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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서울시장. (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권우성
"돈 없는 사람이 정치하는 시대는 갔다."

이명박 서울시장의 말입니다. 그런데 언제 돈 없는 사람이 정치를 하던 시대가 있기는 있었나요? 정치하는 분들, 가난하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네요. 참고로 17대 국회의원들 평균재산 규모는 11억입니다.

이명박 시장의 발언이 돈 많은 사람이라도 재산 형성과정만 떳떳하다면 괜찮다는 뜻이라면 타당하지요. 하지만 그 말이 만약에 사유재산 모으는 재주가 있어야 공공의 직무도 잘 수행할 수 있다는 뜻이라면, 그건 부당함을 넘어 황당한 얘기가 되겠지요.

"돈 갖고 정치하던 시대는 지났다."

손학규 경기지사의 말입니다. "개발의 시대, 부정축재의 시대에는 돈으로 하는 정치가 가능했겠지만, 새로운 시대, 청빈의 시대에는 높은 도덕성, 즉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덕목이 강력히 요구된다"는 겁니다.

'황제골프'를 쳤다고 해서 이해찬 총리가 물의를 빚자, 고건 전 총리가 "죽은 공을 무슨 재미로 치냐"며 골프보다 테니스가 낫다고 한 적이 있었지요. 뭘 모르시고 한 말씀 같네요. 황제 골프만이 있는 게 아니라 '황제 테니스'도 있으니까요.

이명박 서울시장이 남산실내체육관 테니스장에서 주말 황금 시간대에 테니스 접대를 받았다고 합니다. 사용료도 밀려 나중에 냈다고 하는데, 170억 가진 분에게 사용료 6백만 원이야 바지 주머니에 넣어두고도 잊어버릴 액수일 테니, 이를 '접대'라고 보기는 힘들겠지요. 문제는 다른 데에 있습니다.

옛날 안기부 체육관이던 남산실내체육관은 노태우 대통령 등 VIP 용으로 사용되다가, 95년에 서울시로 소유권이 넘어오면서 모든 시민에게 개방되었는데, 실제로는 일반인들은 이용하기 힘들어 사실상 특정 인사들의 전유물이 되었다고 하네요.

문제는 이 특권의식이죠. 시장이라도 일반 시민들과 똑같이 예약을 했다가, 먼저 예약한 사람들에게 밀려 주말에 테니스를 못 치기도 하고, 뭐 이래야 멋있는 시장이 될 텐데, 많이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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