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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 전 대통령은 13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기자연맹(IFJ) 특별총회 강연을 통해 "미국이나 북한 양자가 다 같이 핵 문제를 해결해야 할 적극적인 필요성이 있다"며 "북한 핵 문제가 6자회담의 적극적이고 현명한 협력을 통해서 해결될 전망이 크다고 본다"고 밝혔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다시 '강연'을 시작했다.

1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기자연맹(IFJ) 주최의 행사에 참석한 김 전 대통령은 '6자회담 성공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지난해 10월 북한의 핵실험 사태 이후 '햇볕정치' 옹호에 나서며 맹렬한 강연 정치를 펼친 바 있는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2월 노벨평화상 수상 6주년 기념행사에서 밴플리트상 수상연설을 한 후, 올 들어 첫 번째 갖는 강연이다.

특히 이날 강연은 최근 무르익고 있는 남북정상회담 논의와 관련해 'DJ 역할론'이 제기된 가운데 열린 행사라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김 전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지금이 적기'라는 인식을 보였다. 김 전 대통령은 "6자회담의 성공을 위해, 북한을 적극적으로 격려하기 위해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좋다"고 전제한 뒤 "지금 단계는 정상회담에 주안점을 두고 노력해야 할 때"라며 남북 정부 간 긴밀한 대화를 주문했다.

아울러 방북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북한과 남한 양쪽에서 저의 북한 방문을 바라는 것이 다시 이뤄지면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며 "그런 기회가 오면 한번 방문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내가 방북을 하게 된다면) 김정일 위원장과 함께 오늘 21세기 세계를 우리가 어떻게 봐야 하나, 아시아는 과연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 나가야 하나, 그런 가운데서 우리 한민족의 살 길이 무엇인가, 남북이 공동 승리하는 통일은 무엇인가, 후손에게 어떤 한반도를 넘겨줄 것인가, 그런 우리들의 책임 등에 대해 얘기를 하고 싶다. 물론 현안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그러나 지금 중요한 것은 6자 회담의 성공이고 남북정상회담의 실현이라도 본다."

"기회 오면 다시 김정일 위원장 만나고 싶다"

6자회담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낙관했다. 김 전 대통령은 "미국이 이대로 가면 북미 관계의 성공을 의심할 여지는 없다"며, 특히 "북한이 6자회담의 성공을 저해할 어떤 노력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해 북미 대화에 임하고 있는 북한의 태도를 높이 샀다.

"북한이 핵 시설을 다시 사용할 수 없도록(불능화) 조치하는데 동의하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고농축우라늄의 문제에 대해 자기네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또한 과거 클린턴 정부 시절의 제네바 합의 때는 북미 간 연락사무소 설치를 북한이 꺼려했는데 이번에는 연락소 설치를 제치고 바로 외교 관계로 들어가자고 하고 있다. 미국과 북한 양쪽이 이번에야 말로 핵문제를 해결할 이유를 가지고 있고, 성공 못했을 때 엄청난 '데미지'를 입게 된다."

이어진 '북한이 시간을 벌기위한 속임수 아니냐'는 질문에 김 전 대통령은 "북한이 자기네가 살기 위해서라도 미국으로부터 안전보장을 받아야 하고 국제투자도 받아야 하고 일본과 국교정상화해서 100억불 예상되는 배상도 받아야 하는 절박한 처지에 있다"고 전제한 뒤 "그렇지 않으면 비록 핵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북한 경제는 유지하기가 어렵다"며 "그런 필요성을 봐서라도 북한이 이번 6자 회담을 잘못되게 할 이유가 없다"고 확신했다.

미국에 대해선 "지난 6년 동안 북한과 대화를 거부하고 '주고받는 협상'을 거부하다가 엄청 손해를 봤다"며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도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6자회담 성공할 '현실 가능성' 높아"

▲ 김대중 전 대통령은 13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기자연맹(IFJ) 특별총회 강연을 통해 "미국이나 북한 양자가 다 같이 핵 문제를 해결해야 할 적극적인 필요성이 있다"며 "북한 핵 문제가 6자회담의 적극적이고 현명한 협력을 통해서 해결될 전망이 크다고 본다"고 밝혔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편 김 전 대통령은 연설문에서 "6자 회담을 통해 북미관계가 개선되면 남북 관계는 봇물이 터지듯이 전면적인 교류와 협력의 시대로 들어 설 것"이라며 "한반도에 새봄이 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또한 통일 시기에 대해서도, 이전과 달리 "완전한 통일까지 10년 내외의 세월이 걸릴 것"이라고 말해, 시기를 앞당겨 예측했다. "한쪽이 승리하고 한쪽이 숙청 당하는 통일이 아닌 공동승리의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이후에도 강연 스케줄이 잡혀 있다. 26일엔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재학생 50여명을 김대중 도서관으로 초청해 한반도 상황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또 27일에는 '로마 협정 50주년 유럽연합(EU) 기념행사'에 기조연설이 예정되어 있고, 다음달에는 국내 대학 강연도 고려중이나 확정되지 않았다. 5월엔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이 수여하는 '자유상' 수상차 독일을 방문해 '한반도 해빙'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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