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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당권도전에 나선 강재섭 의원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내주 월요일에서 수요일 사이 당권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이라며 "당의 정체성 측면에서 내가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이날 '민정계' 출신의 자신을 당내 일각에서 비토하는 분위기에 대해 "당의 정체성 측면으로 볼 때 지금은 그 의미가 없지만 차라리 민정계가 낫다, 그렇다면 (이재오 원내대표의) 민중계는 무엇이냐"고 반문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원내대표 시절 '개혁적인 모습에 너무 놀랐다'는 당내 반응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개혁'의 구체적 사례에 대해서는 "국회의원 재산신탁 문제도 우리 한나라당이 주도했고, 과거사법도 무조건 반대하기보다는 필요한 알맹이를 첨가해 통과시켰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지난 2월 국회에서 당내 소장파 의원들이 국가보안법 상정을 막기 위해 법사위를 점거하는 등 시끄러웠다, 그러나 그러한 모습은 국민에게 한나라당의 구태를 보여주는 부담 때문에 전략적 측면에서 법사위 상정을 결정했는데 그 결과 지금까지 통과가 안된 상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과거 반민주적 시대와 상황이 아주 달라졌다"며 "무조건적인 와일드 피칭보다 인코스·아웃코스 등 다양한 '적용'이 필요한 환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영남권 독식' 우려에 대해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군으로 보자면 현재 서울 이명박 시장-경기 손학규 지사-영남 박근혜 대표의 삼각구도로 오히려 수도권 후보가 더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대권주자가 누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그런 식의 문제제기는 맞지 않다"며 "일각에서는 고향이 포항이라고 이명박 시장을 영남계로 분류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식으로 치자면 이재오 원내대표도 영남권 출신 아닌가, 출신지역을 따지는 것이야말로 구태"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또 대권도전 의사를 비치다가 당권으로 방향을 선회한 이유에 대해 "한 마디로 정권창출을 위한 결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정권창출을 위해 대권주자로서의 개인적 자존심을 접었다"며 "(정권창출을 위해서는) 당의 대권 후보 경선의 공정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제가 바로 적임자"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회창 전 총재 당시에는 당대표라고 해도 (대권주자의 하위 개념인)상무 정도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경고 등 자율적 권한이 주어진 심판형 대표이기 때문에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권창출에 도움이 된다면 중간에 당대표직 내놓을 수 도 있다. 마음 비운지 오래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이날 이재오 원내대표를 의식하는 듯한 발언을 여과 없이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원내대표가 최고위원에 출마하려면 미리 사퇴하는 것이 맞는데 자리 활용 때문에 늦어져 전당대회 이후에나 원내대표를 선출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상임위 배치 등에 사감이 개입돼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또한 최근 이재오 원내대표가 여론조사 결과 앞서고 있다는 주장을 의식한 듯 "현재의 여론조사 결과는 별 의미를 두지 않고 신경쓰지도 않는다, 오히려 선거에 자신 없는 사람들이 여론조사를 방패막이로 내세우는 경향이 있다"고 일축했다.

1인2표 하에서 연대 상대에 대해서는 "전략적 제휴라는 게 과거 선거에서 보니 별 의미가 없더라"면서 "당권주자로 특정 연대 관계를 노골적으로 표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강창희 위원장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만나기도 하고 전화 통화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김문수 의원이 제기한 이른바 '대수도론'으로 인해 한나라당 소속 광역단체장 간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모습에 대해 "국력 신장 측면과 지역 간 균형발전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광역단체장들이 대부분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이점을 살려 갈등을 조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 각 광역단체장과 친밀한 이점을 살리겠다"며 "잘 주무르는 것(조정 역할)이 내 전공"이라고 덧붙였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