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기 방송위원 취임식이 28일 오전 9시 서울 목동 방송회관 3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렸다.
9명의 방송위원들은 지난 14일 임명됐으나 방송위 노동조합의 강동순, 전육, 마권수 등 부적격 위원들에 대한 자진사퇴 농성으로 취임식을 열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27일, 3기 방송위원과 방송위 노동조합의 합의로 임명된 지 14일 만인 28일 취임식을 연 것.
앞서 27일, 방송위원과 노조는 ▲방송위원회 구성과 관련된 방송법 개정 추진 ▲EBS 이사·사장 추천위원회 구성 ▲방송위원의 일정 및 면담자 공개 ▲위원장 취임사를 통한 정치적 중립 및 매체 간 균형발전 의지 천명 ▲매체 간 균형발전을 위한 자문기구 설치 등에 합의하였다. 그러나 노조가 요구한 사무총장 공모제 및 중간평가 실시는 합의에서 제외됐다.
이날 취임식에서 이상희 위원장은 "나를 비롯한 9명의 방송위원이 이 자리에 서기까지 딱 보름이 걸렸다"며 "그 과정 속에서 우리들은 오늘의 방송위원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여러분의 절실한 소망은 무엇인지를 잘 알게 되었고, 여러분 또한 우리들 방송위원들이 어떠한 포부와 각오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방송의 정치적 자율성과 사회적 공익성을 확고히 지켜나가도록 할 것"이라며 "방송은 공익에 기준을 두고 존재해야 하며, 시대의 흐름에 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양한 매체가 각축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 속에서는 이해관계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는데, 우리들 방송위원들은 이러한 매체간 균형발전에 각별히 유의할 것"이라며, 다양한 매체간의 갈등뿐만 아니라, 지역과 지역간의 이해관계도 얽혀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세심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하였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신학림)은 27일 "새로운 양태를 보이고 있는 부적격 방송위원 퇴진투쟁과 관련, 어떤 경우라도 전육, 강동순씨는 방송위원으로 인정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성명서는 "전육, 강동순씨의 방송위원회 입성을 허용하는 것은 그 자체로 방송독립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한미FTA 광풍이 몰아치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은 방송의 공공성을 수호하기는커녕 방송을 정파적 이익과 사업자의 이윤추구 수단으로 전락시켜 결국은 공영방송체제를 와해시키는 전위대로 활약할 것임에 틀림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언론노조는 어떠한 희생이 따르더라도, 설령 제 살을 깎아내는 고통을 겪는다 하더라도 방송독립의 대의를 지키기 위해, 전육, 강동순 2인의 퇴진을 끝까지 쟁취해 낼 것임을 거듭 거듭 선언한다"고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