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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신: 12일 밤 9시 20분]

대권도전 선언 후 첫 지역 방문 '광주'... "무등산의 품에 안기고파"


"어? 명박이~ 박근혜… 거 거시기 해버리시요"

광주광역시 무등산 자락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아주머니의 말에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후 12일 광주를 찾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거시기 해버리라"는 것은 '박근혜 전 대표를 이겨버리라'는 의미.

한나라당 당심이 경선 룰을 둘러싸고 격한 내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전 시장은 당 내분사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며 대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주말 공식일정 없이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에 대해 고심하며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전 시장이 11일 판문점 방문 후 첫 지역방문지로 호남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광주를 선택한 것은 현재 자신에 대한 호남의 지지세를 과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판문점 이어 호남으로... "5∙18의 한을 넘자" 지지 호소

▲ 약사사 앞 공터에서 이 전 시장은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이어서 5.18의 한을 뛰어 넘어서 희망과 번영을 이야기하는 시대를 광주와 전남민들이 만들어가자"며 지지를 호소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이 전 시장은 12일 오전 광주를 찾아 (사)문화행동과의 간담회, 자신의 지지자와 광주전남지역 당원 등 300여명이 참여한 무등산 등반대회에 참석했다.

그는 등산에 앞서 "우리 앞에 주어진 국가적 사명을 우리 모두 힘을 모아서 이뤄내자"며 "오늘 등반은 우리에게 희망과 번영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이 인사말을 하는 중간 중간 지지자들 속에서 "이명박" "이명박" 연호를 외치기도 했다.

약사사 앞 공터에서 이 전 시장은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 어제(11일) 판문점을 갔다 오늘(12일) 광주를 들렀다"면서 "13일 5∙18민주화운동을 기념하는 마라톤대회에 참가하고 저는 광주의 민주화 정신을 이어서 이제 5∙18민주화운동의 한을 뛰어 넘어서 희망과 번영을 이 광주에서 만들어내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전 시장은 "시원하고 녹음이 우겨진 광주와 전남의 명산인 무등산에 올라서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며 "저는 끼니를 잇기 힘들었던 한 시골 청년에서 이제 이 자리에 섰다, 그렇게 만들어 준 대한민국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 민국 모두가 잘 사는 나라, 그러면서도 따뜻한 사회, 강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 제 목표"라며 "이것은 저 혼자서는 할 수 없다. 여러분과 함께 통합되고 단합된 힘으로 이 꿈을 이루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대한민국 747'를 주창했다. 그는 "우리가 목표하는 7% 경제성장, 10년 안에 4만불 소득 이루고 7대 강대국이 이뤄지면 '대한민국 747'이 이뤄지고 지역감정도 없어질 것"이라며 "오늘 우리가 당면한 어려움을 다시 한번, 어떤 어려움도 모두 힘을 합치면 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747' 이루는데 힘 모으자"... "무등산 품에 안기고 싶어"

▲ 무등산 약사사에 도착한 이 전 시장이 대웅전 앞에서 정의화(왼쪽) 의원과 함께 합창을 하고 있다. 정 의원은 "무등산의 품에 안기고 싶은 마음에 지역으로는 가장 먼저 광주를 찾았다"고 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이 자리에서 그는 호남민심에 특히 호소했다. 그는 "언제까지나 (5∙18)한에 매여서 살 수 없다, 이제 한을 털어버리고 희망과 번영을 이야기하는 그런 시대를 광주와 전남민이 열어야한다"면서 "힘을 합져서 반드시 이뤄내자"고 했다.

이 전 시장은 산을 내려오는 길에 '기분이 어떠냐'는 기자의 질문에 "날씨도 좋고 기분이 매우 좋다"고 했다. 하지만 정치적인 질문에는 말문을 닫았다. 이날 오전 광주 상무지구 한 호텔에서 열린 문화 단체와의 간담회 자리에서도 그는 당내 상황에 대해 "그것에 대해선 말 안하는 게 좋겠다. 정치적인 이야기는 안하려고 한다"며 언급을 피했다.

