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칼로스쌀 한국상륙 실패" "수입쌀 공포는 기우였다"
시판용 밥쌀로는 처음 들여온 미국산 칼로스쌀이 공매에서 잇따라 유찰되고 소비자들도 외면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일부 언론은 '수입쌀 공포는 기우'라며 일찌감치 '경보 해제'를 외치고 나섰다. 하지만 정작 쌀수입을 반대해온 농민단체 등에선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칼로스쌀, 20kg 한 포대 3만원 선까지 떨어져
미국산 칼로스쌀은 지금까지 7차례 공매를 거치는 동안 3번 유찰됐다. 특히 지난 11일 7차 공매에는 공매자격을 크게 낮췄음에도 응찰업자가 없어 다시 유찰되고 말았다. 오히려 '밥맛'을 인정받은 중국쌀은 11일 318t이 낙찰되는 등 점차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낙찰 가격 역시 중국쌀은 20kg(1등급 기준)이 2만7020원인 반면 미국쌀 20kg(1등급 기준)은 초기 3만1천원 선이던 것이 2만5천원 선으로 6천원 가량 떨어졌다.
이는 소매가에도 영향을 미쳐 지난 8일 한 인터넷경매사이트에서 20kg 한 포대에 3만7천원 선이던 미국산 칼로스쌀이 1주일이 지난 15일 현재 3만원 선으로, 10kg짜리는 1만7천원 선에서 1만5천원 선으로 각각 떨어졌다. 반면 같은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우리 쌀은 20kg에 보통 3만8천원~5만원대다.
한국이 밥쌀용으로 수입해야 하는 2005년산 쌀은 모두 2만2500여t. 이 가운데 15일 현재 농산물유통공사에 수입한 쌀은 미국산이 5500t(1·3등급 각 절반씩), 중국산이 1등급쌀 2100t, 3등급쌀 4200t이다. 이 가운데 미국산은 482t, 중국산은 374t이 팔려나갔을 뿐이다.
낙찰률이 저조하자 수입한 농수산물유통공사도 곤혹스런 상황이다. 이번 수입쌀은 국가간 협상에 따라 '밥쌀용 시판'을 명문화하고 있어 상품가치가 떨어져도 다른 용도로 바꿀 수 없고 폐기할 수도 없게 돼 있어 무작정 재고로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농수산물유통공사로선 공매자격 완화, 낙찰 기준이 되는 최저예정가 인하 등 여러 가지 판매 촉진 대책을 고민해야 할 상황.
수입쌀, 국산으로 둔갑... "우리 쌀값에도 영향 줄 수 있다"
반면 농민단체 등에선 유찰에 따른 수입쌀 가격 인하와 국산쌀 둔갑 등 불법유통 문제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실제 지난 11일엔 서울 은평구의 쌀 소매점에서 중간유통업자가 칼로스쌀 10kg짜리 40포대를 국산 포장지로 옮겨 담다 적발되기도 했다.
15일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실은 "한 시민의 제보로 경찰에 입건되었지만 실제 판매행위가 증명되지 않았다며 결국 무혐의 처리했다"며 수입쌀 유통관리의 허술함을 꼬집었다.
강기갑 의원실의 이미자 보좌관은 "유찰로 수입쌀 가격이 계속 떨어지면 우리 쌀값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재고 물량이 계속 늘어나면 저가 부정유통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계했다.
일부 언론의 '수입쌀 공포 기우론'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받은 것만 가지고 수입쌀 품질을 판단하기엔 이르며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게 농민단체의 중론이라고 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