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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한나라당 의원.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맡고있는 전여옥 의원(사진)이 21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며 이런 말을 했습니다.

"한때 의인이라고 떠받들었던 김대업씨가 정말로 외롭다며 섭섭함을 열린우리당에 대해서 토로해냈다. '어제 그렇게 대단한 대접을 받았는데 오늘 나를 이렇게 둘 수 있느냐'하는 섭섭함을 인터뷰를 통해서 얘기했다.

김대업씨를 그 당시 변호했던 당시의 변호사 최재천 의원은 지금 뭘 하고 있나? 또한 김대업씨의 병풍을 통해서 집권했던, 또한 그것을 밟고서 연결한 열린우리당의 많은 의원들은 왜 김대업씨를 외롭게 하는 것인가?

또한 <오마이뉴스>는 김대업씨에 대해서 그렇게 수많은 보도를 하더니 요즘은 왜 조용하나? 나름대로 그들만의 의리를 지켜서 인터뷰도 크게 좀 내주고 섭섭함에 대해서 얘기를 들어줘야 하는 것 아닌가? 달라진 세상에 달라진 의인의 모습, 정말로 씁쓸하기 짝이 없다."


그의 발언을 듣는 순간 기자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도 한나라당은…"과 "왜 하필 전여옥 의원이…"라는 두 가지 생각입니다.

전 의원 얘기는 일단 뒤로 돌리죠. <오마이뉴스>는 이회창씨 아들들의 병역 문제에 대해 여전히 할 말이 많습니다. 작년 5월 <오마이뉴스>에 대한 대법원의 배상 판결이 나온 후 한나라당은 "병풍 공작이 심판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민사상의 손해배상 판결이지 형사상의 유죄판결은 아닙니다.

오히려 <오마이뉴스> 보도에 대한 한나라당의 형사 고소고발 건은 기각되었습니다. 또 무고 등 별건으로 김대업씨를 기소했던 검찰도 이씨의 장남 정연씨가 입영 직전 병무청 직원 2명을 만나 병역상담을 하는 등 체중으로 병역면제를 받기 위해 노력했을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또 야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에 대한 수사에 부담을 느낀 검찰이 이씨와 부인 한인옥씨 그리고 두 아들을 수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진실 규명은 처음부터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계에 부딪힌 검찰의 진실 규명

@BRI@사람들의 기억에서 많이 잊혀졌지만 이회창씨가 정계은퇴 약속을 번복하고 대통령선거에 재도전한다면 아들들의 병역을 둘러싼 의혹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를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차후에 또 시비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병풍' 특별검사나 청문회를 추진한다면 <오마이뉴스>는 그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전혀 다른 주장을 하는 이회창씨와 김대업씨 두 사람을 모두 불러내 진실을 규명해보자는 것이죠. 이씨는 "하늘에 우러러 부끄럼이 없다"고 했고, 김씨는 "한나라당이 계속 날 파렴치범이니, 공작범이니 몰아붙인다면 당사 앞에서 분신하겠다"는 말까지 하고 있지 않습니까.

2002년 병역 의혹 사건을 처음 보도했던 <오마이뉴스>가 '조용한' 이유는 2002년 10월 검찰이 발표한 수사결과 외에 더 이상 상황이 진전된 게 없기 때문입니다. 진실이 궁금한 건 기자도 마찬가지이지만, 한나라당이 내놓은 '대선 3대 정치공작 사건 진상규명 특검법안'은 국회 법사위에서 여전히 잠자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이 그렇게 답답하고 억울하다면 법안 통과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면 되는데 "김대업은 (증인으로 나서면) 안된다", "이회창 가족은 안된다"며 이런저런 핑계를 늘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선후보의 병역 문제가 다시 거론되는 것 자체가 당에 도움이 될 게 없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이 후보가 실제로 병역비리를 은폐했느냐의 진실을 다투는 것도 중요하지만 두 아들의 병역 미필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을 확인한 선거였다"며 "우리는 대세론에 취해 후보 검증에 소홀했다"고 '자성론'을 폈습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의 아들은 병역면제 판정을 받고도 아버지의 앞길에 혹시라도 장애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대선이 끝난 2003년에 자원입대했다가 작년에야 공익근무요원으로 전역했습니다. 2002년에만 해도 "97년 대선에서 다 검증된 게 아니냐"고 병역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한나라당의 분위기가 이회창씨의 낙선 이후 얼마나 바뀌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는 이제 "왜 하필 전여옥 의원이…"에 대해 얘기하려고 합니다.

