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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왕릉 제사를 지내고 축문을 불사르던 예감입니다."
"이곳이 왕릉 제사를 지내고 축문을 불사르던 예감입니다." ⓒ 한성희
조선 왕릉에 가서 직접 왕과 왕비를 만나보자.

조선 왕릉은 역사가 숨쉬는 살아있는 박물관이며 왕과 왕비를 만날 수 있는 현장이기도 하다. 500년 조선의 역사를 직접 눈으로 보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조선 왕릉이다.

그러나 조선 왕릉에 대한 이해 없이 현장에 간다면 단순히 왕과 왕비의 무덤에 불과하다. 왕릉에서 쏟아지는 재미있는 역사와 왕릉이 만들어진 얘기를 알고 본다면 그 마력에서 벗어나기 힘들 정도로 푹 빠지게 된다.

그러나 조선 왕릉은 여기 저기 흩어져 있고 산재해 있어 일일이 찾아다녀야 하고 다양한 왕릉 구조와 변화를 한 번에 보고 알기는 힘들다. 5백년을 내려온 왕조의 왕릉은 시대를 따라 변화하며 상설구조와 석물도 다르다. 또한 조선왕릉 능상은 비공개라 일반인이 쉽게 접근해 석물과 능상을 직접 관람하기 어렵다.

문화재청 고양지구관리소(소장 박정상)에서는 재미있는 조선 왕릉에 대한 바른 이해와 서오릉 숲의 생태를 직접 보고 체험하며 학습할 수 있는 서오릉 문화교실을 개설 한다. 서울에서 가까운 서오릉에서 왕과 왕비에 대한 역사의 시간을 느끼고 그들의 숨소리를 들어보자.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며 역사와 숲을 즐기고 배울 수 있으며 비용도 들지 않으니 주말에 가족과 함께 참가한다면 고아한 품위가 우러나는 왕릉에서 알뜰살뜰한 시간을 보낼 기회다.

왕릉 전문가 목을수씨의 구수한 왕릉 풍수 강의에 귀를 쫑긋 기울이는 서오릉 관람객들. (사진은 2005년 11월 서오릉 '왕릉 이야기' 행사)
왕릉 전문가 목을수씨의 구수한 왕릉 풍수 강의에 귀를 쫑긋 기울이는 서오릉 관람객들. (사진은 2005년 11월 서오릉 '왕릉 이야기' 행사) ⓒ 한성희
토요일 오전과 오후 2회에 걸쳐 서오릉 정문에서 관람객을 인솔, 해설사를 따라 재실과 서오릉의 대표적인 능인 명릉·익릉의 정자각과 비각, 능상 위의 석물과 봉분을 현장에서 직접 보고, 전문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자유로이 체험 학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조선의 왕과 왕비의 장례절차, 무덤 속의 부장품, 풍수를 철저하게 적용한 왕릉 풍수를 전문가들에게 배우고 볼 수 있다. 또 기품 있고 수려한 왕릉 숲의 생태를 배울 수 있다. 조선 왕릉은 일반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고 이해도가 적다. 이번 서오릉 문화교실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시돼 역사와 숲을 동시에 알고자 하는 시민과 학생들에게 귀중한 기회다.

서오릉 문화교실은 조선시대 국장제도와 왕릉의 역사와 문화이해, 현장답사로 이어지는 문화유산해설, 고양녹색소비자연대가 진행하는 산림문화와 이해, 주요 수목의 구별 및 자연놀이체험으로 구성된 서오릉 숲 해설시간으로 마련된다. 5월부터 가을의 정취가 무르익는 10월까지 매달 둘째, 넷째 주 토요일에 계속 된다.

서울의 도성 서쪽에 있는 5개의 능인 서오릉(사적198호)은 경릉-창릉-익릉-명릉-홍릉 등 조선왕조 다섯 왕릉과 두개의 원, 한 개의 묘가 조성되어 있다.

유일한 여성상위 조선 왕릉인 경릉은 덕종(의경세자)와 인수대비의 동원이강릉이다.
유일한 여성상위 조선 왕릉인 경릉은 덕종(의경세자)와 인수대비의 동원이강릉이다. ⓒ 한성희
1437년(세조3년) 역대 왕 중 최고의 풍수전문가였던 세조가 의경세자(추존 덕종)를 위해 경릉을 먼저 조성했고 인수대비와 잠들어 있으며 조선왕릉 중 유일하게 여성상위 동원이강릉이다.

