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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부동산에 물권과 채권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을 때는 원칙적으로 물권이 채권에 우선한다는 것을 보았다. 그러면 하나의 부동산에 두 개 이상의 물권이 성립하고 있을 때 이들 물권간의 순위는 어떻게 될까? 물권과 물권 사이의 순위에 대해서 알아보기 전에 먼저 물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좀 살펴보자.

물권은 물건을 배타적으로 지배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기 때문에 동일한 물건위에 성질, 범위, 순위가 같은 물권이 동시에 성립하지 못한다. 이것을 일물일권주의(一物一權主義) 라고 한다.

@BRI@그러나 종류, 성질, 범위를 달리하는 물권은 동일한 물건 위에 동시에 성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동일한 물건위에 두 개의 소유권은 성립할 수 없으나 소유권과 지상권, 또는 전세권과 저당권은 함께 성립할 수 있다. 그리고 같은 부동산위에 1번 저당권과 2번 저당권이 함께 설정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자. 유비가 자신의 주택을 관우에게 매각하기로 하고 관우와 6억에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아직 소유권이전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그 후에 장비가 나타나 해당 주택을 7억에 사겠다고 해서 유비는 장비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장비에게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해 주었다.

이 경우 관우는 비록 먼저 매매계약을 체결했지만 해당 주택의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한다. 하나의 물건 위에 두 개의 소유권이 동시에 성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잠깐 물권변동에 관해서 짚고 넘어가보자. 위의 예에서 관우가 유비와 먼저 주택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장비는 나중에 계약을 체결하였는데도 장비가 해당 주택의 소유권을 취득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그 이유는 이렇다.

물권의 변동은 외부에서 인식할 수 있는 어떤 표상, 즉 공시방법을 수반하여야 한다. 그런데 부동산 물권에 대하여는 등기를 공시방법으로서 인정하고 있다. 즉, 부동산물권변동은 등기를 하여야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위의 예에서 관우가 비록 먼저 매매계약을 체결하였지만 소유권이전 등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고, 대신 소유권 이전 등기라는 공시방법을 갖춘 장비가 소유권을 취득하게 된다. (부동산 물권 변동은 등기하여야 효력이 발생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 하나의 부동산위에 동시에 2개의 소유권이 존재할 수 는 없지만 저당권은 동시에 2개 이상이 성립할 수 있다. 가령 하나의 부동산에 1번 저당권, 2번 저당권, 3번 저당권이 동시에 성립할 수 있다. 이런 경우 각 저당권 사이의 순위는 어떻게 결정이 될까? 시간적으로 먼저 성립한 저당권이 우선한다.

예를 들어 보자. 유비의 주택에 다음과 같이 세 개의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경우 각 저당권의 순위는 어떻게 될까?

저당권 등기 일자

 

저당권 등기 일자

저당권자

금액

2006년 10월 5일

관우

5000만원

2006년 12월 17일

장비

6000만원

2007년 1월 9일

공명

7000만원

 

ⓒ 오마이뉴스

물권의 순위는 등기한 순서에 따르므로 관우의 저당권이 1순위이고 장비의 저당권이 2순위가 되고 공명의 저당권이 3순위가 된다. 유비의 주택이 경매에 넘어간 경우에 위 순서대로 배당을 받게 된다.

가령 유비의 주택이 1억 5천만원에 낙찰되었다고 해 보자. 이 경우 먼저 관우가 5천만원을 변제 받고 그 다음에 장비가 6천만원을 변제 받는다. 공명은 낙찰금액 중 남은 잔액이 4천만원뿐이므로 4천만원만 변제받게 된다.

동일한 물건위에 두 개 이상의 물권이 성립하는 경우, 물권 상호간에 있어서는 먼저 성립한 물권이 후에 성립한 물권에 우선한다. 위에서 보았듯이 같은 부동산위에 설정된 1번 저당권은 2번 저당권에 우선한다. 저당권이 먼저 설정되고 난 후 나중에 설정된 지상권은 저당권이 실행되어 경매가 이루어지면 소멸한다. 그러나 지상권이 먼저 설정되고 나중에 저당권이 설정되었다면 저당권이 실행되어도 지상권은 소멸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물권과 물권 사이의 순위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간단히 말하면 물권 사이의 순위는 시간 순서에 따른다는 것이다. 어떤 부동산에 성립해 있는 물권은 그 부동산의 등기부등본에 기재되어 있다. (때로는 등기부등본에 나타나지 않는 물권도 있다.)

부동산 매매를 할 때 안전한 거래를 위하여 그 부동산의 권리관계가 어떻게 되는지를 분석해 본다. 이 작업을 '부동산 권리분석'이라고 한다. 부동산권리분석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지식이 바로 '물권은 시간순서에 의해서 순위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시간적으로 앞서는 물권이 선순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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