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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충주 집에 들렀을 때 어머님가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우리 막내아들도 이제 나이가 드나보다? 흰 머리카락이 많구나."

아마 어머니도 막내아들의 흰머리가 많이 신경이 쓰이시나 보다.

"엄마는…. 저도 얼마 안 있으면 벌써 나이가 오십이 다돼가는데요. 그리고 염색 자주 하면 눈에도 안 좋테요" 하며 웃음으로 넘기기는 했지만 어머니의 그 말씀이 무언가 목구멍에 걸린 이물감처럼 가슴 한편을 짓누른다.

▲ 머리가 하얘지는 것 또한 시간의 흐름일텐데 어머니는 시간을 멈추시고 싶으신가 보다.
ⓒ 조용민
언제 부터인가 머리에 흰 머리카락이 늘었다. 새치려니 생각하며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어느새 흰 머리카락이 새치의 수준을 넘어 거울 속에 비친 모습 속에 흰머리가 차지하는 비율이 나날이 높아진다.

나이가 들면 당연히 생기는 것이 흰머리려니 생각도 하고 또한 외모에 그리 많은 신경을 써주지 못하는 나의 성격도 일조를 한 듯하다

"아유, 실장님도 이제 머리염색 좀 하세요" 하며 스치듯 말씀하시는 분들의 말을 귓가로 흘리기에는 나도 이제 귀가 많이 얇아진 듯하다.

얼마 후면 어머님 생신이 돌아온다. "어머님 생신 선물로 어떤 걸 준비하면 좋을까 생각 좀 해봐요" 하는 아내의 말에 "요즈음 어른 분들은 현금이 최고라던데 돈 좀 더 드리지 뭐"했더니 아내는 "그래도 생신이신데 선물이 있어야죠" 한다.

시어머니의 생신 선물을 걱정하는 아내가 무척이나 고맙다. "글쎄 나도 한번 고민 좀 해봐야겠어" 하며 생각을 하니 먼젓번 충주 집에 들렀을 때 어머님가 하신 말씀이 생각이 난다.

"우리 막내 아들도 이제 나이가 드나보다. 흰 머리카락이 많구나" 하시던 어머님 말씀에 몸에 좋지 않다고 해도 이번에 머리 염색 한번 해보자 결심했다. 머리 염색으로 조금은 젊어 진듯한 나를 보시고 어머님이 환하게 웃으신다면 그 또한 효도가 아닐까?

이번 어머님 생신 때 형님이나 누님들이 많은 선물을 준비하겠지만 아마 그 중에서도 어머니는 막내아들의 선물을 가장 좋아하시지 않을까? 이번 어머님 생신 때는 생신선물로 새치가 많은 머리를 염색을 해야 할 것 같다

어머님 생신선물로 머리를 염색했다고 하면 아마 아내는 빙그레 웃을 것 같다. "어머님에게만 좋은 게 아니고 저도 좋은데요" 하면서.

"엄마! 막내아들이 엄마 생신 선물로 머리 염색했어요."

어머니 생신이 이리 절실히 기다려지는 이유는 뭘까? " 야! 우리 막내아들 십년은 젊어 보인다" 하시는 어머니 말이 듣고 싶어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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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자의 최신기사따뜻한 아내의 마음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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