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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한국-토고전이 열리는 13일 오후 5시30분경 응원인파로 가득찬 서울시청 앞 광장 모습.
월드컵 한국-토고전이 열리는 13일 오후 5시30분경 응원인파로 가득찬 서울시청 앞 광장 모습. ⓒ 오마이뉴스 안홍기

13일 밤 10시 토고와의 일전을 앞두고 전국 곳곳의 거리응원 열기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의 주요 거리응원이 펼쳐질 광화문네거리와 서울시청 앞 광장도 응원전을 펼칠 무대와 좌석이 채 마련되기도 전에 붉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오후 3시부터 보도를 점령하고 자리를 잡기 시작한 응원단 때문에 세종문화회관과 청계천, 언론재단, 서울시청을 잇는 거리는 발디딜 틈 없이 북적거리고 있다. 여기에 각종 응원물품과 먹거리를 파는 노점들로 통행마저 어려울 정도다.

거리는 온통 도배를 한 듯 붉은색으로 넘쳐나고 있다. 한 기독교 전도자는 붉은 옷에 붉은 십자가를 들고 나와 응원단 사이를 누비며 '회개'를 외치기도 했다. 서울시청 앞에서 수십 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청계천 철거민들도 시위 현수막을 붉은색 천으로 바꿨다. 심지어 응원전을 마련한 행사 주최 측이 준비한 쓰레기봉투마저 붉은 색으로 돼 있다.

월드컵 한국-토고전이 열리는 13일 오후 한 음료 회사에서 나눠준 음료캔이 시청 앞 지하철 환풍구 앞에 나딩굴고 있다.
월드컵 한국-토고전이 열리는 13일 오후 한 음료 회사에서 나눠준 음료캔이 시청 앞 지하철 환풍구 앞에 나딩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안홍기
오후 5시 현재 응원단이 계속 밀려들면서 무질서와 혼잡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청 앞 응원전을 준비하는 주최 측은 곳곳에 대형쓰레기봉투를 마련해 뒀지만, 쓰레기들이 넘쳐 거리 곳곳에서 뒹굴고 있다.

한 이온음료 회사는 광화문 동아일보사 앞 등에서 이온음료를 공짜로 나눠주고 있지만, 아무렇게나 버린 빈 깡통 때문에 보행자들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거리를 점령한 노점상들도 혼잡에 한몫을 하고 있다. 광화문과 서울시청 앞 곳곳에는 붉은 티셔츠와 수건, 도깨비뿔, 폭죽 등을 파는 노점상들이 몰려들어 작은 시장을 이뤘다. 일부 노점상들은 건물로 통하는 입구, 지하철 계단을 점령하기도 해 시민들의 눈총을 받았다.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시민들이 간이 화장실 옥상에 올라가 관람하고 있다.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시민들이 간이 화장실 옥상에 올라가 관람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들이 파는 물건도 응원용품에서 김밥·생수·맥주 등 다양하다. 옥목걸이나 팔찌, 남성용 화장품 등 축구 응원과 관련 없는 상품을 파는 노점상들도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광고 효과를 노린 행사도 혼잡을 부채질했다.

한 업체는 광화문 스타벅스 앞에서 '붉은악마' 티셔츠를 공짜로 나눠주는 행사를 마련했다. 하지만 응원단은 물론 인근 주민들까지 몰려들면서 공짜 상품이 일찌감치 바닥나 줄을 서서 기다리던 사람들의 원성을 샀다.

광화문 인근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조아무개(43)씨는 "응원 열기도 좋지만 낮부터 사람들이 몰려들어 자리 잡는 모습은 과히 좋지 않은 것 같다"며 "사고 없이 응원전을 잘 치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회사원 김진숙(28)씨도 "쓰레기는 되가져가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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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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