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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례딸기축제>로 가는 길은 험난했고(사진 위), 축제 현장은 잡상인 틈 속에 있었다(사진 아래).
<삼례딸기축제>로 가는 길은 험난했고(사진 위), 축제 현장은 잡상인 틈 속에 있었다(사진 아래). ⓒ 권오성

딸기 체험 행사는 단연 인기가 많았다. '딸기 막걸리 마시기 대회' 모습.
딸기 체험 행사는 단연 인기가 많았다. '딸기 막걸리 마시기 대회' 모습. ⓒ 권오성
씁쓸한 상흔만 남은 '군산주꾸미축제'와 '전주세계난산업박람회'

역시 지난 24일부터 시작한 '군산주꾸미축제'(해망동 수산물종합센터)는 계획한 바보다 이틀을 넘겨 4월 1일에야 막을 내렸다. 군산수산물종합센터 번영회에서 주관하고 군산시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주최 측이 내세운 '화려한 취지'(항구도시로서의 이미지 향상, 어업인 소득증대 도모 및 수산물종합센터의 활성화, 외래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바가지 상흔 근절과 위생적이고 친절한 서비스 제공)가 먼저 눈길을 끌었었다.

하지만 실제 축제 운영과 진행은 이러한 취지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기대 이하의 수준이었다. 주말을 제외한 평일에는 축제장을 찾는 방문객이 적어 변변치 않은 이벤트 행사조차도 간신히 치를 정도였다. 또한 홈페이지 및 시청 담당자의 안내와는 달리 일정이 변동이 심한데다가, 주먹구구식 행사 진행은 방문객들을 허탈하게 했다. 애초 예상 참여 인원을 면밀하게 따지지 못했기 때문인데, 다섯 번째 맞이하는 축제치고는 상당히 허술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외에도 ▲주꾸미 관련 체험 프로그램 미흡 ▲너무 협소한 축제 공간 ▲안이한 행사 프로그램 기획 ▲임시 먹거리 매장의 호객 행위 등이 상당히 눈에 거슬렸다. 요컨대 관광객은커녕 지역 주민의 참여도 저조한 '그들만의 잔치'에 불과한 축제였다. 이런 식의 행사라면, '주꾸미 대축제' 현수막을 전국의 길거리 곳곳에 내건 장사치들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었다(다른 한쪽엔 이른바 '엿장수 극단'의 공연이 벌어졌는데 오히려 관객이 더 많았다).

축제장 옆 임시 매장의 수족관에서 주꾸미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축제장 옆 임시 매장의 수족관에서 주꾸미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 권오성

지난 3월 31일 썰렁하던 축제장은 '노래 부르기 대회'를 시작하면서 다소 활기를 띠었다.
지난 3월 31일 썰렁하던 축제장은 '노래 부르기 대회'를 시작하면서 다소 활기를 띠었다. ⓒ 권오성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이한 '전주세계난산업박람회'(전주대학교 희망홀)도 지난 24~26일 3일 동안 치러졌다. 작년에 예기치 않은 반향(10만여 명 참관, 5억 원 어치 판매)을 불러 일으켰다고 하는데, 이번에도 그 정도의 성과를 기대하며 개최되었다. 행사는 전시관 운영, 애란인의 밤, 부대 행사(우수 난 콘테스트, 난 재배관리법 강좌, 난 클리닉) 등으로 비교적 단순했다.

전반적으로 이 박람회는 다양한 전시품을 통해 볼거리에 치중했을 뿐, 난과 관련한 다양한 체험이나 문화 행사는 거의 없었다. 말하자면 은은한 난의 향기는 간 데 없고, 씁쓸한 상흔만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아무리 상업적인 박람회 행사라고 하더라도 난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이 찾는 만큼, 부대 행사 등을 강화하여 방문객들의 난의 향기와 의미를 보다 잘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컸다.

<2006전주세계난산업박람회>에서 전시된 난을 방문객이 구경하고 있다.
<2006전주세계난산업박람회>에서 전시된 난을 방문객이 구경하고 있다. ⓒ 권오성

출품작 중 대상을 받은 배상호씨의 '홍화소심'. 상금으로 금 150돈을 받았다.
출품작 중 대상을 받은 배상호씨의 '홍화소심'. 상금으로 금 150돈을 받았다. ⓒ 권오성
지난 성과를 최대한 살려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앞서 살펴본 축제에서 드러난 문제는 우리 특산물 축제가 겪는 공통된 것처럼 보인다. 어차피 특산물 축제란 공히 방문객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개최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진정으로 '고객'의 입장에 서서 그에 걸맞은 축제 기획과 운영을 하고 있는지는 상당한 의문이 든다. 결국은 지나친 상흔과 무질서한 운영으로 상당수의 방문객에게 실망과 허탈감만을 주지는 않았을까?

정말 장기적으로 실속 있는 성공을 위해서라면, 축제를 일회성 이벤트 행사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주최 측은 이제 대행업체를 통해 그저 판만 벌여놓고 뒷짐을 질 게 아니라, 지난 경험에서 얻은 긍정적인 성과를 최대한 살려 지역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이 즐겁게 찾을 수 있는 그런 축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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