꽁초가 뜨거운 연기를 뿜으며 거미줄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처음에는 먹이인줄 알고 열심히 쫓아가 거미줄을 쏘아서 포획을 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 보니 담배꽁초는 거미집을 오히려 ‘작살’을 내며 구멍을 뚫어 버리는 가정파괴범이었습니다. 누군가가 아파트 베란다에서 창밖으로 버려진 담배꽁초 하나. 그 담배는 자신도 태우고 거미집도 모두 태워 버린 후 스스로 꺼져 버렸습니다. 하늘에서 땅으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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