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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손이 나왔네>
책 <손이 나왔네> ⓒ 한림출판사
아이에게 신체 명칭을 알려주는 책으로 <달님 안녕>으로 유명한 하야시 아키코의 <손이 나왔네>가 있다. 이 책은 오랜 기간 스테디셀러로 자리하면서 많은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아기가 있는 집집마다 한 권씩 다 갖고 있을 정도라고 하니 엄마들의 입김이 무섭긴 무섭다.

하도 유명한 책이라 나도 한 권 구입해 이제 만 10개월의 우리 딸 아이에게 보여주었다. 다른 엄마들의 평과는 다르게 그림이 흐릿한 것이 맘에 안 드는지 별로 보질 않는다. 아이마다 다 좋아하는 취향이 다른가 보다.

인터넷 서점의 독자 서평을 찾아 보니 이 책에 대한 평가는 거의 '아주 좋다'인데 간간이 '그림 인쇄가 원본과 다르게 흐릿하여 아이가 좋아하지 않는다'는 평도 있다. 실제 일본판은 아주 선명한 그림이라 아이들의 눈을 확 끄는데 아마 한국에서 인쇄하면서 그림의 질이 떨어진 모양이다.

한창 신체에 관심이 많은 아이에게 이 책 말고 최근 보여 주게 된 두 권의 책은 다음과 같다. 처음 소개하려는 책은 사계절에서 나온 '보아요 아기 그림책' 시리즈 중 한 권인 <코코코 해 보아요>다.

책 <코코코 해 보아요>
책 <코코코 해 보아요> ⓒ 사계절
이 책은 엄마와 아기가 흔히 하는 놀이 중 하나인 "코코코코 눈! 코코코코 입!" 놀이를 그림책으로 꾸민 것이 특징이다. 아이가 좋아할 만한 웃는 표정의 단순한 아이 얼굴이 오른편에 나오고 왼쪽 페이지에는 동그라미가 열거된 가운데 '코코코코'라는 글자가 점점이 박혀 있다.

"코코코코 눈! 눈을 깜빡, 깜빡깜빡 윙크해 보아요.
코코코코 코! 코를 꽉, 돼지 코를 만들어 보아요.
코코코코 입! 입을 아-. 크게 소리쳐 보아요."


책은 이런 방식으로 신체 하나하나를 지적하며 아이에게 웃음을 주고 그 명칭을 인지시킨다. 특히 우스꽝스러운 남자 아이의 표정과 돼지 코, 윙크, 아 벌린 입 등이 재미를 더한다. 한창 다른 사람의 행동을 따라 하고 싶어하는 생후 10개월~20개월 정도의 아이가 보면 좋을 만한 책이다.

생후 10개월의 우리 아가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바로 "코코코코 손! 손을 크게 펴고 짝짝짝, 손뼉쳐 보아요"하고 나오는 부분이다. 자기도 따라 짝짜꿍을 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귀엽기 짝이 없다. 책이 단순히 교육적 가치만을 지니고 있으면 어느 아가가 즐거워하겠는가. 아이들은 흥미와 교육적 요소 모두를 겸비한 책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자기 몸의 명칭 하나하나를 알고 그 기능을 발견하면서 아이들은 무한한 기쁨을 느낀다. 누워 있는 엄마에게 다가와 배꼽도 만져 보고 콧구멍에 손가락도 넣어 보는 아가. 뭐가 그리도 신기하고 궁금한 게 많은지 엄마 몸과 자기 몸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책 <우리 몸의 구멍> 중에서
책 <우리 몸의 구멍> 중에서 ⓒ 돌베개어린이
<우리 몸의 구멍>은 이제 막 신체의 기능을 발견해 가는 아이가 보면 좋을 만한 책이다. 글자 수도 꽤 되고 인체에 대한 지식을 알려 주는 페이지도 몇 장 있어서 4~6세 정도의 어린이가 보기에 적합하다. 그러나 그림이 시선을 끌고 재미가 있어 그 이전의 아이가 보기에도 큰 무리가 없다.

책의 첫 장은 검고 큰 구멍 하나의 그림으로 시작한다.

"어, 이게 뭐지?
으응, 물 빠지는 구멍.
그럼, 이건?
아하, 물 나오는 구멍!
이것도 구멍인가?"


이렇게 구멍 이야기를 시작하여 콧구멍, 귀, 입, 응가 하는 구멍, 배꼽 등 우리 몸의 온갖 구멍과 그 기능들에 대해 재미나게 보여주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입을 크게 아 벌리고 있는 아이들 모습이나 콧물이 들락날락하는 우스꽝스러운 얼굴 모양이 눈길을 끄는지 돌을 앞둔 우리 아가도 즐겁게 보며 따라 한다.

특히 이 책은 응가 하는 구멍, 아기 낳는 구멍, 눈에 보이지 않는 땀구멍처럼 엄마가 직접 설명하고 교육하기 어려운 것들을 소개하는 점이 긍정적이다. 콧구멍에서는 콧물만 나오는 게 아니라 숨을 쉬게 해서 사람이 살아가도록 한다는 것, 입으로 먹은 음식은 뱃속에서 소화된다는 사실 등의 과학적 상식은 아이가 조금 큰 다음에도 도움이 된다.

한창 자기 몸과 타인의 몸에 관심이 많은 유아기. 신체에 대해 얘기해 주는 책을 통해 몸의 기능과 명칭을 알려 주자. 엄마 혼자서 가르치기에는 어려운 과학 상식도 알려 주고, "코코코 입!" 하는 재미있는 놀이와 함께 책을 읽는 것도 좋겠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자연스레 자기 몸을 알고 또 책과도 친해질 기회를 얻을 것이다.

코코코 해 보아요

신용주 지음, 이진아 그림, 사계절(2006)


우리 몸의 구멍

이혜리 그림, 허은미 글, 길벗어린이(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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