그 후 8대 예종과 계비 안순왕후 한씨의 동원이강릉 창릉이 조성돼 조선초기 왕릉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숙종의 정비 인경왕후 김씨의 익릉, 숙종과 제1계비 인현왕후 민씨와 제2계비 인원왕후 김씨 명릉이 차례로 들어서 숙종과 왕비 3명이 서오릉에 묻혀있다. 또한 숙종이 사약을 내렸던 장희빈의 대빈묘도 이곳에 있어 숙종과 부인 4명이 잠들어 있는 역사를 돌아볼 수 있다.

정성왕후 홍릉은 왼편 영조의 자리가 빈 채로 남아있다.
정성왕후 홍릉은 왼편 영조의 자리가 빈 채로 남아있다. ⓒ 한성희
영조의 신후지지(身後之地) 터가 남아있는 홍릉은 영조의 비 정성왕후 서씨가 모셔져 있다. 영조의 자리가 고스란히 있어 그 옛날 정조가 치렀던 영조의 국장 뒤에 숨겨진 역사를 음미하게 한다.

그리고 조선 최초의 원(園·세자와 세자빈, 왕의 부모 묘)인 명종의 첫째아들 순회세자의 순창원과 영조의 후궁으로 사도세자의 생모인 영빈이씨의 수경원이 서오릉 경내에 함께 있어 서오릉은 조선시대 전·후기 능원·묘의 국장제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역사체험 공간이다.

숲 전문가의 설명을 열심히 듣는 어린이들의 눈이 반짝인다. (2005년 11월 서오릉 숲 이야기 교실)
숲 전문가의 설명을 열심히 듣는 어린이들의 눈이 반짝인다. (2005년 11월 서오릉 숲 이야기 교실) ⓒ 한성희
숲 전문 해설사들이 참가자들을 직접 인솔해 서오릉 주요수목의 특징을 설명하고 나무의 차이점을 직접 눈으로 보고 열매를 맛보며 현장에서 오감으로 체험하게 한다. 식물의 용어, 식물의 분류 및 각 부분의 명칭과 역할을 설명해주며 직접 실험에 참가할 수 있다.

물푸레나무를 물에 담가 푸른 물이 우러나오는 현장에선 어린이들이 신기해하며 자연스럽게 식물을 알게 되고, 내 나무찾기, 왕관만들기 등 놀이를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다.

물푸레 나무가지를 물에 담그니 정말 푸르게 변하네!
물푸레 나무가지를 물에 담그니 정말 푸르게 변하네! ⓒ 한성희
서오릉 문화교실은 격주로 토요일에 열린다. 초·중·고등학생의 문화재 이해 증진과 여가문화의 확산에 따라 서오릉을 찾아오는 관람객에게 역사적 생태적으로 가치가 높은 공간인 조선 왕릉을 바르게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주말 오후 가족과 함께 소중한 체험과 추억을 만들 시간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 된다.

문화교실을 마련한 박정상 관리소장은 “서울과 가까워서 하루 평균 900명의 관람객이 입장하고 있으나 역사의 현장이며, 희귀한 야생 동·식물과 잘 보존된 원시림의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저 단순히 바라만 보는 관람에 그치는 형편이다. 능동적으로 문화유산 향유를 원하는 관람객들의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 문화학교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서오릉 문화교실
신청: 고양지구관리소 홈페이지 (http://goyang.cha.go.kr/)   인터넷, 전화신청
비용: 입장료 1000원(성인) 500원(어린이 청소년)

교통편
 3호선 녹번역 일반 702 
 6호선 구산역 좌석 9701
 승용차: 통일로, 녹번동, 불광역 사거리, 연신내 4거리 등 어느 곳에서도 진입 가능 
 서대문에서 구파발쪽 가다가 녹번 3거리나, 연신내 4거리에서 좌회전 서오능로 진입 서오릉 입구까지 연결 

◇서오릉 '어린이날 문화체험행사' 실시 
  
  o 행사일시 : 2006. 5. 5(금) 09:00-17:00 
  o 행사장소 : 서오릉 정문에서 인솔(익릉) 
  o 행사내용 
   오전9시30분-11시 30분 : 어린이 문화탐방(왕릉해설) 및 퀴즈대회 개최(상품증정) 
 오전9시-오후5시 : 서오릉, 서삼릉 능침 전면 개방 
o 참여방법 : 당일 현장 참여 

o 입장료 - 초중고 청소년 무료 
  20세-65세(성인) : 1000원 

o 문의전화 : 02-359-0090(서오릉 관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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