이 전 시장의 산행에 동행한 정의화 한나라당 의원은 "당내 문제로 심기가 불편할 텐데 그 심기를 씻고 가기를 바란다"며 "광주 무등산에 와서 당 문제를 말 해서는 안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명박 전 시장이 판문점에 이은 첫 지역 방문지로 호남민심의 방향타 역할을 하는 광주를 선택한 것은 자신에 대한 호남 지지세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와 같은 거부감은 없지만 한나라당으로서는 여전히 호남은 '정치적 볼모지'다. 하지만 이 전 시장은 호남출신인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물론 비한나라당 대권 주자들을 제치고 여론조사에서 30%가 넘는 지지율을 보이고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당내 주자만을 놓고 볼 때도 호남에서 박근혜 전 대표는 두 자리 수 지지율에 미치지 못해 이 전 시장에게 크게 뒤쳐져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행보라는 해석도 있다.

이에 대해 정의화 의원은 "20일 전 쯤에 광주 방문 일정을 잡았는데 대선 출마 공식선언을 광주 방문 이전에 하자고 해서 10일 공식선언한 것"이라며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지역 방문의 첫 행보를 광주에서 한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는 미래는 문화도시인데 그 중심적 역할과 중심에는 무등산이 있다"며 "무등산과 518묘지, 광주를 가장 먼저 찾은 것은 호남에 대한 애정의 표시이고 애틋한 마음을 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광주의 '어머니의 산' 무등산의 품에 안기고 싶은 심정을 나타낸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시장은 광주에서 일박을 하고 13일 오전 7시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후 제7회 5∙18마라톤대회 참가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 등산객들에게 손을 흔들며 즐거워 하고 있는 이 전 시장.
ⓒ 오마이뉴스 강성관

[ 1신 : 12일 오후 2시 29분]

광주 찾은 이명박 "정치 애기는 않겠다"


경선룰 갈등으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칩거에 들어간 가운데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12일에도 광주광역시를 찾는 등 대권 행보를 이어갔다.

대권 도전 공식선언 후 두 번째 행선지로 광주를 택한 이 전 시장은 당 상황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현재 한나라당은 '친박'(친 박근혜) 성향의 당원들이 염창동 당사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는 등 내홍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강재섭 대표의 '사퇴' 배수진과 박 전 대표의 반발로 당내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그것에 대해선 말 안하는 게 좋겠다. 정치적인 이야기는 안하려고 한다"며 언급을 피했다.

이에 앞서 이 전 시장은 이날 오전 광주의 한 호텔에서 사단법인 문화행동(대표 김태욱) 회원 40여명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 전 시장은 비교적 밝은 분위기로 대화를 이끌어 나갔다.

▲ 12일 광주를 방문한 이명박 전 시장.
ⓒ 오마이뉴스 강성관
광주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과 관련해 그는 "특별법이 만들어지고 추진되는 데 대해 전적으로 동감한다"면서 "힘이 있게되면 적극 협력하겠다, 하지만 백수여서 도와 줄 수가 없다"고 답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 참석자의 "'마실 문화'를 위해서 주택문화를 전환할 의향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이제 무엇이든 환경을 배제하면 아무것도 상상할 수 없게 됐다"면서 "전남의 젖줄이라는 영산강을 보니 젖줄이 썩고 있는데 그대로 두고 있어서 놀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영산강 물을 맑게 하는 일부터 배가 다니게 하면 강 줄기에 역사가 살아난다"면서 "청계천의 경우도 600년전 다리를 찾아서 복원해서 외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 온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또 "영산강, 낙동강, 한강 주변을 살리면 굉장한 가치를 얻을 것"이라며 자신이 구상중인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 전 시장은 이날 호남지역 인사들과 비공개 오찬을 나눈 뒤 광주전남지역 당원 등 지지자들과 함께 무등산 등반에 오를 예정이다. 또 광주 방문 둘째날인 13일에는 5·18기념 마라톤대회에 참석한 후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나라사랑 시민포럼' 세미나에 참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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