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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결승 한·일전이 벌어진 지난 19일 오후 서울시청앞 광장에 펼쳐진 거리응원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이 시민들과 함께 응원하며 브이자를 그리고 있다.
ⓒ 연합뉴스 심언철
비록 아쉽게 패배했지만, 우리 선수들 선전했습니다. 6연승 끝에 딱 한 번 패해서 탈락을 하니 많이 아쉽네요. 어떻게 같은 팀과 세 차례나 경기를 가져야 하는지, 미국이 짠 엉터리 대진표의 희생양이 된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네요.

우리 팀이 파죽의 6연승을 달리자 여야의 정치인들도 기회를 놓칠세라 거리 응원에 나섰습니다. 구기종목 중에서 골프만 좋아하시는 분들이 언제부터 그렇게 야구에 관심이 많았는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그렇게 거리로 나온 정치인들 중에 거기에 없어도 될 분이 눈에 띄더군요.

'황제 테니스' 논란으로 미국에서 급거 귀국한 이명박 서울시장. 귀국 첫 일정으로 대표팀 야구모자 쓰고 시청 앞 광장에 나가 응원하는 시민들 틈에 끼어 앉았습니다. 운동은 시민들 내쫓고 혼자 하시더니, 응원은 왜 시민들과 더불어 하려는지 모르겠네요. 주말 황금시간대인데 잠실 야구장 전세 내서 응원도 황제급으로 혼자 하셨어야지요.

2000만원대의 접대를 받은 것. 주말 황금 시간대에 시민들 쫓아내고 대표급 선수들 대기시켜 가며 운동을 즐긴 것. 편법을 동원해 학교부지 위에 테니스장을 짓게 해 준 것. 거기에 거짓해명과 로비의혹까지. 대충 따져봐도 해명할 게 꽤 많은 것 같은데, 태연히 시청앞 광장에 나들이 나와 거리응원 즐기실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한나라당에서 정부·여당에게 요구해온 드높은 도덕성의 수준은 부메랑이 되어 한나라당 소속 정치인들에게도 그대로 날아갑니다. 골프 피 4만원에 40만원 짜리 내기, 도합 44만원 때문에 국무총리의 목이 달아났는데, 사용료 2000만원짜리 황제테니스라면 앞으로 어떤 가공할 사태가 벌어져야할까요?

이 시장이 오늘 직접 해명을 하겠다고 합니다. 유력한 대선후보이니 어차피 언제가 됐든 검증은 피해갈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역시 위험한 순간에 자신의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괜한 핑계는 상처만 덧나게 할 뿐입니다. '정직이 최선의 정책'이라고 하던가요? 정치인들에게 별로 인기가 없는 이 격언이야말로 '화'를 '복'으로 바꾸어 놓는 마법의 공식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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