한나라당이 제출한 '대선 3대 정치공작 사건 진상규명 특검법안'은 1년6개월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국회 법사위에서 여전히 잠을 자고 있다. 2005년 5월 당시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김대업 병풍사건과 설훈 의원의 20만불 사건, 기양건설 사건의 배후에 대한 특검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모습.
한나라당이 제출한 '대선 3대 정치공작 사건 진상규명 특검법안'은 1년6개월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국회 법사위에서 여전히 잠을 자고 있다. 2005년 5월 당시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김대업 병풍사건과 설훈 의원의 20만불 사건, 기양건설 사건의 배후에 대한 특검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모습. ⓒ 오마이뉴스 이종호
왜 하필 전여옥 의원이...

21일 공개석상에서 <오마이뉴스>를 비꼬았던 전여옥 의원도 4년 전에는 병역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아주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해 10월 17일 MBC <100분토론> '16대 대선 이렇게 본다'에 출연한 전 의원의 발언을 그대로 소개하죠.

"병풍문제라는 것은 전 이렇게 봅니다. '조작됐다' 또 '지금 현재 민주당에서 이 문제를 일부러 끌어내서 재탕을 한다' (중략) 제가 보기에는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 아주 원칙적인 겁니다. 우리가 결혼식에는 안 가도 초상집에는 가야되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또 사실 또 몸무게를, 경험입니다만 줄이기는 참 어렵지만 늘리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더라고요. 그렇다면 몸무게가 그렇게 안 나가면 좀 먹고 가만히 있으면 살쪄서 국방의 의무를 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대통령이 될 분은 군 통수권자가 될 분인데 어떻게 그 집안에 단 두 명만…, 그 많은 남자들 중에 한 분이, 어떻게 군에 대해서 통수권자가 되며 생명을 바치라고…, 어떻게 국민들에게 유사시에, 더구나 안보환경이 이렇게 위급한 나라에서 얘기할 수가 있는 겁니까? 또한 제가 까놓고 얘기해서 우리나라 상류층들의 인식을 저도 정말 분노를 했습니다만, 군대를 그렇게 2년 반 동안 가서 얼마나 고통스러운 시절입니까?

물론 거기서 많이 얻기도 하지만 그러나 그런 과정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더라고요. 방위로 가는 수도 있고, ROTC로 가는 수도 있고. 그렇다면 이회창 후보 쪽에서는 최소한 그런 것도 안 한 겁니다. 그것도 하기 싫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실은 두 아드님이 다 안 갔다는 것은 그것이 조작이 됐건 다 떠나서 치명적인 문제다,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으로서는 치명적인 문제다, 저 같으면 대통령 안 합니다."


저는 당시 TV를 본 많은 국민들이 "두 아들이 군대 안간 건 조작이 됐건 다 떠나서 치명적인 문제"라고 했던 전 의원의 말에 백배 공감했다고 봅니다. 검찰이 그해 10월 25일 "정연씨의 병역의혹이 증거없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음에도 국민들이 이회창씨를 대통령으로 선택하지 않은 이유가 그런 이유 때문이었겠죠.

전 의원은 2002년 대선 당시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의 '조언 그룹'에 속해 있었습니다. 전 의원이 정 후보의 지지자로서 토론회에 출연해 이회창 후보를 맹공격하자 다음날 인터넷에서는 "노무현 후보측 패널이 전여옥이었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전 의원은 지난해 <오마이뉴스>가 '대졸 대통령' 발언을 문제삼았을 때 친노 매체의 '회 뜨기' (전체 내용 가운데에서 자신이 이용해먹기 좋은 특정부위만을 발라내 인터넷에 올리는 것) 전술이라고 자신을 합리화했습니다. 기자가 전 의원의 발언 취지가 왜곡되도록 멋대로 잘라서 '마녀사냥'을 유도하는 것일까요?

전 의원의 당시 발언들을 좀더 소개하죠. 그러면 일부 네티즌들이 왜 전 의원을 노무현측 패널로 착각했는지, 과연 <오마이뉴스> 기자가 터무니없는 기사를 쓰고 있는 지 등등에 대해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사실 이회창 후보의 국정능력에 대해서 굉장히 많이 회의를 했습니다. 그분은 제가 보기에는 감사원장을 하시고 후진을 양성하셨으면 좋은 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감사원장으로서는 참 훌륭하셨고 소수의견을 냈던 판사로서는 훌륭하고 법조인으로서는 그랬지만 정치인으로서 그 분이 과연 무엇을 보여 줬는가?

