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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빵집
터키의 빵집 ⓒ 이태욱
우리는 여행객이므로 호텔 식당에서 뷔페식 식사를 한다. 바게뜨 한 소쿠리, 오이 토마토 사과 썰어놓은 것, 햄, 소시지, 치즈, 두부인지 잘 구별이 안 되는 요구르트, 여러 종류의 올리브 열매. 흔히 보는 뷔페의 메뉴와 약간 달라서 어떻게 먹어야 할지 헷갈린다. 나야 워낙 아무거나 잘 먹으니 전혀 문제가 없는데 나이 드신 분들은 식단을 보고 약간 걱정스러운 눈빛이다. 그러니 가장 먼저 바닥이 나는 건 삶은 달걀이다.

김치, 오징어는 여기 사람들이 시체 썩는 냄새를 느낀다고 하니 그들과 함께 사용하는 식당에 비상용 한국반찬을 꺼내기도 어렵다. 여기는 물에 석회질 성분이 많으므로 관광객은 모두 페트병에 든 물을 사먹어야 한다.

석회질 성분을 배출시키는 데는 올리브 열매가 좋다고 한다. 그래서 ‘너희가 먹을 수 있으면 나도 먹을 수 있다는 신조’로 올리브 열매를 잔뜩 들고 왔더니만 식성이 전혀 까다롭지 않은 나에게도 아직은 약간 무리였다.

옛날의 이스탄불은 유럽 땅에만 있었지만 지금은 도시가 비대해져서 아시아 지역과 동시에 걸쳐있다. 1500만명의 인구를 자랑한다. 그 사이에는 보스포러스 해협이 있고 다리가 두 개 있다. 오늘 첫 번째 일정은 보스포러스 해협 유람이다. ‘터키의 날씨는 여자의 마음과 같다’더니만 오늘은 무엇에 삐쳤는지 아침부터 새초롬하고 간간히 비를 뿌린다. 그렇다고 해서 일정을 그만 둘 수는 없는 일. 찬바람을 맞서며 배에 올랐다.

이스탄불은 세계에서 두 개의 대륙에 걸친 유일한 도시이다. 지도만 봐도 전략적 요충지임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가장 짧은 해협의 길이가 660m이다. 강 건너도 아니고 대륙과 대륙을 잇는 거리가 그 정도이니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국제적인 도시로 발달한 것은 할 수밖에 없다는 게 나의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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