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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생 똑똑 세밀화 시리즈 중 <한글>
ⓒ 효리원
자녀 교육에 관해서만큼은 어느 나라 부모 못지않게 부지런한 우리나라 엄마들. 커가는 아이에게 엄마들이 가장 먼저 '교육'하고 싶어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한글이다. 어느 집 아이는 벌써 동화책을 줄줄 읽더라, 우리 아이는 글자 공부에 관심이 전혀 없다는 둥 엄마들의 대화만 보더라도 대단한 열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기 한글 교육의 폐단이 적지 않음에도 엄마들이 굳이 빨리 한글을 가르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몇몇 연구 결과로도 나왔듯이 한글을 먼저 습득한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보다 상상, 추리, 이해력 등 사고력이 빨리 발달한다. 언어라는 상징체계를 활용해 더 구체적으로 사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마들은 한글을 가르쳐 아이 스스로 책을 읽으며 더 넓은 세상을 만나게 해 주고 싶다. 그러나, 엄마들의 마음과 달리 아이들은 '공부'라고 하면 무조건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한창 놀기 좋아하는 만 3~5세의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려 하면 아이들은 짜증내며 저 멀리 도망가 버리기 일쑤다.

이런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한글과 친숙해질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한글 퍼즐이나 커다란 한글 자음과 모음이 그려진 벽그림, 과자 봉지 등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퍼즐, 벽그림, 과자 봉지 등에 있는 한글을 보여 주면서 '알고 싶다'는 욕구를 자연스레 불어넣어 주는 방법이다.

그런 다음 본격적으로 엄마가 시간을 내어 하나하나 가르치며 한글을 습득하게 한다. 이 경우 지나치게 '공부한다'는 느낌을 주면 싫증내기 십상이므로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기회가 닿을 때마다 자음, 모음을 알려 주며 단어를 가르쳐야 한다. 단어나 자음 하나를 알아가면서 아이들은 글자에 더욱 흥미를 느끼게 된다.

생활에서 접하는 소재로 글자에 대한 관심 유도해야

이처럼 아이에게 한글 자음과 모음을 교육하는 시기에 읽어주면 좋을 만한 책들도 꽤 많다. 그 중 두 권을 소개한다.

우선 '효리원'에서 나온 '생생 똑똑 세밀화' 시리즈 중 하나인 <한글>은 돌 전후 아이에게도 적합한 자음 교육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실제 사물처럼 자세하게 그려진 세밀화를 매우 좋아하는데, 이 책에도 각 페이지마다 실물처럼 그려진 그림들이 하나씩 등장한다.

맨 첫 장을 펼치면 왼쪽에 커다랗게 'ㄱ'이라고 쓰여 있고 오른쪽엔 개구리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작은 글씨로 '개굴개굴 개구리'라고 쓰여 있다. 다음 장에는 'ㄴ, 나풀나풀 나비, ㄷ, 뒤룩뒤룩 돼지, ㄹ, 룰루랄라 라디오'라고 나온다. 각 자음을 첫 음절로 한 의성·의태어와 사물 이름이 하나씩 이어져 등장하는 형식이다.

어른들에게는 지겨워 보이지만 의외로 아이의 반응은 뜨겁다. 이 책은 만 8개월에서 돌 사이 아이를 기르는 우리 동네 엄마들이 공동 구매한 책 중 하나인데, 대부분의 아이들이 이 책을 아주 좋아했다고 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세밀화에, 의성의태어가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 책 <기차 ㄱㄴㄷ>
ⓒ 비룡소
또 다른 책 하나는 '비룡소'에서 나온 창작 그림책 시리즈 중 스테디셀러로 꼽히는 <기차 ㄱㄴㄷ>이다. 세계적인 그림책 박람회 등에서 호평 받고 상도 받은 이 책은 앞서 소개한 책과 마찬가지로 한글 자음을 활용해 만든 책 중 하나다.

이 책은 적합한 연령층이 앞의 책보다 조금 높아서 만 18개월 이상의 아이에게 좋다. 생각보다 그림이 화려하지 않고 약간 단조로운 면이 있어서 어떤 아이들은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사물인 '기차'를 소재로 하고 있어서 아이들이 한창 인지력이 발달하는 시기에 읽어주면 좋을 만한 책이다.

책의 구성은 기차를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ㄱㄴㄷ'을 배우도록 되어 있다. 'ㄱ, 기다란 기차가, ㄴ, 나무 옆을 지나, ㄷ, 다리를 건너, ㄹ, 랄랄랄 노래를 부르며, ㅁ, 마을을 거쳐서'와 같이 각 자음을 첫 음절로 하는 다양한 단어들이 등장하는 게 특징이다.

한창 말과 글을 배우는 시기에 읽어주면 자음도 습득하고 단어도 자연스럽게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등장하는 단어들도 쉽고 각 장에 나오는 구절들도 매우 단순하여 아이가 지겨워하지 않고 볼 수 있다. 부드러운 색채와 단순한 모양으로 사물을 묘사한 그림은 자극적이지 않아서 좋다.

부모가 한글 교육에 너무 열을 올리면서 지나치게 '가르치려' 든다면 오히려 아이들은 공부에서 멀어지려고 할 때가 많다. 생활 구석구석에서 언어에 관심을 두도록 유도하는 것이야말로 현명한 부모가 선택하는 한글 교육의 지름길이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글자 하나하나, 책 몇 권, 과자 봉지, 벽그림, 간판 등을 활용해 아이의 관심을 끌어 보자. 한글 읽기에 한 번 재미를 붙인 아이는 점점 글자 세계의 즐거운 매력에 빠져들 것이다.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공부하는 것이 아이에게는 가장 좋은 학습법이다.

비룡소)기차 ㄱㄴㄷ+소리치자 가나다 묶음세트(전2권):교과서수록도서/교과연계/한글그림책

,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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