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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5일) 퇴근길에 눈이 비처럼 한두 송이씩 내리더니 1시간 사이에 주차해 놓은 차들이 벌써 하얀 모자를 쓰고 있었다.
아침에 몇 년만에 처음으로 눈 내린 진주 촉석루와 진주성을 찍으러 갈까 하고 일찍 잠을 청했다. 어린아이도 아닌데 설렘 때문인지 새벽에 잠을 깼다. 밖을 내다보니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해 있었다. 지난 번에도 눈이 내리긴 했는데 바람이 많이 부는 바람에 제대로 된 눈 구경을 못했는데 이번에는 제법 쌓였다.
집에서 평소 같으면 걸어서 20여분이면 가는 거리를 눈이 내리니 30분은 족히 잡아야 할 것 같아 아예 버스를 타고 진주성이 보이는 촉석루 건너편으로 향했다. 벌써 부지런한 사진가 몇 분이 보였다.
사진이 잘 나오려면 눈이 그치고 해가 떠올라야 하는데 해는 보일 기미가 없었다. 사진 몇 장을 찍고 대나무 숲을 걸어 나오는데 바람에 대나무에 살짝 앉은 눈송이들이 아우성을 친다. 아마 진주에서 대나무숲길을 걸으며 눈을 맞기는 처음인 것 같다.
2003년 이맘 때에도 진주에 제법 큰 눈이 내린 적이 있다. 그 당시는 사진친구들과 정말 즐겁게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오늘(6일) 아침에는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이유는 갑자기 내린 눈이기도 했지만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이라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또 진주에서 눈 구경 하려면 내년 이맘때가 되어서야 다시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전국적으로 눈이 내려도 진주는 항상 예외라서 전에 친구들과 나눈 얘기 중에 "눈 내릴 때 진주는 그밖의 지역"이라고 한 적이 있는데 오늘은 그 예외에서 잠깐 벗어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