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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7일 특목고 설명회 안내문.
지난해 7월 7일 특목고 설명회 안내문. ⓒ L학원 홈페이지

서울시교육청에 국제중학교 설립 신청서를 낸 사학재단의 교감과 교사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사교육업체 주최 입시설명회에 강사로 나선 것으로 지난 27일 확인됐다.

또한 올해 문을 연 한 국제중고는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교정에서 사설학원이 입시설명회를 열도록 허락했으며, 이 학교 교감이 직접 강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의 인가 여부에 대한 6월 초 최종 결정을 앞두고, 국제중 문제가 귀족학교 논란에 이어 사설 학원 연계 의혹으로까지 번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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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장들 초청한 D외고 입시설명회 "학원서 공부하도록 결정했습니다"

교감 선생님의 강연 "수학은 그 학원 원장님이 그렇게 좋다더라"

지난해까지 특수목적고인 D외고 부장을 맡다가 올해 같은 사학재단 소속의 D중으로 자리를 옮긴 O교사는 지난 15일 사교육업체인 Y아카데미가 연 '특목고 입시 설명회'에서 30분간 강연을 했다.

해당업체 관계자와 O교사도 이같은 사실을 시인했다. O교사는 "업체 대표가 고향 후배여서 학교와 상의없이 개인 자격으로 행사에 참여했으며 강연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7월 7일 D외고 K교감도 L학원에서 연 '특목고 전략 설명회'에 참석해 27분간 강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강연 녹화 영상에 따르면 이 학교 교감은 "수학 하면 (이번 행사를 주최한) L학원의 H원장님이다, 애한테 물어봤더니 그렇게 좋다더라"고 말하는 등 세 차례에 걸쳐 학원홍보성 발언을 했다.

K교감은 "입시설명회에 강사로 나가긴 했지만 교육자로서 부끄러운 말은 하지 않았다, 강의료는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같은 사실에 대해 기자가 취재에 들어가자 ▲'학원과외교습에관한법률'상 과외교습 금지 ▲'특목고 정상화 대책' 관련 교육부 지침 '사설학원과 연계한 특목고의 입시설명회 금지' 조항 등을 어겼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지역 외고 관계자들의 강연 내용을 올려놓은 사이트 모습.
서울 지역 외고 관계자들의 강연 내용을 올려놓은 사이트 모습. ⓒ L학원 홈페이지
교사도 교감도 학원이 주최한 입시설명회에서 강연

대표적인 특목중학교로 꼽히는 경기 C국제중도 지난 20일 L학원이 'C국제중고 학교탐방 현장 설명회'를 할 수 있도록 학교 문을 열어 줬다.

더구나 이 학교 J교감은 L학원에서 모은 100여명의 초등학생과 학부모 등 앞에서 강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L학원은 D외고 교감이 강사로 나선 학원과 같은 업체다.

J교감은 "학교 탐방은 누구에게든 열려있는 것이기 때문에 L학원 행사를 허락한 것"이라면서 "이날 강연 내용 또한 학교 시설을 소개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학원의 상술에 속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J교감은 지난해 12월 문제의 L학원이 서울의 고급 호텔에서 연 '학부모 초청 입시전략 설명회'에 참석해 'C국제중고의 2006입시 결과와 2007 입시전략'이란 제목의 강연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교육청은 C국제중고가 교육부의 '특목고 정상화 대책'을 어겼는지 따지기 위해 사실 확인 작업에 착수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C국제중이 사설학원을 돌며 입시설명회를 열었다는 보도에 따라 실태조사를 벌인 뒤 후속 작업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또 일이 터졌다"고 밝히면서 "특정 학원의 교내 입시설명회를 학교가 용인했다면 가중 처벌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5월 20일 L학원의 경기 C국제중고 현장 설명회 안내문.
지난 5월 20일 L학원의 경기 C국제중고 현장 설명회 안내문. ⓒ 박정훈
교육청 "학원의 교내 입시설명회 용인했다면 가중 처벌"

사설 학원과 연계해 입시설명회를 하거나 교직원이 관련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교육부 지침 위반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특목고 정상화방안'은 "학원과 연계한 입시설명회 개최 등 직간접적인 사교육 조장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히 장학지도할 것"이라고 못박고 있다.

이같은 지침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올 4월 교내에서 학원 관계자를 불러 입시설명회를 벌인 또다른 서울의 D외고에 대해 기관경고 조치를 한 데 이어 이 학교 교장·교감에 대한 징계를 이사회에 요구한 상태다.

그러나 교육청의 징계조치에도 불구하고 일부 특수목적고와 국제중에서 위반 행위가 사라지지 않아 교육당국이 과연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윤지희 '교육과시민사회' 공동대표는 "교원들이 사교육기관과 결탁해서 학교를 홍보하는 등 입시설명회를 하는 것은 문제"라면서 "사설학원의 입시교육을 부추기고 학부모를 사설학원에 노출시키는 잘못에 대해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걱정했다.

국제중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는 전교조 서울지부의 방대곤 수석부위원장은 "공정택 교육감은 서울시교육청의 교육감이지 사립학교나 사설학원 교육감이 아님을 명심하고 큰 사회문제를 야기할 국제중학교 설립 인가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주간 <교육희망(news.eduhope.net)> 446호에 쓴 내용을 상당 부분 깁고 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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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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