의료사태 때 그분이 보여준 시각이라든가 또는 그 외 굉장히 좋은 여건 안에서 야당총재를 했지만 이 정도 지지율과 이 정도의 국민적인 인간적 친화력밖에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분의 정치인으로서 커다란 한계라고 봅니다. 또 빌라사건을 비롯해 가지고 여러 가지 병역문제에 대해서 좀더 국민에게 명확하고 호소력 있고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되는데 상당히 국민과 유리된 입장에서 마치 법관처럼 이야기했던 것은 그분이 과연 정치적인 능력이 있는가 회의를 하게 됩니다."

"저는 이회창 후보의 개혁 이미지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입니다. 왜냐하면 이회창 후보는 이미 5년 동안 야당총재를 하면서 한국사에서 가장 부패돼 있는 많은 분들의, 한국사에서 문제가 있었던 그런 곳에 있었던 분들의 힘을 너무 많이 빌렸습니다. 그것도 대단한 정치적인 부채요, 빚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혁에는 가장 걸맞지 않는 인물이 이회창 후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정몽준 후보를 한껏 추켜세운 뒤) 저는 과연 이회창 후보가 국민을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한 일이 뭔가 묻고 싶습니다."

"이회창 후보께서는 지금부터 법조인으로서 길을 가면서 후진을 양성하는 게 좋고 새로운 시대에 새 인물에게 기회를 주시는 게 나라를 위해서 좋은 일이 아닌가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봅니다."


전 의원의 '반(反)이회창 공세'가 이어지는 동안 이회창 지지 패널로 출연한 민병균 자유기업원 원장은 "병풍이라면 지지하는 저도 사실 곤란스럽긴 마찬가지", "(병역문제는) 긁으면 긁을수록 아프니 (얘기를) 끝내자"며 맥없는 방어에 급급했습니다.

한나라당의 품에 안긴 '이회창 저격수'

토론회 다음날 한나라당은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이회창 후보의 측근이었던 한 의원은 "다음날 아침 당사에 나와 보니 '전여옥씨가 이 후보 표를 깎아먹었다'는 말들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MBC가 일부러 저쪽에는 예리한 패널을 섭외하고 우리측 패널로는 너무 점잖은 양반을 섭외해서 등 편파적인 진행을 했다는 불만도 있었다"고 회고했습니다. 그러나 <100분토론> 관계자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너도 나도 안 나오겠다고 해서 마지막 순간에 어렵게 섭외한 사람이 민 원장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어쨌든 전 의원이 악연을 맺었던 한나라당에 2004년 입당하고 지난해 최고위원까지 당선되는 것을 보며 기자는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좋게 해석하면 한나라당이 이회창을 모질게 공격했던 전여옥씨의 과거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정도로 통이 커진 것이고, 나쁘게 해석하면 양쪽 모두 옛 일을 까맣게 잊어버릴 정도로 세월이 흐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전 의원 자신은 4년 전에 자기가 한 말을 기억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이회창씨의 병역 문제를 그리도 집요하게 공격했던 전 의원이 지금에 와서 "<오마이뉴스>는 왜 조용하냐"고 비꼴 자격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누군가 전 의원에게 "4년 전에는 정몽준 후보를 가리켜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원하는 인물', '정풍은 절대 안 꺼진다'고 우기더니 왜 지금은 정 의원을 돕지 않냐"고 얼토당토않은 질문을 한다면 그는 어떤 답을 내놓을까요?

전 의원은 최근 <폭풍전야>라는 책을 펴냈습니다. 그는 책에서 당시 TV토론회에 참석한 경위와 과정에 대해 "이회창은 나의 '답'이 아니었다", "대충 나의 승리(?)였다"는 식의 언급만 했을 뿐 자신의 '문제' 발언들은 쏙 빼놓았더군요.

전 의원이 그동안 보여준 행태를 보면 21일의 돌출발언이 전혀 이해가 안 가는 바도 아닙니다.

