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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렉산더 칼더의 작품전이 열리고 있는 갤러리 정경, 과거의 거장부터 현대의 실험미술까지 폭넓은 미술이 소개된다.
ⓒ 정송
소호에서 밀려난 갤러리들이 하나 둘 씩 첼시로 이주하면서 그곳에 새로운 화랑가가 형성되었다. 내가 국내 미술지에 뉴욕의 전시리뷰를 써 보내던 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소호에 상당한 수의 화랑이 남아있었고 첼시지역은 몇 집 건너 하나씩 갤러리가 생겨가는 중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드로잉 센터나 다이치 프로젝트 정도를 제외하면 소호에 볼만한 전시장이 별로 없다.

당시에도 소호와 첼시를 번갈아가며 드나들었으나 아무래도 첼시의 분위기가 더욱 기운찼고 새로웠기 때문에 발길이 잦을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한 건물에 수십 개의 화랑이 모여 있는 갤러리 빌딩도 있고 갤러리 간의 이동거리가 짧았기 때문에 적은 시간에 많은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첼시로 가는 것이 좋았다.

미술작품을 보러 다니는 일은 상당한 체력을 요한다. 갤러리를 돌다보면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첼시에는 음식을 먹거나 잠시 휴식을 취할 장소가 거의 없다. 거리에 앉아 싸온 음식을 먹는 젊은 미술가 지망생들처럼 요깃거리를 배낭에 넣어 가지고 다니며 틈나는 대로 허기를 채워야 한다. 아니면 길 건너 10th 애비뉴쪽으로 뒤돌아 나가야 피자나 가벼운 요기를 할 수 있다.

이번 여행에서도 열흘 동안에 첼시를 세 번이나 갔다. 뉴욕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아트페어, 아모리 쇼의 오픈과 때를 맞추기 위해 메이저 화랑들이 전시준비를 하는 중이라서 무게 있는 전시는 없었지만 여전히 첼시는 나의 가슴을 뛰게 하는 미술의 천국이었다.

전 세계의 미술이 흘러들어와 용해되는 곳, 미술가들에게는 꿈의 무대요 희망의 땅이다. 온갖 미술품이 거래되는 거대한 미술시장이며 또한 경쟁을 벌이는 각축장이다.

갤러리 가이드에 소개되는 이 지역 화랑의 숫자만 250여개, 10th 애브뉴와 11th 사이의 예닐곱 블록안에 이렇게 많은 수의 갤러리들이 밀집되어 있다는 것은 짧은 시간에 많은 작품을 보기 원하는 나와 같은 사람에게 행운이고 축복이다.

그곳에서 찍은 많은 사진 중에서 열장을 고르는 일은 쉽지 않았다.

▲ 이 쪽 갤러리에서 바라 본 길 건너 갤러리 풍경, 인도를 따라 동서로 왕복을 하며 감상을하고 다음 블록으로 넘어가면 된다.
ⓒ 정송
▲ 10th 애비뉴 쪽에 낡은 철길이 있는데 왜 철거하지 않는지 궁금하다. 첼시의 관문과 같아서 이 철길을 통과하면 화랑가가 나온다.
ⓒ 정송
▲ 아직도 남아있는 허름한 공구점, 벽에 그린 그림이 수준급이다.
ⓒ 정송
▲ 갤러리에 상영 중인 비디오아트의 한 장면, 모서리를 이용하여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 정송
▲ 알루미늄판으로 된 동굴같은 출입구, 이곳은 화랑이 아니라 옷가게다.
ⓒ 정송
▲ 갤러리에 전시중인 작품
ⓒ 정송
▲ 어느 갤러리의 내부
ⓒ 정송
▲ 갤러리 창을 통해 본 풍경
ⓒ 정송
▲ 저녁 무렵의 거리풍경
ⓒ 정송

덧붙이는 글 | 금년 2월말부터 3월초까지 다녀온 여행 기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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