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자마자 달콤한 빵 향기가 10평 남짓 가계 안에 가득하다. 손님들도 제법 북적거리고 빵집 주인 정미경씨(여, 36세)는 환한 미소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4월 25일 경기도 안양 평촌에 있는 친환경 우리 밀 빵집 '자연드림 평촌점'에 다녀왔다. 친환경 우리 밀 빵집을 개업한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약 한 달 전쯤이다.
"평촌에서 친환경 우리 밀 빵집을 개업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런 친환경적이지 않은 과자부스러기는 이제 드시지 마세요. 이제 친환경 먹 거리를 드셔야 합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확신이 배어 있는 말이었다. 시민단체 회의가 있던 날 딱딱한 회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한다는 취지로 과자를 탁자에 풀어놓았었다. 그 때 정미경씨는 친환경 빵집을 개업할 예정이라며 이렇게 얘기했다.
전국최초 조합원 공동출자 빵집
정씨는 경기도 안양에서 7년째 공동육아 조합 '친구야 놀자' 를 운영해 왔다. 공동육아는 아이들을 아이들답게 키우기 위한 대안 교육 프로그램으로 안전한 먹거리에 큰 관심을 기울여 왔다. 방부제나 각종 색소가 들어 있는 유해 식품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생활 협동조합을 통해 친환경 먹거리를 구입해 왔던 것.
'친구야 놀자' 조합원들은 지난 7년간의 경험을 통해 아이들의 건강에 있어서 무엇보다 안전한 먹거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그리고 보다 많은 사람들과 경험을 나눌 수 있는 길을 찾았다. 그러다가 '자연드림'을 만난 것이다. 정씨를 비롯한 '친구야 놀자' 회원들이 '자연드림'에서 추진하는 프랜차이즈 사업과 손을 잡은 것이다.
자연드림은 유기농 생산자, 판매자, 유통 및 소비자 조합들이 공동 출자해 만든 회사다. 이번에 개업하는 빵집은 평촌 1호점이며 자연드림 베이커리 8호점이다. 자연드림 빵집은 서울 목동에 2곳, 경기도 일산에 1곳 을 포함 총 8개의 분점이 있다.
자연드림 평촌점은 전국 최초로 조합원들의 공동 출자로 설립된 매장이다. 약 2억5천만원의 기금을 조합원들이 십시일반 출자해서 모은 것이다. 조합원들이 기금을 모은 이유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다. 건강한 먹거리를 이웃과 함께 나눈다는 취지였다.
또, FTA 파고를 이겨내는 데 보탬이 되고자 하는 목적도 있다. 우리 농산물을 애용하여 미국 농산물 수입개방 조치로 고사 직전인 우리 농촌을 살리는 길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가지고 지난 4월1일 '안양 친환경 협동조합'(이하 안양친협) 을 설립했다. '안양 친협'에는 정씨와 함께 공동육아를 하던 '친구야 놀자' 조합원들 중 14가구가 참여했다. 친구야 놀자 조합원은 약 30여 가구였다.
'안양친협'(조합원 14명) 은 자체적으로 만든 정관에 따라 모든 수입은 조합원들이 공동으로 분배하며, 사업장도 조합원이 선임한 자가 운영한다.
갓 빻은 밀에는 열과 독이 없다
자연드림에서 판매하는 빵은 모두 갓 빻은 친환경 무농약 우리 밀을 사용해서 만든다. 통밀을 가지고 있다가 빻아서 3일안에 빵을 만드는 것이다. 밀의 원산지는 전남 순천이며 '생협연대'를 통해서 조달된다. 갓 빻은 밀은 묵은 밀에서 나오는 열과 독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쌀을 사용해서 만들어야 하는 빵은 유기농 쌀만을 사용한다.
마아가린과 쇼트닝을 사용하지 않고 트랜스 지방산이 없는 버터만을 사용한다. 우유는 유기농 사료를 먹인 소에서 짜낸 유기농 우유만을 사용한다. 설탕도 화학적 정제를 하지 않은 유기농 설탕을 사용하고 계란도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기른 닭에서 나오는 유정란을 사용한다. 또, 제조 과정에서 화학적 첨가물(유화제, 가성소다)을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
'자연드림 평촌1호점'에서 빵을 만드는 기사들은 모두 본사 소속이다. 생협의 목적에 맞게 일체의 다른 첨가물을 넣지 못하도록 본사에서 교육시키고 관리한다. 빵 종류도 다양하다. 현재 매장에서 판매되는 것 만해도 110가지가 넘고 일주일에 1가지씩 계속 개발 중이다.
빵 가격은 약간 높은 편이다. 자연드림에서 최대한 가격을 낮추려 노력했지만 재료비가 비싸다보니 일반적인 빵 기격보다 평균 10%정도 높다. 빵 맛은 달지 않다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빵에 비해서 단맛 보다는 단백한 맛이 강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안양뉴스(aynews.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