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도시, 지역에 가든 흔히 말하는 '랜드마크'(land mark)라는 것이 있다. 이 말의 뜻은 '어떤 지역을 식별하는데 적당한 사물로, 주위의 경관 중에서 두드러지게 눈에 띄기 쉬운 것'을 말한다. 주로 건축물이 이에 해당한다.
여행을 가다보면 항상 그 지역의 대표적인 건축물을 살펴보게 된다. 주요 길목에 놓인 접근성과 독특한 디자인의 건축물, 혹은 그 지역을 대표하는 역사적인 건축물은 방문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그래서 요즘엔 새로 짓는 건물마다 가능하면 해당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고자 심혈을 기울이는 경우가 많다.
방법은 주위의 고만고만한 다른 건물보다 최대한 높게 짓거나, 평범한 건물사이에 군계일학(群鷄一鶴)처럼 보이는 독특한 건축디자인을 선택하는 것이다. 통행자들의 눈에 잘 띄는 주요 길목에 디자인도 우수하고, 건축적인 기능이나 용도까지 삼박자가 잘 맞는 건물은 랜드마크가 될 소지가 많다.
근래들어 주말을 이용한 2박3일 일본여행상품이 인기가 있다는 소식이다. 특히 20,30대 젋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도쿄 주말여행은 하나의 트렌드가 된 듯 싶다. 도쿄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지역 중에 하나는 '오다이바'를 들 수 있다. 얼마나 많은 한국관광객이 다녀가는지 지난 12월 크리스마스 시즌엔 '한류스타 크리스마스 트리'라는 것이 등장할 정도다.
이 오다이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축물은 후지TV본사 건물이다. 오다이바의 명물이자, 랜드마크로서 확실히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건축물이다. 일본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건축가인 단게 겐조가 설계한 이 건물은 건물상층부에 설치된 구체(球体)전망대가 특히 인상에 남는다. 멀리서 보면 직사각형 구조체에 거의 원형에 가까운 구체가 걸려있는 모습이다.
무엇보다도 이 건물은 용적율(대지면적에 대한 그 건물의 총 바닥면적의 비율) 최대확보라는 '일반적인' 건축상식을 초월한 건물이다. 건물 중앙부위를 시원스럽게 뚫어버려 횡한 느낌이 들지만, 방문자들에겐 오다이바의 탁 트인 전망을 선사하며 독특한 공간감을 안기기에 충분하다.
구체(球体)전망대는 특히 건축가의 디자인 상상력이 극적으로 반영된 느낌이다. 구체전망대의 폭은 32m, 전체무게는 1200t이다. 주요 건축재료는 티타늄(Titanium)을 사용했다. 이 전망대에서는 270° 와이드 뷰(Wide View)가 가능하다. 재미있는 것은 대지로부터 이 구체전망대 꼭대기까지의 높이가 123.45m라는 사실이다.
이 전망대에서는 멀리 레인보우 브릿지와 동경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반대방향으로는 동경만이 한눈에 들어오고 종합쇼핑몰인 아쿠아시티나 자유의 여신상, 모노레일 역사 등을 내려 볼 수 있다. 구체전망대 내부엔 어느 각도에서도 관람이 가능한 멀티영상이 상영된다. 이때는 전망대 안쪽에 있는 커튼을 내려 실내를 어둡게 한다.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건축가의 뛰어난 디자인 상상력과 미래에 선보일 영상기술을 함께 접할 수 있다. 일본 동경 오다이바의 후지TV건물은 뛰어난 건축디자인과 영상문화의 본산인 방송국 건물이라는 용도, 오다이바의 탁 트인 바다를 면하고 있는 지역성이 결합한 랜드마크의 전형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