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인추오신보>에 따르면, 오키도를 설명하는 그 부분에 독도에 관한 기재가 있기 때문에 이는 시마네현이 독도를 관할하고 있었음을 보여 주는 증거가 된다는 것이다. 한편, 지도 뒤쪽에는 독도를 '일본해에 있는 무인도'라고 설명한 부분이 나온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그리고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일본 측은 오키전도의 발견으로 인해 한국측 주장을 뒤엎을 수 있게 되었다며 고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부분에 관한 <산인추오신보>의 표현을 그대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지금까지 한국측 연구자들은 일본 육군 육지측량부가 1936년에 간행한 '지도구역 일람도'에 다케시마가 조선반도의 지도와 함께 수록되어 있는 점을 들어 '다케시마가 (일본측 지도에서) 조선령으로 그려져 있어, 일본 정부는 본래 다케시마를 조선령으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주장해 왔다."
1912년에 간행된 오키전도의 발견으로 일본이 다케시마를 일본 영토로 인식했다는 점이 입증되었다는 것이 이 신문의 주장이다. 이 부분에 관한 한국측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자료가 나왔다는 점 때문에 일본측이 고무된 것이다.
그럼, 오키전도는 독도 영유권 문제와 관련하여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이며, 또 그것은 과연 어느 정도의 효력을 갖는 것일까?
먼저, 오키전도의 발견은 독도 영유권 문제와 관련하여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이 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독도 영유권에 관한 일본측의 주장을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일본 측의 주장은 크게 2종류로 정리된다. ▲무주지(無主地)였던 독도를 일본이 선점(先占)했다(국제법적 관점). ▲독도는 역사적으로도 일본 땅이다(역사적 관점). 여기서 괄호 부분은 설명의 편의를 위해 필자가 임의로 붙인 것임을 밝혀 둔다.
이번 오키전도의 발견은 종전의 주장인 국제법적 관점과 관련된 것이다. 국제법 이론에 따르면, 선점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크게 4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1)선점의 대상이 무주지여야 한다. (2)선점 주체가 국가여야 한다. (3)선점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 (4)실효적으로 지배해야 한다. 소수설에서는, 여기에 더해 '선점 사실을 이해관계국에게 통고해야 한다'는 요건을 추가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통설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오키전도는 위의 4가지 요건 중에서 실효적 지배와 관련된다. 일본이 선점 의사를 공표한 1905년 이후인 1912년에 독도를 시마네현 소속으로 표기한 지도가 발견했기 때문에, 일본이 1905년 이후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했다는 점이 입증되었다는 것이다.
그럼, 오키전도는 일본이 1905년 이후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을까? 국제 판례에 따르면, 실효적 지배의 정도는 구체적 사안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된다.
예컨대, 상설국제사법법원(PCIJ)은 1931년 '동부 그린란드 사건'에서 "그린란드 같은 원격지에 대해서는 상징적 지배만으로도 실효적 지배를 인정할 수 있다"는 판시를 내린 적이 있다(4월 28일자 기사 참조). 이처럼, 어떤 경우에는 상징적 지배만으로도 실효적 지배를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실효적 지배라는 것은 구체적 사안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띨 수 있다.
그렇다면 독도의 경우에는 어떠할까? 독도 역시 외딴섬이기는 하지만, 그린란드 같은 원격지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전통적으로 독도에 대해 영유권을 행사해 온 한국이 독도 왼쪽에 있을 뿐만 아니라, 독도 인근에는 독도를 부속 도서로 삼고 있는 울릉도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독도에 대해서는 적어도 그린란드에 대한 지배 이상의 실효적 지배가 행해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런데 일본 지방관청이 그린 지도에서 독도가 시마네현 소속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하여 이를 곧바로 실효적 지배로 연관시키기는 힘들 것이다. 왜냐하면, 지도라는 것은 그 지역과 무관한 사람들도 누구나 그릴 수 있는 것이며, 또 그 지역에 대해 지배력을 갖고 있지 않은 경우에도 얼마든지 그릴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1912년에 일본인들이 독도를 시마네현 소속으로 표기한 지도를 그린 적이 있다고 하여, 그 점을 근거로 일본이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했다고 단정하기는 힘들 것이다. 1905년 이후에 일본의 국가 통치력이 독도에까지 영향력을 미쳤다는 보다 더 강력하고 구체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예컨대, 오늘날의 한국처럼 독도를 행정적으로 지배했다는 점을 입증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독도에 주민을 거주시키고 또 경찰 병력까지 주둔시키고 있는 한국만큼은 아닐지라도, 일본도 그에 필적할 정도의 행정적 지배를 했다는 점을 입증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한다면, 이번에 발견된 오키전도는 일본의 실효적 지배를 입증하는 직접증거라기보다는 하나의 정황 증거로서밖에 기능하기 힘들 것이다. 일본 측은 보다 더 강력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