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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란 단어가 주는 느낌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나는 무엇인가를 '처음' 한다는 것에 많은 의미를 둔다. 내 인생에서 한 번 밖에 없었던 기억. 처음 주민등록증을 발급 던 날 어른이 된 것 마냥 좋아했던 기억, 처음 친구들과 마시던 맥주의 느낌, 처음으로 좋아했던 사람, 처음 대학교 캠퍼스를 밟았을 때의 따스한 봄바람까지도 나는 모두 기억한다.
'처음'이란 것을 소중히 간직하고 싶어하는 나에게 이번 선거는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나의 첫 선거. 그냥 단순히 선거에 참여하는 것으로 끝내기에는 너무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 같았다. 그 누구보다, 그 무엇보다 조금 더 특별한 기억으로 나의 '첫 선거'를 남기기 위한 통로가 바로 이 '선거일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언제쯤인지, 몇 살이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아빠 엄마와 함께 갔던 투표소의 풍경을 기억하고 있다. 어린 나이지만 '계속 사람들이 들어갔다 나오는 저 흰색 천막 안에는 뭐가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고 막연하게 '나도 저 안에 들어가 보고 싶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선거가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고등학교 때 배웠던 정치교과서의 말을 빌리자면 '주권자로서의 시민이 스스로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라 한다. 나는 아직 선거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잘 모른다. 직접 참여했던 선거는 기껏해야 학교 다닐 때 학생회장 선거 정도가 다였으니까.
'선거일기'를 쓰리라 하고 마음먹은 뒤부터 길가에서 '선거'라는 글자에 눈이 가고 큰 빌딩에 매달려 있는 선거 출마 예정자들의 웃는 얼굴 현수막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선거일기'를 쓰려고 마음먹은 이유는 무엇일까? 선거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내 스스로의 과정을 이 글을 통해 솔직하게 알리고자 한다. 나는 나의 시선으로 선거를 바라보고자 한다. 내가 직접 발로 뛰면서 선거를 체험하고 선거의 풍경을 글로 담기를 원한다.
선거를 바라보는 나의 시각은 어떠해야 할지, 이를 글로 표현하는 나는 어떤 마음가짐을 해야 할지 내 스스로에게 많이 되묻는다. '선거일기' 연재를 앞둔 지금 나는 이 말 하나만 기억하고자 한다. '언론은 거울과 같아야 한다'는 말. 사물을 왜곡하고 확대하는 렌즈가 아닌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는 게 언론의 역할이라고 말씀하신 어느 언론인의 말씀을 오늘도 기억하면서 '선거일기'에 대한 나의 의지를 다시 한번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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