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3~6달 간격으로 '재탕'된 B기자의 기사들. 핵심 문맥을 그대로 다시 쓰고 있다.
3~6달 간격으로 '재탕'된 B기자의 기사들. 핵심 문맥을 그대로 다시 쓰고 있다. ⓒ 유동훈
이 칼럼은 총 10단락이었는데 이 중 핵심 6단락("1927년 라디오 방송의 역사가 열린 이래…전문가의 시각도 이처럼 극단적으로 엇갈렸다")이 무려 네번이나 '짜깁기'됐다.

이 문단은 ▲2006년 4월 30일 '강수정, 여걸식스 퇴진이 남긴 것' ▲2006년 7월 26일 '김주희의 미인대회 참가 문제 없을까?' ▲2006년 7월 31일 '아나운서 변화 과도기에 선 김주희 강수정 노현정'기사에서 무려 네 번이나 그대로 '짜깁기'됐다.

이 중 7월 26일과 31일의 간격은 불과 5일이다. 이러다 보니 위 네 기사는 주제와 내용 면에서 별 차이가 없다.

[기사+기사] 기사 두개 합쳐 새 기사 '뚝딱'

자신의 기사 두 개를 그대로 합쳐 다른 하나의 기사로 만든 적도 있다.

B기자가 2006년 1월 5일 쓴 '바람직한 MC가 최소한 갖춰야 할 것들'이란 제목의 기사는 2005년 6월 4일 쓴 '프로그램의 지휘자, MC의 세계'와 2005년 12월 7일 '스타 MC들이 말하는 MC란 이런 것' 기사를 한데 묶은 기사에 불과했다.

세 기사를 읽어보면 이같은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단어 바꾸기] 앞 부분만 살짝 손질하면 새 기사

2006년 3월 21일 쓴 '인기높은 사극 이렇게 진화했다'와 2006년 7월 10일 '인기 사극 어떻게 변모해 왔나-국토만리에서 연개소문까지' 기사 역시 리드 이외에 다른 부분을 찾기 어렵다.

B기사가 쓴'MC'소재로 기사들. 같은 부분이 눈에 띈다. 포털사이트에서 쉽게'재탕'기사들을 찾을 수 있다.
B기사가 쓴'MC'소재로 기사들. 같은 부분이 눈에 띈다. 포털사이트에서 쉽게'재탕'기사들을 찾을 수 있다. ⓒ 유동훈
밑줄친 부분을 제외하고 아예 똑같은 문단.
밑줄친 부분을 제외하고 아예 똑같은 문단. ⓒ 유동훈
엄기영 앵커를 설명한 두 기사. 아래 단락이 똑같다.
엄기영 앵커를 설명한 두 기사. 아래 단락이 똑같다. ⓒ 유동훈
2006년 5월 2일 기사(오락 프로의 막가파 홍보와 스타 독과점)와 2006년 3월 2일(연예인 홍보 위해 오락프로 무려 5~20회 출연, 너무해!)도 유사하다.

포털사이트를 통해 검색해 보면 이런 사례를 계속 발견할 수 있다.

2005년 3월 15일 '앵커는 과연 뉴스의 꽃인가?' 기사는 이듬해 1월 25일날 '재탕'됐으며 2005년 12월 4일 '드라마 수난당하는 기막힌 몇 가지 이유'와 2006년 6월 11일 '외·내압 시달리는 드라마 수난사와 유형은?'기사 역시 판에 박힌 듯 똑같다. 구성을 조금 달리 하고 '수모'를 '비운'으로 바꾸는 등 단어와 문단 일부만 적절히 손봤을 뿐이다.

[인물 재탕] '알아주는' 전문기자의 실망스런 글쓰기

심지어 인물 '재탕'기사까지 발견된다.

방송인 임성훈을 다룬 2006년 1월 5일 '왜 임성훈을 최고 MC라 하는가' 기사는 2005년 4월 26일 '임성훈 방송 MC생활한지 30년이 됐네요' 기사를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 '그와 만나면서 임성훈과의 첫만남이 떠오른다'는 '비문'을 '녹화장에서 그와 처음 만났을 때다'는 식으로 매끄럽게 하는 등 일부분을 다시 손본 것 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똑같다.

B기자는 지난 4월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나는 상식적인 기자"임을 강조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의 재탕 글쓰기 방식은 상식적으로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
B기자는 지난 4월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나는 상식적인 기자"임을 강조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의 재탕 글쓰기 방식은 상식적으로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 ⓒ 유동훈
B기자, "내 글에 덧붙이는게 무슨 문제?"

한편 B기자는 이같은 사실을 묻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처음에는 "그럴 리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가 "인터넷 언론이다 보니 새로운 사실이 나타나거나 추가할 내용이 있으면 과거 기사에 덧붙이거나 참고해서 기사를 올리는 경우가 있고 주간지 등에 썼던 기사를 다시 인터넷에 올린 적이 있다"고 말했다.

B기자는 취재 윤리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내가 쓴 글에 덧붙여서 기사를 만드는게 큰 문제가 되냐"면서 "다른 사람의 글을 베꼈다면 경우가 다르겠지만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기존 기사를 추가한 정도"라고 주장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시민 기자로서 새로운 신문 역사를 창조하는데 있어 하나의 일원이 되고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으면 큰 보람을 느낄 것이다. 오마이뉴스가 새 시대의 뉴 리더로서 기존의 보수적 언론 문화를 조금씩 바꿔나가기를 바란다. 스포츠 사랑.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