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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초제 트리부닐을 뿌린 포천시 군내면 구읍리의 한 파밭이 하얗게 변해가며 죽어가고 있다.
ⓒ 윤용선
"지난 40여년간 파 농사를 해왔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다."
"무른병이라는 핑계로 농민을 속이려는 제약회사는 지금이라도 진상파악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경기도 포천시군내면 구읍리에서 40여년간 파 농사를 해온 이모(63)씨는 일주일 만에 몽땅 하얗게 마른 채 쓰러져 있는 파를 보며 울분을 토했다.

23일 피해농민들에 따르면 파의 제초제로는 일반적으로 마늘이나 양파에 사용하는 트리부닐이라는 수화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지난 수십년간 지역내 있는 M농약판매점을 통해 구입·사용해 왔다는 것이다.

트리부닐이라는 제초제를 사용해온 20여년 동안 아무런 부작용이나 피해가 없었으나 지난 6월17일 살포한 제초제는 뿌린지 일주일 쯤 지나자 뿌리와 잎이 하얗게 변하며 죽어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농민들은 갑자기 변한 제초제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주변 흙과 시든 파의 샘플을 채취해 농촌 진흥청에 성분검사를 의뢰하는 등 전적으로 제초제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구읍2리에서 지난 1967년부터 줄곧 40여년간 4200평의 파밭을 경작해온 이광순(64)씨는 "파로 연간 1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으나 올해는 제초제 때문에 망했다"며 "트리부닐이라는 농약은 1982년부터 파밭에 제초용으로 20년 이상 사용해 왔으며 올해 구입한 농약에 분명한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피해농민인 이성순(55)씨는 "농약을 살포한 밭은 모두 시들었으나 아직 살포치 않은 밭은 전혀 피해가 발생치 않았고 또 지난해에 쓰다가 남은 농약을 사용한 곳에서는 전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빠른 피해보상과 더불어 작물파종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해 주길 바란다"고 토로했다.

이에 제초제를 생산·판매하고 있는 Y케미컬(성남시 분당구)의 한 관계자는 "사용 설명서에 마늘, 양파 등에 사용토록 표기하고 있어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맞서며 "대부분의 제초제는 적용 작물에 약해를 유발할 수도 있으며 약해가 나타나는 경우 사용시기와 방법, 환경 등에 따라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수많은 농민들이 파에 적합한 농약이 없어 관행상 이 제품을 사용해 왔고 업체도 파로 인해 상당한 수익을 올린 것이 뻔한데도 문제가 생기자 포장에 양파와 마늘이라고 표기했을 뿐 파는 표기치 않았다고 말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햇빛을 가리는 것과 다를 게 없으며 정히 그렇다면 앞으로는 '파에는 절대 사용치 말라'는 문구를 포장에 꼭 넣어야 할 것"이라며 "이럴 경우 업체도 상당한 손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24일자 시민일보 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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