그가 한나라당 대변인이 되기 직전에 쓴 칼럼에서 박근혜 의원을 '영남권의 공주'라고 공격했다가 박 의원을 대표로 모시게 되자 "박 대표를 아꼈기 때문에 그런 글을 썼으며 여성 정치인으로서 비상한 능력과 식견, 풍부한 경험을 지녔다"고 말을 바꾼 사건은 유명합니다.

현란하다 못해 어지럽기까지 한 전 의원의 말바꾸기

내친 김에 몇 가지 더 얘기하죠.

전 의원은 2002년 TV토론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한나라당 입당과 김민석 전 민주당 의원의 국민통합21 입당에 대해 전혀 상반된 평가를 했습니다.

"철새들의 도래지로서 한나라당은 굉장히 메리트가 있지만 지금 정몽준 후보의 경우에는 어떻게 보면 홀홀 단신에다 거칠고, 재벌이지만 돈을 쓰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철새들의 도래지 메리트가 없습니다. 김민석씨가 매우 현명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의원은 최근에는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들이 한나라당 문을 두드리고 있는데 한나라당은 철새 도래지가 아니다"고 일축했습니다. 노무현 후보가 어려움에 처하자 정몽준 후보의 품으로 달려간 김민석씨를 '현명한 사람'이라고 칭송했던 전 의원이 막상 '철새' 의원들이 한나라당이라는 아랫목으로 파고들게 되면 또 뭐라고 말을 바꿀지 궁금하군요.

햇볕정책에 대한 평가도 종 잡을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전 의원은 2002년 8월22일자 <주간조선>에 실린 가수 조영남씨와의 대담에서는 "사실 저는 햇볕정책 지지자"라고 '커밍아웃' 했습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험이 희석된 건 다 햇볕정책 덕분이었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통일은 될 텐데 적대시하면 할수록 통일 비용만 올라간다"는 게 전 의원의 주장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올해 2월에는 한나라당 당원들 앞에서 "김정일이 껴안아 주니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치매 든 노인처럼 얼어서 서 있다가 합의한 게 6·15 선언"이라고 조롱했습니다. 그는 <폭풍전야>에서는 "이미 북핵이 아니더라도 서해교전으로, 김정일의 답방 거부로 6·15 선언은 총체적 실패라는 답이 나온 상태였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햇볕정책을 지지하던 사람이 한나라당에 입당했으니 전 의원으로서는 '소신 세탁'을 화끈하게 할 필요를 느꼈는지 모르겠습니다.

전 의원은 서해교전 사건에 대해서도 말을 바꿨습니다.

<주간조선> 대담에 배석한 기자가 "서해교전으로 우리 군 5명이 죽었습니다"고 말하자 전 의원은 "정말 돌 맞을 이야기이지만 우리 나라는 휴전국이기 때문에 어차피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분단 국가에서는 있을 수 있는 사건"이라고 답했습니다.

기자는 서해교전이 터진 2002년 6월 29일에 사상자들이 있던 국군수도통합병원에서 취재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나중에 주간지 기사를 읽고 '장병들의 죽음에 대해 너무 가볍게 말하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민주사회의 다양한 의견중 하나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또 이제 와서는 서해교전 때문에 6·15 선언이 총체적 실패라니요?

전 의원은 해마다 서해교전 희생자 추도식에 가시는 것으로 압니다. 그러나 거기에서 만나는 유족들에게도 2002년의 발언을 적절히 해명하셨는지 모르겠군요.

전 의원은 정치인을 '자신의 이념을 파는 직업'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종잡을 수 없는 전 의원의 이념은 도대체 무엇인지 헛갈립니다.

시류에 따라 이리저리 말을 바꾸는 전 의원에 비하면 햇볕정책을 일관되게 비판하는 김용갑 의원이 훨씬 진솔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전여옥 의원님!

의원님은 아들 병역으로 궁지에 몰린 이회창 후보를 향해서는 "저 같으면 대통령 안 한다", 취임 직후의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서는 "그는 대통령이 되지 않는 것이 좋았다"고 독설을 퍼부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순간순간 거침없이 퍼부어대는 언변이 오늘의 전 의원을 있게 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기자는 '저 같으면 국회의원 안 한다', '그는 국회의원이 안되는 게 좋았다'는 식의 거친 언사를 되돌려주고 싶진 않습니다. 다만 달라진 세상에 달라진 의원님의 모습, 정말로 씁쓸하기 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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