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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산포 앞다바에 잔잔이 부서지는 은결에 온 세상이 눈부시다.
ⓒ 한석종
텅 빈 바다와 빈 배
평화로다
평화로다

갈대는 세찬 칼바람을 막아내고
성산포 앞 바다의 잔잔한 은결에
온 세상이 눈부시다

한시름 잊고 넉넉한 마음으로
우도에 서서 성산포를 바라보니
내 마음속에 빈배가 찾아 깃든다

- '성산포 앞바다의 은결' 한석종



요즈음 세상이 참으로 어지럽게 돌아가는 듯합니다. 그래서일까? 덩달아 내 머리속도 엉킨 실타래처럼 헝클어져 좀 쉬어야 겠다는 생각에 세찬 칼바람을 뚫고 제주 우도를 찾았습니다.

선창장에 내려서 무작정 걸었습니다. 눈앞에는 바다를 끼고 돌아가는 작은 언덕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곳에 올라 검푸른 바다를 내려다 보았습니다. 세상의 모든 시름을 다 안아줄 만큼 너른 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 바다위에 햇살이 잔잔히 부서지며 작은 은결이 끊임없이 물결치고 있었습니다.

나는 한참 동안 미동도 하지 않고 찬연히 부서지는 성산포 앞바다의 은결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어느덧 바다 위에 한가로이 떠 있는 빈 배 한 척이 내 마음속을 찾아 깃들며 그동안 혼란스럽던 내 마음이 이내 안온한 평화로 가득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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