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4일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연합뉴스>를 통해 중국은행이 마카오지점 내 북한 계좌를 동결한 사실을 미국의 전·현직 고위관리로부터 확인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소식은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세계 언론의 주목을 끌었다.
그리고 같은 날 서울방송 <8시 뉴스>에 의하면, 박 의원은 "이런 사실은 중국도 대북 제재에 사실상 동참한다는 것을 뜻해 북한이 좌절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미국 측으로부터 전해들은 말을 기초로 "넓은 의미에서는 북한의 불법행위에 대한 제재에 미국과 중국이 동참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보도로 인해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태도에 어떤 큰 변화가 생긴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8월 2일자 <독일의 소리> 중문판은 이와 상반되는 분석을 내놓았다. <독일의 소리>는 "북한 계좌 동결은 정치적 목적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라는 제목 하에 기사에서 '계좌 동결이 금융제재'라는 해석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였다.
<독일의 소리>가 근거로 내세운 전문가 3인의 분석은 다음과 같다.
첫째, <독일의 소리>는 익명의 전문가의 말을 빌려 "중국은행이 이번에 북한 계좌를 동결한 것은 결코 정치적 동기를 띠고 있지 않다"며 이는 중국은행이 자신들의 신용도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측에서 북한의 외환 계좌를 동결한 이후 중국 은행 자신도 미국의 관찰 대상이 되었고, 또 중국 은행이 금년 6월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되었기 때문에 자연히 자신들의 신용도 유지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둘째, <독일의 소리>는 워싱턴 국제경제연구소 소속 전문가의 말을 빌려 "중국 정부는 은행업계 질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비교적 민감하다"며 이 문제의 정치적 의미를 배제했다.
셋째, <독일의 소리>는 "계좌 동결 조치는 중국이 중요한 진전을 이뤘음을 보여 주지만, 이번 일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무관하며 또 결코 대북 제재조치라고도 할 수 없다"는 미 국무부 관리의 말을 소개했다.
이러한 3가지 근거를 바탕으로 <독일의 소리>는 중국은행의 마카오지점 북한 계좌 동결은 자신들의 신용도를 지키기 위한 것일 뿐 중국 정부 차원의 대북 금융 제재라고 볼 수는 없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한편, <독일의 소리>는 "북한이 중국 인민폐도 위조하고 있다"는 박진 의원의 주장과 관련해 "중국은행과 중국은행업감독위원회는 이에 대해 어떤 설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참고로, 중국은행은 중국의 외환은행이며, 이 은행의 마카오지점은 2005년 9월까지 북한이 현대아산으로부터 금강산 관광대금을 송금받던 곳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에도 이 은행을 통해 대북 송금이 이루어졌다.
덧붙이는 글 | <뉴스 615>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