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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학생들을 겨냥해 지은 원룸과 하숙집 주변이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얌체족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원룸이 빼곡한 충남 아산시 순천향대학교 후문 지역에서 인적이 잘 닿지 않는 곳에 먹다 남은 음식물찌꺼기와 술병 등이 버려진 경우가 많다. 종량제 봉투는 찾을 수 없고 검은 비닐에 담긴 쓰레기에서 심한 악취가 풍겨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쓰레기 내용물 추적을 통해 벌금을 납부한 사례도 있었다. 택배상자에 생활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를 한꺼번에 집어넣고 버렸다가 상자에 쓰인 주소와 이름 때문에 적발된 것.

그 때문에 5만원의 벌금을 납부한 조아무개(24)씨는 "종량제 봉투가 비싼 것도 아니고 술 한 번 덜 마시고 살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도 다 그냥 버리는데 나만 지킨다는 게 손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씨는 "앞으론 쓰레기를 학교 쓰레기통에 가져가서 버릴 생각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속한다고 해서 모든 학생이 자성하는 것도 아닐뿐더러, 이런 단속으로 배출자를 찾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대개 한 학기나 1년 단위로 계약하는 원룸의 입주자 중 상당수가 주민등록을 옮기지 않은 타 지역 학생들이기 때문에 적발해도 처벌하기 어렵다.

@BRI@후문 가까이에 있는 W원룸 주인 이용우(72)씨는 "불법으로 버린 쓰레기를 다 치워도 며칠이 지나면 금방 다시 쌓인다"고 말하고 "원룸 계약을 할 때 학생들에게 쓰레기 배출 문제를 가장 강조하는데도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과연 최고 지성인들이 사는 대학촌인지 의심스럽다"며 혀를 내둘렀다.

쓰레기 불법 배출이 인적이 드문 곳에서만 행해지는 것은 아니다. 시에서 지정한 쓰레기 배출 장소에서도 제대로 된 종량제 봉투를 사용한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아산시청 청소과 관계자는 "잘 처벌하지 않고 그대로 수거해가기 때문인지 전체 쓰레기 중 절반 가까이가 불법쓰레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배출 장소에는 무단투기 장소와 별반 다를 것 없이 쓰레기가 쌓여있었고 내용물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비닐에 담겨 국물이 새는 음식물쓰레기도 눈에 띄었다.

청소과 관계자는 "국가에서 궁여지책으로 만든 '불법 배출자 신고 제도'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불법 배출자를 신고하면 보통 포상금은 과태료 부과금액의 50%. 아산시청의 경우 과태료 부과금액에 따라 5천원~3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지급하고 있으나 순천향대 후문 인근에서 이 제도의 활용도가 매우 낮다고 시청관계자는 밝혔다.

참고로 몇 달 전 같은 문제로 고민하던 성남시청의 경우 불법투기 지역에 화단을 설치하기도 했다. 이처럼 순천향대 후문 지역에도 미관을 살리면서 쓰레기를 지정된 장소에 내다버릴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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