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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희의 <광고 오디세이>.
김병희의 <광고 오디세이>. ⓒ 새문사
김병희의 <광고 오디세이>는 광고를 해석한다. 소재별로 묶기도 하고 주제별로 다루기도 한다.

사회 현상을 광고의 메시지로 활용하는 광고주의 속내를 비춰보기도 하지만 역으로 광고를 문제 삼아 사회를 들춰보기도 한다.

광고와 종교는 어떤 면에서 닮은꼴이다. 숭배하는 신이 있고 신도들이 있고 안내하는 샤먼이 있다. 그렇다면 광고는 어떻게 유추될 수 있는가?

'광고'는 '샤먼'이다. 이때의 샤먼은 소비자들을 이른바 물신들이 모셔져 있는 상품시장으로 잡아끈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광고에서 부여받은 환상적 이미지와 그 믿음 아래 자발적인 헌금을 한다.

한때 광고에 스님과 동자승이 등장하고 수녀와 복사가 등장하고 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일련의 광고를 예로 들어 설명하고 분석한다.

종교가 신과의 관계에서 인간 스스로 자아 정체성을 형성하도록 한다면 광고는 상품과의 관계에서 자기 정체성을 구성하도록 한다. 신과의 일치를 추구하는 종교와 마찬가지로 현대인은 상품과의 일치를 통해 가치를 표현하는데 종교적인 소재가 매우 효과적으로 차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중략) 따라서 종교적인 소재를 활용한 광고들은 사실 모든 종교의 초창기 모습이 그러했듯이 자신의 교리(상품 메시지)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기성의 종교적인 소재를 차용하는 셈이다. (146~148쪽)

'광고'는 때때로 '관심 끌기'다. 일종의 '흥미유발'이다. 이러한 흥미 기제야말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붙잡아매고 상품 구매와 연결되는 암묵적인 통로라 할 것이다.

@BRI@이같은 '관심 끌기' 과정에서 광고는 낯선 이미지를 내보내기도 하고 웃음과 울음을 가져오기도 하며 상품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만 있다면 종교와 철학도 그 빌림을 마다하지 않는다.

광고에 나타난 세태를 살펴보기도 한다. 말하자면 광고 속에 표현되는 '여자'며 '집'이며 '사랑'을 잡아채내는 일이다. 한 예로 저자는 '의사 페미니즘(pseudofeminism)'을 들어 '광고'가 '여자'를 속인다고 말한다.

이영애가 18세기에 어느 백작이 살았다던 프랑스 파리 근교의 샹티성 계단을 걸어가면 성안에서 종소리가 들려온다. 비둘기 떼가 하늘로 날아오르고 이영애는 뭔가에 홀린 듯 뭔가에 빠진 듯 우아한 눈빛을 건네고 있다. 아, 여자들이 얼마나 꿈꾸던 무지개 같은 장면인가. (중략) 여자라는 존재가 남자 품에 안길 때에 비로소 행복을 느끼는 그런 존재밖에 안 되는가? 심은하가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나오는 광고에서도 "여자라서 너무 행복하다"고 한다. 여자라서 행복하다고? 좀 심하게 말하면, 그런 순간은 웨딩드레스 입는 날 빼고는 없지 않을까 싶다. 여자라서 불편하고 불행한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20쪽)

저자는 '인터넷 광고'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인터넷의 정보 제공 형태가 사용자의 마우스 클릭을 기다리는 풀(Pull) 형태에서 정보가 사용자를 찾아가는 푸시(Push) 형태로 바뀐 점을 지적하면서 새로운 광고 기법이 계속해서 개발된다면 앞으로의 인터넷 광고는 기존의 4대 매체 광고들을 훨씬 앞지를 것이라고 말한다.

덧붙여 "앞으로의 인터넷 광고는 인(人)터넷 광고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따뜻하고 어진 인(仁)터넷 광고로 발전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부연하면 '수용자와의 긴밀한 상호작용'을 염두에 둔 말일 것이다.

덧붙이는 글 | * 지은이: 김병희 / 펴낸날: 2006년 10월 23일 / 펴낸곳: 새문사 / 책값: 1만원


광고 오디세이

김병희 지음, 새문사(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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