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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진영의 시민사회 인사들로 구성된 '미래구상' 등 제3지대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은 "사람이나 당 중심의 (대선) 논의는 인기영합주의"라며 "정책을 터놓고 말하는 '마당'(토론장)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보였다.

문 사장은 8일 오후 국민일보 빌딩에서 열린 70·80년대 민주화운동 세대가 중심이 된 '통합과 번영을 위한 국민운동 발기인 대회'에서 축사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선주자들 중의) 단 한사람도 올바른 정책을 가지고 국민과 대화하고 있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한 문 사장은 "지금 사람이 없어서 문제는 아니지 않나"라며 "누가 토지보상금을 많이 줄 것인가, 연고지에 하드웨어를 투자해서 정부예산을 쓸 것인가하는 마당에선 아무리 훌륭한 인물도 안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열린우리당의 영입인사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도 "나는 당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해 정치권과 선을 그었다.

"지금 '누가 후보냐'의 논의 자체가 벌써 우리 사회를 잘못 끌어가는 것 같다. 과거의 정책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양극화 심화되니 어떤 정책을 가지고 우리 사회를 끌고 갈 것인가가 논의가 되어야 하는데 그런 것 없이 사람 중심으로 가는 것은 인기영합으로 가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가장 먼저 폐기할 것은 이런 사람에 대한 관심이다."

'지식경영' '창조경영'을 내세운 문 사장은 한나라당의 이명박 전 시장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 오마이뉴스 권우성
문 사장은 "국토개발과 같은 과거 지향적인 하드웨어 중심의 논의에서 벗어나 외국 시장에 어떤 기회가 있는지, 중소기업의 세계화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보장할 수 있느지 전문가들과 함께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더이상 통하지 않는 개발복지는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며 "지식복지, 일자리복지로 바꿔내기 위한 토론회가 이뤄진다면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선출마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고민해 본 적 없다, 권유받은 적 없다"는 말로 일축했다. 하지만 여운은 남는다.

자신의 정체성을 '경제인'이라 강조하면서도 "다영역간 힘을 합쳐야 한다"며 "정부조직은 수직적이지만 기업은 세계와 경쟁하는 수평조직이다, 씨줄과 날줄이 있어야 천이 되듯 적극적 협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치와 경제의) 벽이 너무 심하면 통합적 창조적으로 나가는데 뒤쳐질 수 있다"고 말해 '경계'를 두지 않았다.

이날 행사에서 '스포트라이트'는 일제히 문국현 사장에게 쏠렸다. 대선 출마에 집중된 기자들의 질문에 "아이고 왜들 이러시나"라며 피하면서도 경제 관련해서는 술술 얘기가 풀렸다.

또한 문 사장은 이 단체가 내건 '평화개혁세력의 대통합'에 대해 "평화 싫어하는 국민이 있냐"고 반문한 뒤 "개혁이 결국 가치창조이고 우리경제와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인데 이런 운동이 곳곳에서 일어나야 한다"고 동조했다. 아울러 "경제인이 빠지면 어떻게 사회발전 국가발전이 있겠냐"며 "2천만 근로자에게 희망을 주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고 경제인의 역할을 강조했다.

문 사장은 이날 축사에서 "우리 경제가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잘못된 방향으로 들어섰다"며 "근로자의 해고가 아니라 재교육을 통해 지식, 창조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근로자의 이동성을 높이는 뉴패러다임, 국민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통합과 번영을 위한 국민운동'은 70년대 유신시절 이른바 '긴급조치' 세대들이 중심이 된 모임이다. 이들은 "평화체제구축과 신자유주의의 극복이 절실하다는데 합의하고 현 정치권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미래구상' '소통과 전망' '원탁회의 준비모임' '긴조·집시연대' 등 진보진영과는 간담회를 통해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운동초심으로 돌아가 역사 앞에 다시 서자"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미래구상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대화 교수와 열린우리당 민병두 우원식 정봉주 의원들의 참석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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