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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가 7일 국회 복지위 인사청문회에서 보좌관과 답변을 논의하고 있다.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가 7일 국회 복지위 인사청문회에서 보좌관과 답변을 논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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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①] "정치인 유시민 버리고 장관 유시민으로 행동"

여당 의원들도 '우군'만은 아니었다. '기대반 우려반'이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7일 열린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 내정자 청문회에서 한나라당의 '국민연금 미납' 문제 등 각종 '미납' 의혹에 대해서는 '흠집내기'라고 적극적으로 방어하면서도 다른 각도에서 '자질'을 문제 삼았다.

노 대통령과의 관계, 경제부처와의 관계, 대언론 관계 등에 있어 '정치인 유시민'이 보여온 언행을 지적하며 우려를 전달함과 함께 입장 표명을 주문했다. 이에 유 내정자는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모두의 인사말에서 밝힌 대로 정치인 유시민을 버리고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다짐했다.

강기정 의원은 '국민의 소리'라며 일반인들에게 받은 40여 개의 질문을 유 내정자에게 전달했다. 특히 강 의원은 보건복지부가 이해당사자의 갈등이 부딪치는 부처라는 점을 들어 "분열과 갈등의 상징처럼 비춰지는 유시민 내정자로 인해 오히려 갈등이 증폭되지 않을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또한 이라크 파병 소신 번복 등 말바꾸기 사례도 지적했다.

이에 유 내정자는 "갈등을 줄이고 충돌을 절제하면서 치우치지 않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소신 바꾸기에 대해서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있지만 저 나름으로는 소신에서 현실적으로 타협 가능한 안을 찾는 과정에서 나온 점진적인 노력이었다"고 해명했다.

껄끄러운 언론관계? "앞으론 건전한 협력관계로"

문병호 의원은 "'대통령의 정치적 비서실장'이라고 표현까지 했는데. 대통령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면 앞에서 노(no)라고 할 수 있냐"고 물었다. 이에 유 내정자는 "양자택일 답은 곤란하다"며 "장관은 복지 이견을 조용하게 나누고, 문제를 해결하고 대외적으로 손발을 맞추는 것이 옳다"고 말하며 즉답을 피했다.

유필우 의원 역시 과거의 행적을 거론하며 노 대통령에 대한 '과도한 충성심'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 내정자는 "비난도 받지만 제가 공직에 들어선 동기가 2002년 대선"이라며 "부통령, 경호실장 소리도 들으면서 동분서주했지만 이는 노 대통령이 그 이전부터 지향해 왔던 정치개혁, 정경유착 근절, 상식 통하는 사회, 권언유착 종언 등에 대한 지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 대통령에 대한) 충성이라는 표현은 노 대통령이 지향하는 가치를 공유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으로부터 지적받은 '조선·동아는 독극물' 발언 등 언론 관계에 대한 우려는 여당에서도 나왔다. 이에 대해 유 내정자는 "지적대로 제가 '큰 신문'들과의 관계가 원만치 않다"고 시인했다.

"(특정 언론과의 관계는) 제가 정치인이 되어서 상당한 시간에 맺어진 관계다. 모두에서 '정치인 유시민'을 버리고 앞으로는 보건행정 책임자로서 생각하고 행동하겠다고 말한 것처럼, 우리 나라 보건행정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언론관계도 과거와 다르게 설정해서 건전한 협력과 긴장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겠다."

'경제 부처와의 관계'에도 여러 질문이 나왔다. 이기우 의원은 전임 장관인 김근태 의원을 예로 들며 경제부처와의 갈등을 우려했다. 이에 대해 유 내정자는 "제가 몇 가지 보고를 받아보면 사실상 실체가 뚜렷하지 않은 이견이었다"며 "겉으로 갈등이 있을 따름이지 행정과 예산상의 구체적인 협의를 하면 그렇게 풀지 못할 복잡할 문제는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만 둘 생각은 없었나?" - "..."

"당원-지지자들과 만나지 않겠다"

누구보다 지지자들과의 현장 만남을 즐겨온 유시민 장관. "앞으로는 뵙기 어려울 것"이라고 작별 인사를 고했다. 그가 속한 참정연(참여정치실천연대)은 그 어떤 친노 조직 보다 결속력이 높고 사실상 "유시민이 주도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유 내정자는 "앞으로 보건의료 행정 외에 다른 활동은 안할 것"이라고 밝혀 여당 의원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유 내정자는 "당원, 지지자들과의 모임 관계는 안 할 생각"이라며 지지자들을 향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점, 서운하게 생각지 말고 이 일 하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유필우 의원은 "유 내정자에 대한 애증이 교차되고 있다"며 야당의 공세는 물론, 여당 내에서도 반발이 있었던 장관 내정 과정에서 심경이 어땠는가를 묻기도 했다. 이에 유 내정자는 "심경을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유 의원은 '그만 둘 생각은 없었나'라고 묻기도 했다. 이에 유 내정자가 반응을 보이지 않자 유 의원은 "뭐 그런 심경의 일단도 충분히 있었으리라 본다"고 유 내정자의 심경을 '간접 대변'했다.

유 내정자의 '정치인 유시민'을 버리겠다는 의지는 이날 청문회장에서 여러 차례 드러났다. 여당 내에서 제기되는 고건 전 총리 등을 위시한 '민주세력통합론'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대해 "나름의 판단이 없는 건 아니지만 말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장관 내정자 입장이 아닌 개인적인 소신을 재차 추궁했지만 "사적으로도 말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침묵으로 일관했다. '민주당 통합론'에 가장 반대 축에 있어온 '국회의원 유시민'의 입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철저히 배제되었다.

언론의 플래시를 많이 받았지만 직접 접촉도 차단되었다. 간간히 '정회'되는 틈을 타 유 내정자의 심경을 듣기 위해 접근했지만 보좌진들이 가로막으며 "봐달라, 오늘은 얘기하기 어렵다"고 인터뷰를 차단했다.

질의 응답 과정을 지켜본 김선미 의원은 "정말 달라진 것 같다"며 "평상시 저희가 듣던 표현력이 많이 바뀐 것 같아 당혹스럽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평상시 표현력과 달라 당혹스럽다"

한편 보건복지위 소속이 아닌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관심도 '유시민 청문회'에 향해 있었다. 김우식 장관 인사청문회장(국회 과기정통위원회)로 향하던 한 호남출신 의원은 복도에서 기자와 만나 "(유시민 의원) 고분고분하다면서?"라며 분위기를 물었다.

이어 이 의원은 "그런데 '부적절하다'는 인사청문 보고서가 (대통령에게) 올라가면 어떻게 되는 거냐"고 반문한 뒤 "(임명이 되더라도) 대통령에게는 상처가 되지…"라고 우려를 섞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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