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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교수가 2005년 미국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한 ‘환자맞춤형 줄기세포’에 대한 논문의 진위여부는 지난 23일 서울대학교 조사위의 중간발표에서 '조작'으로 결론났다. 이에 따라 사이언스지는 곧 논문을 취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 후 황 교수는 교수직 사퇴를 표명하며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면서도 끝내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기술은 대한민국의 기술이며 국민여러분들께서는 이를 곧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눈물을 떨구었다.

황우석 교수의 이 사과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황우석 교수는 아직도 맞춤형 줄기세포 기술은 대한민국만이 보유하고 있으며 또한 그 자신이 원천적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을 넌지시 국민들에게 호소하면서 나아가 이러한 자신을 믿고 한 번 더 기회를 달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황 교수의 사과성명을 접한 대다수 국민들의 여론은 싸늘하기만 했다. "지금까지 속은게 얼마인데..." "더 이상 우롱당하고 싶지 않다"는 그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이러한 국민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지 못하고 있는 듯하여 나는 씁쓸함을 넘어 순간 연민의 정이 밀려왔다.

이에 앞선 지난 16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황 교수의 논문의 위작사건의 본말을 조용히 지켜보던 김수환 추기경은 평화신문과의 성탄 특별대담에서 그 참담함을 눈물로서 대신했다고 한다.

추기경의 눈물은 황우석 교수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무게로 우리들 가슴속을 저미며 다가왔다. 추기경께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부정직하게 살아왔는지, 또 진실을 얼마나 애써 외면하며 살아왔는지 한번 되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온 국민을 이렇게 참담하게 만든 논문조작 사태에 대한 치유책으로 ‘우직’과 ‘정직’을 제시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해오면서 우리 뇌리에서 점점 멀어져간 단어가 ‘우직’과 ‘정직’이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이러한 단어의 진정성을 훼손하여 마치 열등과 낙오의 의미로 받아들였다.

추기경의 눈물은 앞만 보며 달려온 그 동안의 나의 삶을 뒤돌아보게 하는 여유를 가져다 주었으며, 우리들 가슴 속에 영원히 잃어버릴 뻔한 소중한 단어를 다시 일깨워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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