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0일 부산경찰청 앞에서 폭력진압에 의해 전용철, 홍덕표 농민이 사망했다며 경찰청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규탄집회가 열리고 있다.
20일 부산경찰청 앞에서 폭력진압에 의해 전용철, 홍덕표 농민이 사망했다며 경찰청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규탄집회가 열리고 있다. ⓒ 김보성
전용철, 홍덕표 범대위가 선포한 20일 '경찰폭력 추방의 날'을 맞아 부산민중연대는 저녁 7시30분경 부산경찰청 바로 앞에서 횃불과 상여를 앞세우고 촛불집회를 열었다. 부산지역 농민들과 각 시민사회단체 회원 200여 명이 집결한 이번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은 ▲쌀 협상 국회비준 무효 ▲전용철, 홍덕표 농민 살해규탄 및 진상규명▲ 허준영 경찰청장 파면과 노무현 대통령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경찰청 바로 앞에서 횃불이 타오르고 상여가 등장해 경찰이 바짝 긴장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는 경찰청 바로 앞에서 횃불이 타오르고 상여가 등장해 경찰이 바짝 긴장하기도 했다. ⓒ 김보성

ⓒ 김보성
촛불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일부 농민들에게선 동료의 죽음에 울분을 참지 못하는 듯 경찰청을 향해 "못 참겠다 쳐들어가자"는 등의 구호도 터져나왔다. 이런데다 이날 집회에는 횃불과 상여가 등장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경찰측은 상당히 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론과 분위기를 의식한 듯 병력은 최대한 뒤로 빼 마찰을 피했다.

이날 규탄발언은 노무현 정부의 탄압방식이 과거 군사독재시절로 돌아가고 있다는 성토가 이어졌다.

부산농민회 박상봉 회장은 "과거 군인을 앞세워 군사독재를 하더만 이젠 경찰을 앞세우고 있다"며 "이것도 결국 경찰독재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나라를 지키고 국민 지켜야할 경찰이 농민을 죽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민족의 생명을 생산하는 농민을 탄압하는 자들과는 싸워야한다"고 참가자들에게 호소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최용국 본부장은 규탄연설에서 "사람을 죽이고도 이 나라의 시청엔 호화판 트리나 치장되어있을 뿐"이라며 "세상이 점점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최본부장은 "2005년 개혁을 외치는 노무현 정부아래서 농민이 맞아죽고 자살을 한다"며 노무현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성격이 이런 현상을 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이제와서 진상조사니 유감이니 하지만 하늘이 알고 땅이 아는데 국민 앞에 무릎꿇고 사과해야한다"며 "그러지 않는다면 과거 군사독재 꼴이 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경대학교 진군호 부총학생회장은 "노무현 정부는 농민들을 향해 무자비한 탄압으로 일관했다"며 "농민들이 제대로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식량주권을 외친 것이 죄냐"고 반문했다. 그는 "학생들도 이 사건을 잘 알고 있다며 농민들과 함께 굳건히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홍콩WTO반대원정시위에 참여하고 돌아온 부산민중연대 안하원 상임대표. 안대표는 WTO해체를 요구하며 홍콩에서 삭발식을 진행한 바 있다.
홍콩WTO반대원정시위에 참여하고 돌아온 부산민중연대 안하원 상임대표. 안대표는 WTO해체를 요구하며 홍콩에서 삭발식을 진행한 바 있다. ⓒ 김보성
WTO홍콩원정시위에 참여한 부산민중연대 상임대표인 안하원 목사도 발언에 나섰다. 안 목사는 6명의 목사와 함께 지난 12월 11일 WTO 해체를 촉구하며 삭발식에 참여했었다. 그는 "경찰의 곤봉과 방패에 맞아 사람이 죽었다는 것은 군사정권 때나 가능한 일"이라며 "민중의 저항이 거세지니 경찰폭력을 동원해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목사는 "홍콩언론과 한국언론은 한국농민을 폭도라고 매도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며 "홍콩시민들은 한국농민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다"고 홍콩원정투쟁에 대한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또한 홍콩경찰이 아팩 때 한국경찰에게 폭력진압을 배워갔기 때문에 홍콩에서 17일과 같은 인권유린이 자행되었다고 평가했다.

일부 참가자들이 지난 지난 18일 사망한 홍덕표 농민의 영정을 들고 있다.
일부 참가자들이 지난 지난 18일 사망한 홍덕표 농민의 영정을 들고 있다. ⓒ 김보성

ⓒ 김보성
참가자들은 횃불과 상여를 앞세운 채 경찰청을 향해 "유감표명 기만이다, 경찰청장 파면하라", "전용철을 살려내라", "홍덕표와 전용철을 살려내라"며 수차례 구호를 외친 뒤 해산했다.

부산민중연대는 19일째 진행되고 있는 추모촛불집회를 더욱 확대하고 부산 각 지역에 사건의 진상을 알리는 거점선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30일에는 부산지역 제 시민사회단체들이 총집결해 '고 전용철, 홍덕표농민 살해규탄과 경찰청장 파면,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는 대규모 규탄집회를 연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을 쫓는 보도, 중심이 있는 기사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