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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바람에 일렁이는 구만리 황금보리
바닷바람에 일렁이는 구만리 황금보리 ⓒ 추연만
황금빛으로 변한 포항 호미곶 구만리 보리밭
황금빛으로 변한 포항 호미곶 구만리 보리밭 ⓒ 추연만
황금보리가 눈길을 끈다. 논보다 밭이 더 많은 포항 대보면 구만리의 보리밭 풍경이 가히 장관이다.

바닷가에서 언덕까지 쭉 이어진 이십 만평 남짓 드넓은 보리밭은 온통 황금 물결로 넘실거린다. 바닷바람에 일렁이는 황금색 보리는 평범함과 더불어 우아함이 배어 나오는 듯,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지난 26일 오후, 이 '분위기'에 유혹된 나그네들은 발걸음을 멈춰, 너나없이 보리밭에 빠~져 든다. 연방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보리밭 샛길로 걸어가는 연인들 모습이 무척 정겹다. 일렁이는 황금 물결 매력에 그렇게 푸~욱 빠진 모양이다.

청보리밭도 보인다. 생명력이 돋보이는 청보리가 황금보리와 어울린 모습은 달리 표현할 길 없는 아름다움 그 자체다. 이렇듯, 보리밭은 나그네의 마음을 한결 들뜨게 하기에 충분한 매력이 있다.

황금색 보리밭이 펼쳐진 포항 대보면 구만리. 저 멀리 호미곶의 등대와 풍력발전기가 보인다.
황금색 보리밭이 펼쳐진 포항 대보면 구만리. 저 멀리 호미곶의 등대와 풍력발전기가 보인다. ⓒ 추연만
바닷가에서 산언덕까지 온통 보리밭이다.
바닷가에서 산언덕까지 온통 보리밭이다. ⓒ 추연만
'보릿고개'의 힘든 추억도 떠올리게 된다. 초등학교 점심때, 보리 혼식 도시락 검사받던 기억이 난다. 또 초겨울 보리파종 때, 소와 연결된 도구에 올라타며 '이랑 덮기' 한 생각도 난다. 추억 가운데 '보리밟기'가 으뜸이다. 학교 근처 보리밭에서 가서 동무들과 손잡고 밟던 추억….

보리밥 대신 쌀밥을 조금이라도 더 먹으려고 할아버지 밥상이 나오길 기다린 추억도 아련히 떠오른다. 할아버지 밥그릇에는 흰쌀이 많았기 때문에 서로 할아버지 밥상에 눈독을 들이며 밥상이 나오길 기다린 적도 있었다.

호미곶 구만리는 바닷바람이 세찬 탓에 쌀농사가 힘든 곳이다. 그래서 바람과 겨울 날씨에 강한 품종인 보리를 많이 심는다고 한다. "대보 처녀는 시집갈 때까지 쌀 서 말을 못 먹는다"는 말이 나온 모양이다.

그러나 구만리에도 보리밭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보리 대신 심은 감자나 다른 작물이 눈에 띈다. 보리농사가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일 게다. 특히 올해는 전년보다 수매가격도 내리고 수매량도 줄 것이란 정부 발표가 있었다. 따라서 보리밭 구경도 앞으론 더 힘들 게 분명하다.

그럼에도, 구만리 보리밭은 계속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호미곶 자연경관과 연계하여 '보리밭'을 테마로 한 문화상품화를 시도할 가치가 있지 않을까?

보리밭과 소나무들
보리밭과 소나무들 ⓒ 추연만
늦보리가 이제 폈다. 황금보리와 청보리의 묘한 조화
늦보리가 이제 폈다. 황금보리와 청보리의 묘한 조화 ⓒ 추연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영일만뉴스(www.01man.tv)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보리밭#포항 대보면 구만리#호미곶#황금보리#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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