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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에서 섬진강 꽃길을 지키고자 환경미사를 열었다.
천주교 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에서 섬진강 꽃길을 지키고자 환경미사를 열었다. ⓒ 배만호
16일 오전 11시 경남 하동성당에서 19번 국도의 꽃길을 지키려는 환경미사가 천주교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주도로 열렸다.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공원에서 하동읍까지 약 11km를 걸을 예정이었으나, 비 때문에 행진을 취소하고 하동성당에서 미사만 열었다.

환경미사에 이어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정의평화위원회 백남해 신부는 "전국의 각 지자체들이 지역발전을 내세우지만, 섬진강 꽃길 4차선 확장은 지리산과 섬진강 지역 난개발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행정당국은 지역주민의 의견을 언론에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으며, 특히 하동군수는 19번 국도 확장을 반대하는 주민이 더 많은데도 찬성하는 주민이 더 많은 것처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백 신부는 "지역주민들에게 이익이 되도록 개발해야 한다"며 주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뜻을 실질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미사를 마친 후 하동읍내를 돌며 주민들에게 도로 확장 공사의 문제점을 알렸다.
참석자들은 미사를 마친 후 하동읍내를 돌며 주민들에게 도로 확장 공사의 문제점을 알렸다. ⓒ 배만호
19번 국도의 섬진강 꽃길을 지키기 위해 '섬진강과 지리산 사람들' 주도로 지난 3월 시작한 도보순례에는 산청의 간디학교 학생까지 참여했다. 또한 포털사이트 다음, 네이버 등에서도 섬진강 꽃길을 지키자는 누리꾼의 목소리가 높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녹색연합, 경남환경운동연합, 지리산생명연대, 섬진강과 지리산을 지키는 사람들, 하동군민대책위 관계자들도 참여했다.

군청 현관에 있는 홍보용 사진. 하동군은 이 홍보용 사진을 군내 모든 관공서에 두고 있다.
군청 현관에 있는 홍보용 사진. 하동군은 이 홍보용 사진을 군내 모든 관공서에 두고 있다. ⓒ 배만호
참석자들은 미사를 끝내고 하동군청을 찾았다. 이름을 밝히길 꺼려하며 단지 직원이라고만 소개하는 도로건설과 직원의 생각은 반대주민들의 의견과 전혀 달랐다. 그 직원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주민설명회를 한 번도 열지 않았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최소한 세 번 이상 열었으며 가장 최근에 주민설명회를 연 건 지난해 9월이었다. 더구나 반대하는 주민이 더 많다고들 하는데 이는 잘못된 주장이다.

군에서는 5만4000여명에 이르는 전체 하동군민 가운데 7450명의 찬성 서명을 받았다. 이와 달리 반대하는 주민이 더 많다고 하면서 제시하는 건 하동 주민의 수가 아니라 인터넷 등을 통해 서명 받은 사람들의 숫자다.

아울러 19번 국도 확장을 찬성하는 주민 모임도 있다. 또한 도로 관련 문제는 부산지방국도관리청에서 담당할 일이지 군에서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

군청에서 나오다가 우연히 하동군수를 만나 19번 국도에 대해 잠깐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하동군수는 "최대한 환경을 살리고자 한다, 특히 지금의 아름다운 길을 보존하고자 2차선 도로의 형태를 그대로 살리면서 4차선 도로를 만들 것이다, 그래서 4차선 도로의 제한 속도를 시속 60km로 했다"고 말했다.

'현재 2차선 도로의 제한 속도가 시속 60km이지만 실제로는 80km 정도로 주행하고 있는데 4차선 도로에서 60km로 주행하는 운전자들이 있겠는가'라고 묻자 하동군수는 "그것은 도덕성의 문제며 우리는 제한속도로 시속 60km만 정하면 된다"고 말한 후 다른 일정이 있다며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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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말이 적어야 하고, 뱃속에 밥이 적어야 하고, 머리에 생각이 적어야 한다. 현주(玄酒)처럼 살고 싶은 '날마다 우는 남자'가 바로 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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