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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중국문화 탐방길에 나선 한국청소년전라북도연맹 문화탐험단이 목포로 돌아가기 위해 상하이 국제여객터미날에서 대기하고 있다. 뒤에 보이는 배가 게이씨브릿지호이다.
ⓒ 유창하
9일 오전 10시 중국 상하이 양수포로에 위치한 상하이 국제여객터미널에서는 (주)포시즌크루스 소속의 카페리선 케이씨브릿지((KC BRIDGE)호가 승객 300여명과 화물을 싣고 목포를 향해 출항을 하였다.

이날 목포행 출항 부두에는 한국청소년전북연맹에서 주최한 중국문화탐방에 참석한 초·중·고생 120여명과 가족단위 한국인 관광객들, 이른바 '따이공'이라 불리는 소 무역상인들로 좁은 여객터미널이 혼잡스러웠다.

방학을 맞아 중국의 항주, 황산, 상하이를 돌아보는 6박 7일의 중국문화기행을 마친 문화탐방 학생들은 피곤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학생들은 "말로만 듣던 중국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주변 아이들과 즐겁게 담소를 나누면서 개찰구가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 편에서는 '따이한(중국에서 구입한 곡물과 식품을 배로 한국에 가져가 판매하는 상인)'들이 깨나 참기름, 콩 등 준비한 물품들을 배로 반입하느라 분주했다. 일부 상인들은 물품 1인 제한중량인 화물칸 30Kg, 개인소지 20Kg(1인 제한 합 50Kg)을 초과해 검색대를 통과하지 못하자, 중국 세관원과 반입을 둘러싸고 실랑이를 벌였다. 결국 일부품목 반입을 포기하고 만다.

▲ '따이공'들이 운반하는 참깨, 참기름, 고추 등 농산물과 식품이 대합실에 가득 대기하고 있다.
ⓒ 유창하
먼 과거 신라시대 장보고가 첫 상업 뱃길을 열었던 상하이 뱃길은 한-중 국교수교 이후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위태롭게 뱃길을 이어가고 있다.

목포와 상하이를 잇는 정식 뱃길은 늘어나는 무역거래와 관광 수요를 배경으로 지난 2002년 11월 첫 취항되면서 열렸다. 그러나 때마침 불어닥친 중국 '사스'의 영향을 받아 승객 감소 등의 이유로 개설 1년도 채우지 못하고 2003년 4월 운항이 중단됐다.

취항 중단 이후 재 운항을 모색하다가 중단 3년 후인 지난 6월 19일 다시 재개되었다. 그러나 목포에서 승객 260여명과 화물을 싣고 상하이 항에 도착하였지만, 중국 항만 당국의 입국승인 지연으로 승객들이 하선을 하지 못하고 배 안에 하루 동안 갇히는 소동이 일어났다.

이런 소동 후 중국 항만당국은 운행 선박의 선령(새로 만든 배를 처음으로 물에 띄운 때로부터 경과한 햇수)을 문제 삼으며 운항불허 입장을 밝혀 2주간이나 운항이 중지되었다. 이로 인해 목포-상하이 뱃길 운항 재개가 더욱 불투명하였으나, 지난 7월 7일 전라남도와 중국 항만당국의 긴급 해운회담이 베이징에서 열려 타결 점을 찾고서 정기운항은 재개되었다. 현재 7월 14일부터 주2회 왕복운항을 하고 있다.

현재의 페리선 운항 일정은 상하이 양수푸로 상하이터미널에서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에 오전에 출항하며, 목포에서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출항한다.

배의 속력은 27노트이고, 편도 23시간이 소요된다. 운항하는 케이씨브릿지((KC BRIDGE)호는 최대 승선인원 600명, 20피트 컨테이너 적재 92개, 자동차 100대를 실을 수 있는 1만6천톤급 대형선박으로 운행 해운회사는 포시즌크루즈사이다.

포시즌크루즈사는 한국과 중국이 각각 99%와 1%의 지분으로 자본금 30여억 원을 투입해 설립하였다. 한국발 여객·화물은 한국 본사에서, 중국발 여객은 중국 지분을 보유한 중국 회사측에서, 화물은 포시즌크루즈 상하이사무소(화물 에이전트 사무소)에서 맡아 하고 있다.

지난 3년 전 외부적 조건에 의해 중단된 과거와 달리 현재는 상하이와 인근 도시의 관광수요 증가, 장삼각주 공업도시인 소주, 남경의 대기업 화물수송 용이, 이우 시장의 소상품 물품 수송 등 카페리 선박운항의 안정적 운항을 위한 적합한 외부적 조건이 조성되고 있다.

우여곡절을 맞으며 어렵게 다시 3년만에 재개된 목포-상하이 뱃길이 승객감소와 물량 부족으로 또다시 운행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기를 양국을 오가는 상하이 체류 한국인들은 기대하고 있다.

부두에서 만난 상하이를 자주 방문한다는 한 무역상인은 "편리하고 빠른 비행기편으로 한국을 자주 다녀오기는 하지만, 유람선을 타고 서해바다를 건너는 '운치 있는 여행' 뱃길은 끊어지면 안 된다"며 "뱃길이 계속 이어지기를 소망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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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랜 기간 오마이뉴스에서 쉬었네요. 힘겨운 혼돈 세상, 살아가는 한 인간의 일상을 새로운 기사로 독자들께 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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