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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익산 재선충병으로 나무를 모두 잃은 산주의 뒷모습
전북익산 재선충병으로 나무를 모두 잃은 산주의 뒷모습 ⓒ 화면촬영
재선충병 : 1mm의 크기로 가늘고 실과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는 기생충.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염하늘소에 의해서 다른 나무로 병을 확산시키는 무서운 병.

어젯(25일)밤 지역방송(TV패트롤 무허가)을 보게 됐다. 몇 년 전 나는 재선충이라는 기생충을 모스페셜 다큐멘터리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그날이 식목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 당시 최초 방생한곳이 부산동래(1988)라고 했다. 모동물원에서 원숭이를 수입해오던 중 목재에서 재선충이 옮겨진 것이다. 그 후 2006년까지 8개시·도, 53개시·도·구에 걸쳐 80만 그루가 피해를 보았다.

재선충은 미국에서 처음 발생했고, 사람들의 무분별한 수입은 결국 세계전역을 재선충으로 물들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아무생각 없이 들여온 외래어종(황소개구리, 물고기(베스), 빨간귀거북)의 방류로 인해 큰 위협을 받고 있다. 빠른 개선책이 필요하지만 그간 엄청나게 늘어난 수 앞에선 속수무책이다.

재선충의 확산은 그 후로도 계속되었다. 경기도 광주 최초로 잣나무에서도 발생했고(2007년 3월), 강원도 원주시를 비롯해 경기도 남양주시에서도 추가로 발생됐다고 한다. 이제는(소나무, 잣나무, 해송)까지 위협받고 있다.

아무리 건강한 수목이어도 재선충에 감염되면 수분과 양분의 이동이 차단되어 솔잎이 말라 아래로 처지게 된다. 기온이 높아지면 다량의 재선충이 침입해 3주내에 외관상 잎이 변색되고 한달 후 잎 전체가 고사하며 8~11개월 만에 한그루 소나무가 완전고사하고 마는 무서운 병이다.

그런데 10년도 채 안 돼 전북익산을 비롯해 임실까지 재선충병이 빠르게 확산된 것이다. 사람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는 것일까. 국가에서 온갖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천천히 확산되고 있는 재선충병을 진정 막을 수 없는 것일까.

익산의 한산주는 평생을 정성들여 가꿔온 수목원을 재선충병으로 인해 한순간에 잃어야했다. 재선충이 한 번 발병하면 반경 500km 내 모든 나무는 불태워 없애야 한다. 산주는 보상 한 푼 못 받고 망연자실 담배연기에 시름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전북익산에서 처음 발병했을 당시 산림청에서는 부랴부랴 목재를 들이는 곳에서 검문검색을 실시했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검색으로 재선충을 막는 건 한계가 있는 듯했다.

이대로 가다간 50년 후엔 소나무가 전멸하고 말거란다. 무섭고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푸른산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보았는가. 5000년 전부터 인간과 함께 해온 소나무의 소중함을 우린 아직 알지 못하는 것 같다. 당장 피부로 와 닿지 않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앞으로 닥칠 재앙이 머지않았음을 우리는 인지해야 할 것이다.
#소나무#재선충#전북익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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