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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구항 부두 시장의 영덕 대게
ⓒ 김영명
영일만 신항에서 20번 도로를 따라 북상하면 칠포 해수욕장에 도달한다. 백사장만 넓게 퍼진 가운데 댕그라니 화장실 건물 한 채가 서 있다. 볼일을 보러 들어가는 순간 대번에 불쾌해졌다. 불결하고 냄새가 지독하다. 요즘 전국 어디를 가도 이런 화장실은 찾아보기 힘 드는데-.(누구, 칠포 해수욕장 관리부서에 전화해줄 사람 없을까)

▲ 불결하고 냄새나는 칠포해수욕장
ⓒ 김영명
칠포1리 부락을 지나는데 주변 산들이 온통 민둥산이다. 의아해서 주민에게 물어보니 3년 전에 일어난 큰 산불 때문이란다. 반 백년이 지나야 원상회복이 가능할는지? 폭우라도 쏟아지면 흙더미가 마을을 안 덮칠지 염려스럽다. 한 순간의 실수가 이렇게 산야를 황폐화 시킬 수 있다니-. 무서운 일이다.

▲ 3년 전의 산불로 민둥산이 된 칠포부락 뒷산
ⓒ 김영명
8km 떨어진 월포로 가는 길목에 범선 모양의 예쁜 레스토랑 건물을 발견하고 들어간다. 잠시 휴식도 취할 겸 동해의 푸른 바다를 보면서 차 한 잔을 마신다.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커피 한 잔 값 5000원. 키위쥬스 8000원.

▲ 해안가 언덕이 세워진 범선 모양의 음식점
ⓒ 김영명
월포 해수욕장은 자갈이 절반 이상 깔린 백사장이다. 인근에 온천이 있었는데 영업부진으로 휴업 중이다. 화진 해수욕장 못미처서 20번 도로는 7번 국도와 합류한다.

건물 전면에 요란하게 광고 간판을 크게 달고 있는 화진 휴게소에서 사람과 차가 함께 휴식한다. 휴게소 뒤로 돌아가면 전망이 좋다. 동해의 망망대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점심때여서 해물라면과 해물우동을 주문했다. 그런데 해물은 잠수복 입고 잠수해 봐도 찾을 수 없다. 막판에 젓가락 끝에 걸린 것이 잔 새우 꼬리다. 해물라면값 3500원.

▲ 광고로 도배한 화진 휴게소 건물
ⓒ 김영명
점심은 라면으로 때우고 커피 값으로 5000원을 지불했으니 우리는 틀림없는 '된장녀, 된장남'이다. 된장녀의 행동심리를 누군가가 말하기를 '1등만 추겨 세우는 우리 사회에서 주눅들지 않고 기 살려 어께 좀 펴고자하는 자기 만족의 표현'이라고 했는데-. 그래서 5000원의 스타벅스 커피 값은 커피를 사는 것이 아니라 커피문화를 향유하는 값이라고 주장한다.(글쎄 나도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된장남이 아닌 것만은 틀림없다.)

▲ 멋들어진 간판의 화진 해수욕장
ⓒ 김영명
7번 국도를 따라 화진에서 장사(해수욕장)로 또 남호(해수욕장)로 가는 도중에 경보휴게소가 있는데 그곳에 각종 화석을 모아놓은 '경보화석박물관'이 있다. 어린이를 대동한 부모라면 한번쯤 구경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 화석박물관이 있는 경보 휴게소 건물
ⓒ 김영명
강구 항으로 들어가기 전에 '삼사 해상공원'(강구면 삼사리 소재)이 있다. 마침 제10회 '영덕대게축제' 이틀째 되는 날이라, 축제 주행사장인 이곳에서 인기연예인 공연, 대게잡이 체험, 대게 무료시식회, 대게 요리대회 등 각종 행사를 하고 있다.(나는 거기서 에밀레종을 본뜬 큰 경북대종만 보고 나왔다. 왜? 너무 복잡해서-)

▲ 영덕대게축제 행사장의 대게잡이 체험
ⓒ 김영명
이 공원은 들어오는 가로수 길이 멋있다. 산정에 올라보면 북쪽으로 아름다운 강구 항과 금진해변이 내려다보이고 남쪽으로는 남호해수욕장의 반짝이는 모래밭과 파도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공원을 한바퀴 둘러 뒤돌아 나오면 바로 오십 천과 바다가 마주치는 강구 항이 나타난다. 오십 천은 50군데의 계곡물이 합쳐 큰 내가 되었다고 붙여진 이름으로 45km를 흘러 동해의 강구 항 바다로 빠진다.

▲ 영덕대게축제 주행사장인 삼사 해상공원 전경
ⓒ 김영명
7번 국도에서 오십 천을 가로지르는 큰 다리를 건너면 거기서부터 해안가로 뻗은 도로 양편에 150여 곳의 대게전문식당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대게를 삶는 찜통에는 희뿌연 김이 쉴 새 없이 뿜어 나온다. 도로 양편의 차들은 굼벵이 걸음을 걷고 있고 주변 식당들은 들고나는 사람들로 한가할 틈이 없다.

▲ 영덕대게축제가 열리고 있는 강구항 전경
ⓒ 김영명
게발이 대처럼 생겼다고 이름 지은 영덕대게는 영덕군 강구면과 축산면 사이 앞바다에서 잡힌다. 주로 게의 속살이 꽉 차는 3~4월에 많이 어획하며 6월부터 10월까지는 산란기와 탈피기여서 어획이 금지된다. 그리고 등 각질이 9cm이하는 잡질 않는다고 한다. 특히 깨끗한 모래바닥이 많은 강구, 축산 앞바다에서 잡히는 영덕대게는 살이 야물고 맛이 좋아 상등품으로 동해의 보석 대접을 받는다고 한다.(울진사람이 들으면 화 나겠다. 나도 들은 얘기다.)

덧붙이는 글 | 동해안 여행기 제7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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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태어난 해: 1942년. 2. 최종학력: 교육대학원 교육심리 전공[교육학 석사]. 3. 최종이력: 고등학교 교감 명퇴. 4. 현재 하는 일: '온천세상' blog.naver.com/uje3 (온천사이트) 운영. 5. 저서: 1권[노을 속의 상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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