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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주간지 <슈피겔>이 "뺨 때리면 뚱뚱해진다"라는 제목으로 보스턴 대학 소아과 의사의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부모의 권위적인고 강압적인 교육 방식이 아이를 비만으로 만든다는 내용이다.

4살에서 7살까지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부모의 교육 성향이 체중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한 그 연구에 따르면, 권위적으로 교육받은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과체중이 될 위험이 5배나 높았다고 한다.

@BRI@예를 들어 억지로 야채를 먹도록 하는 부모의 강제는 나중에 아이가 야채를 거부하는 쪽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또 식사 때마다 밥그릇을 비우도록 강요된 아이들은 포만감이 들어도 끝까지 먹도록 훈련되고 일생 동안 그런 습관을 버리지 못해 비만으로 자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날씬한 외모를 손에 꼽는 요즘 세태를 감안하면, <슈피겔>이 쓴 대로 '권위적이고 엄격한 부모는 아이의 미움을 산다'는 말도 그럴싸하게 들린다.

비록 비만 문제와는 전혀 무관하지만 '권위적인 교육'이 독일에서 본격적인 비판의 도마에 오른 시점은 1968년에 절정에 이른 '68운동'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학생 언니 오빠들이 선봉에 서서 사회 전반적인 권위주의에 반기를 들자 중고등학교 아이들도 자기 학교의 권위주의적인 교육에 맞서 일어났다. 교사의 체벌이나 모욕적인 태도가 신랄히 비판되고 공개적인 '교내 흡연구역'까지 요구되었다.

'반권위주의 운동'으로도 불리는 68운동은 그 결과 특히 교육 분야의 개혁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그 뒤 아이들은 한결 자유로운 공기를 누리게 된다.

'반권위주의적인 교육'에 대한 비판도 없지 않았다. 통독 이후 청소년들의 외국인 폭력이 급증한 이유가 전통과 규율을 무시하는 68운동 세대의 고삐 풀린 교육 방식 탓이라는 주장이 불거져 큰 논쟁이 불붙기도 했다.

여하튼, 이런 거창한 사회문제를 떠나 이제 뚱뚱한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신이 혹시 권위주의적이지나 않은지 슬며시 돌아볼지도 모를 일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산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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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부산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로 있으며, 저서로는 『68혁명, 상상력이 빚은 저항의 역사』, 『저항의 축제, 해방의 불꽃, 시위』(공저), 역서로 『68혁명, 세계를 뒤흔든 상상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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