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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의사당 전경
ⓒ 오마이뉴스 권우성
지난 4월24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는 그동안 미루어왔던 국가재정법안에 대한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열렸다. 국가의 예산과 관련된 법률들을 통합하자는 취지의 국가재정법안에 대한 고민이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에서야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당초의 법안내용에는 들어있지 않았던 새로운 내용이 이번 심사기간에 제출되었는데, 이는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 줄만한 내용이다.

"국회 등 독립기관의 예산편성 및 집행의 자율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정부는 독립기관과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독립기관의 예산요구액을 그대로 예산안에 반영하되 예산안 제출 시 정부의 조정의견을 첨부하고 예산의 이·전용 시 기획예산처장관이 아닌 독립기관의 장의 승인에 의해 이·전용이 가능하도록 하며…"

이는 국회가 스스로의 예산을 편성하고 심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이후 결산이나 예산집행과 관련된 국정감사도 역시 국회가 담당한다. 각 행정부의 예산이 예산부처의 편성 및 조정과, 국회의 심의, 이후 결산과정을 통한 감사 등을 거침으로 인해 상호 견제가 가능한 것과는 다르게 국회는 스스로 그 모든 것을 담당하게 된다. 결국 국회 예산에 대한 견제장치가 사라지게 됨을 의미한다.

예산의 편성·심의·집행을 국회 혼자 다 한다고?

그런데, 국회가 현재 본인들의 예산을 직접 편성하려고 하려는 것에 대해 많은 우려가 뒤따르고 있다. 2005년만 하더라도 국회는 지방의원들의 숙소 마련, 소파 등의 집기 교체에 따른 예산요구, 서울 근교의 팬션 형태의 연수원 신축 관련 예산 등 실제 의정활동과 상관없는 예산들을 요구했다가 비난 여론에 떠밀려 스스로 철회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또 2005년, 일명 추석 떡값 지급으로 불리며 문제를 일으킨 ‘입법활동 및 정책개발비’ 100억원에 대해서도 매번 집행의 투명성이나 분배의 공정성을 위해 평가제도를 만들고 효과적으로 입법활동을 지원하겠다고 말했으나 이 역시 의원간 나눠먹기나 의정활동과 관계없는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면치 못했었다.

국회는 매년 예산요구액이 발표될 때마다 과도하거나 불필요한 예산을 요구함으로서 비난을 받아왔다. 불과 얼마 전에는 의원들 스스로 국회의 불필요한 예산 집행에 대해 비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상황에 아무런 견제장치도 마련해놓지 않은 상태에서 국회가 자율적인 예산편성권을 가지려고 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또 행정부와 입법부 사이에 역할분담과 상호 견제라는 대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 역시 무시하기는 어렵다.

낭비성 예산, 과감히 삭감해야

국회는 지금 요구하고 있는 예산편성권에 대해 욕심낼 것이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각 부처의 예산에 대한 제대로 된 결산과 당리당략과는 무관하게 공정하고 투명한 예산심의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 예산요구서를 제출할 때에도 과거처럼 불필요한 집기의 교체나 의원들에게 돌아가는 낭비성 예산에 대해 과감하게 삭감해야 할 것이다. 더욱 시급한 것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국회의 낭비성 예산의 집행에 대해 문제제기만 할 것이 아니라 실제 집행을 중단시켜야 한다.

언제 열릴지 여전히 기약 없는 국회이기는 하나 국회의 회의가 시작되면 국가재정법안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상임위의 전체회의와 본회의에서 있게 될 것이다.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현재 문제시되고 있는 조항이 그대로 통과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후 시민행동은 서명운동을 통해 현재 논의되는 법안의 문제조항에 알리는 동시에 반대의견을 더욱 모아갈 것이며, 국회에서 논의되는 내용에 대해 국민에게 알림으로써 국회의 권한위에 국민의 주권이 있음을 분명히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함께하는 시민행동(http://actio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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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감시운동, 정보인권운동, 좋은기업만들기 운동을 중심으로 개인과 공동체가 조화로운 사회를 지향하는 함께하는 시민행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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