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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닥에 앉아있는 사람이 우세현 목사. 서서 기자회견에 대해 논평하고 있는 이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이광선 총회장.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이 조성기 공교단 사무총장(왼쪽), 이용규 한기총 대표회장(오른쪽).
ⓒ 에큐메니안 장익성
한미FTA 협상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사학법 재개정 문제가 4월 임시국회에서 논외로 취급되자, 사학법 재개정 문제로 시선을 모으기 위한 보수기독교계의 관심 끌기에 나섰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가맹교단인 예장합동 측 우세현 목사는 '사학법 재개정 촉구'를 위해 3일 오전 11시부터 한기총 사무실(서울 연지동)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4월 임시국회가 열렸는데도 개정 사학법 재개정 논의 일정조차 잡히지 않는 등 정치권의 관심에서 외면당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 목사는 "기독교 사학들은 사랑의 정신을 가르치고자 세워졌는데, 정부가 일부 비리학교를 빙자해 그 고유의 정신을 빼앗으려 한다"며 금식기도로 이 같은 시도를 막자는 취지에서 단식을 감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우 목사가 속해 있는 예장합동 교단은 지금까지 개방이사제 반대를 주도적으로 이끌어온 예장통합의 적극적 농성에서는 한 발 물러서 있던, 개신교 최대 규모의 보수 교단이다.

예장합동 교단에서 직영하는 신학교도 사당동에 있는 총신대학교를 제외하면 타 교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수였기 때문에, 사학법 재개정 문제는 예장합동 교단 전체의 관심사로 취급되지 못해왔다.

또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내부적으로 서로 대한예수교장로회의 장자교단임을 자처하며 예장합동 교단과 예장통합 교단이 경쟁 구도를 취하고 있어, 예장합동 교단 측에선 그동안 삭발 농성 등을 통해 적극적 반대 입장을 펴왔던 예장통합 교단의 주도권에 동조하고픈 생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교단 배경으로 봤을 때나 특별히 사학과 관련한 배경도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 목사의 단식은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우 목사는 종교적 신념일뿐 교단과 상관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 단식이 사학법 재개정에 대한 이견이 분분해지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그동안 소극적이던 예장합동 교단을 끌어들여 일시적으로 연대하는 차원에서 진행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예장통합 총회장의 삭발과 연이어 이뤄진 3백여 남녀 목회자 삭발 농성 등 압력에도 불구하고, 사학법 재개정 문제가 장기화하고 '반대는 일부의 목소리다'라는 주장과 달리 교계 내에서 재개정 반대 목소리가 만만치 않은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3월초 1970~80년대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던 교계 원로들이 내놓은 중재안이 힘을 얻어가고, 결정적으로 총회장의 이름으로 억눌러온 예장통합 교단 내에서조차 심심치 않게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중 교단의 중요한 구성원이며 한 지방을 관할하는 노회(전주노회)마저 정면으로 교단 입장에 반대하고 있는 점도 예장통합 교단의 곤혹스러움이다. 그래서 예장합동 소속인 우 목사의 합류를 통해 개신교단에서 다수가 '사학법 재개정 촉구' 입장임을 천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예장통합 교단에서 이광선 총회장과 조성기 사무총장, 한기총에서 이용규 대표회장과 최희범 총무, 정연택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예장합동 교단에서는 장차남 총회장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부총회장이 대신 참석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 에큐메니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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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에 메여 있다는 것은 사람이든, 조직이든 줄을 잡고 있는 이의 방향과 눈치를 봐야 하는 것 같습니다. 조직을 떠나 비교적 자유로워지니 이제 메이지 않은 글을 쓰고 싶어졌습니다. 진솔한 이야기를 다른 이와 이제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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