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천방식에 반발하는 기류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특히 광주광역시 구청장 후보에 대한 갑작스런 '전략공천'에 당내 예비후보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3일 민주당 광주시당 사무실은 그 여느때보다 북적거렸다. 다름 아닌 구청장 전략 공천을 "밀실공천"이라며 "공천을 철회하라"는 예비후보자들의 잇따른 항의 기자회견 때문이다.
특히 예비후보가 광주시당 사무실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하고, 지지자들이 항의성 삭발과 함께 당사를 점거하는 등 반발 기류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전남 보성지역에서는 안병태 전남도 의원과 임영수 보성군의회 의장 등 군의원 5명이 이날 탈당하기도 했다.
신현구 민주당 서구청장 예비후보 지지자들은 3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정치사에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될 추한 모습이 민주당에서 벌어졌다"며 "누구보다 투명한 공천으로 당 재건에 앞장서겠다는 유종필 위원장의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전략공천 두고 삭발·단식·점거농성 잇따라
이들 지지자 50여명은 "밀실공천 철회"와 "유종필 위원장 사퇴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신현구 예비후보는 이날 오후 6시쯤부터 광주시당 사무실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신 후보는 "전주언 전 광주시 기획관리실장이 어떤 경쟁력이 있는지 구체적인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략공천을 했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공천철회가 이뤄질 때까지 단식농성을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반명환 북구청장 예비후보도 기자회견을 열고 "얼마전까지 장성군수 후보로 나서려 했다가 당원들의 반대여론에 밀려 포기한 사람을 아무런 검증도 없이 공천했다"고 주장하고 "범죄적 전략공천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당은 전혀 신뢰할 수 없는 공특위를 해체하고 새로운 공특위를 구성해야 한다"며 "예비후보 6명과 전략공천자를 포함한 여론조사를 실시해 경쟁력이 있는 후보를 재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반 예비후보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으며, 그의 한 지지자는 항의성 삭발을 하기도 했다.
반 후보는 "중앙당이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탈당 등 대응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무소속 출마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광주시당은 "이미 구청장 예비후보들이 중앙당의 전략공천 방침 수용 의사를 밝힌 마당에 이제와서 반발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않다"는 입장이다. 한 시당 관계자는 "공천에 대한 잡음이 갈수록 확산될 경우 이를 보는 유권자들의 시선이 어떨지 모르겠다"며 우려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 중앙당 '공직후보자 자격심사특별위원회(공특위)'는 회의를 열고 전갑길 전 의원를 광주 광산구청장, 송광운 전남도 행정부지사는 북구청장, 전주언 광주시 기획관리실장을 서구청장 후보로 확정했다. 공특위는 박광태 광주시장을 시장 후보로 확정 발표했다.
우리당도 전략공천 두고 갈등
한편 전략공천과 관련 열린우리당도 고민에 빠졌다. 열린우리당은 조영택 전 국무조정실장 영입과 관련 광주지역 의원들이 '전략공천'을 언급하면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김재균 우리당 광주시장 예비후보도 3일 광주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일부에서 시당위원장이 마치 선거를 유리하게 끌고 가고 불공정한 게임을 이끌기 위해 위원장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흑색선전이 제기돼 왔다"면서 "조 전 실장의 자유경선 참여와 공정한 경선방식이 이뤄진다면 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당은 시장 후보 경선 일정을 조속히 밝혀야 한다"면서 "광주시장 예비후보에 대한 철저하고 투명한 도덕성과 자격검증을 거쳐 당원과 광주시민 앞에 공정한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