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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논란을 지켜보며 참으로 의아하고 한심했던 것은 어떻게 저렇게 많은 신문사와 방송사가 한결같이 한목소리로 얘기하는 것인가? 그래서 "혹 이 보도도 혹 관급기사가 아닌가? - 누군가 한사람이 기사를 써서 모든 기자들에게 뿌리지 않았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언론에 출연한 기자협회장이라는 분은 기자들의 자존심을 언급하며 같은 기사를 쓰는 기자가 없다라고 주장하셨는데 그렇다면 이번 '기자실통합운영관련 기사' 건만 가지고도 그만둬야 할 기자들이 너무 많을 것 같다.

'기자실통페합운영'은 이미 오래전에 추진되었던 일이다. 그렇다면 그동안 기자들은 논리적으로 기사를 써서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각료 및 대국민 설득을 했어야 하고 토론의 장으로 끌어냈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지난 몇 달간 침묵하고 있다가 정부가 막상 이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하니 갑자기 모든 언론이 한 목소리로 언론탄압을 외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많은 기사 어디에도 '왜, 무엇이 잘못된 것이며 무엇이 언론탄압이며 도대체 정부가 추진하는 취재선진화방안이 어떤 내용인지 설명해주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좀 황당한 것은 방송에 출연하신 반대하시는 몇 분들조차 취재선진화 방안의 내용이 무엇인지 제대로 모르고 계셨다. 그렇다면 기자들 스스로 논리적이지도 못하고 객관적이지도 못하다는 것을 증명한 셈 아닌가?

며칠 전 기자실통폐합 관련이 논란이 되었던 첫날, 놀랐던 것은 한 방송사 앵커가 주요뉴스 시간에 세계 모든 선진국들은 기자실을 운영한다고 보도하며 정부의 기자실통합운영은 세계화와 민주화에 반하는 조치이며 언론탄압이라고까지 말했다.

기자실통합운영은 언론탄압이 아니다

그리고 방송출연한 기자협회장께서도 우리나라의 정부의 정보공개순위가 세계적으로 매우 부족하고 낮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그 주장이 전혀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것이 많은 기자들이 사례로 든 기자실을 운영하는 미국ㆍ일본 등 기자실을 운영하는 나라들의 '국경없는 기자회(RSF)'가 선정하고 있는 '2006년 언론자유 순위'가 미국이 53위, 일본이 51위, 이탈리아 40위 그리고 그나마 우리 대한민국이 31위이다. 그럼에도 아직 기자들이 선진국 사례를 드는 것은 기자들에 있어서 선진국은 미국과 일본뿐이라는 것인지 매우 궁금하다.

물론 행정부 내 기자실을 제공하는 세계경제대국 1·2위, 그리고 11위인 미국·일본·대한민국·이탈리아 모든 나라가 안타깝게도 모두 언론자유순위 30위권 밖으로 경제순위와 언론은 별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을 잘 나타내주는 통계이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언론자유가 높다는 프랑스는 모든 기관에 기자실자체가 없다. 그리고 기자실은 운영하는 미국마저도 사실은 필요한 몇 곳에서만 기자실을 운영한다고 한다.

결국 우리의 세계에서의 언론 순위는 미국이나 일본보다 월등히 높은 순위로 미국이나 일본이 아니라 프랑스 같은 세계 최고의 언론 자유를 갖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취재선진화방안은 옳은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리고 기자실통합운영을 '기자실폐지' 운운하며 마치 독재시대의 언론탄압과 비교되게 만들었다. 사실 우리 국민들은 아직 '탄압'이라는 이야기만 들어도 아직은 가슴 떨린다. 더구나 지금은 5월광주민주항쟁이 있었던 달 아닌가? 기자들의 언론탄압이라는 보도에 새삼스레 지난 80년 5월이 클로즈업되면서 나같은 386이나 낀세대들은 가슴 쓸어내리게 된다.

그리고 이제 와서 기자실은 없고 브리핑 룸만 있다고 우긴다. 기자실 폐지 운운도, 언론탄압 운운도 모두 언론에서 기자들이 사용해서 국민들에게 알린 내용이다. 그런 기사가 없었다면 국민들은 '브리핑 룸'이 뭔지 '기자실'이 뭔지 알 까닭도, 혼돈할 까닭도 없었다.

사리에 맞는 적확한 용어선택도 기자의 책임이라는 생각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기자실폐지'가 아니라 '기자실통합운영'이며 '선진국들 다수가 채택하는 기자실운영'이 아니라 '미국과 일본, 이탈리아, 대한민국만이 운영하는 그것도 미국은 일부 필요기관만이 운영하는 기자실' 이라고 표현해야 맞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기자협회장 말대로 기자실이 아니라 브리핑룸이였고 폐지가 아니라 몇 개를 축소해서 통합운영한다면 정정보도를 했어야 했다. 올바른 언어사용과 주장만이 자신들의 당위성을 지켜낼 수 있고 국민을 설득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기자들이 깨닫기 바란다.

인터넷이라는 보고에 갖가지 정보가 가득한 세상이다. 단어 하나면 치면 정말 수많은 자료들이 쏟아져 나오며 국민 누구나 세계 최고의 정보와 세계 최고의 자료를 공유할 수 있다. 이런 정보화시대 대다수의 국민들은 기본적으로 기자실운영 자체가 비선진적이라는 것 다 알고 있으며 기자들의 대충기사나 비슷비슷한 기사들에 이미 혐오감을 가지고 있다.

또 정보가 많기 때문에 정부기관에 기자실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은 여전히 무단접근성과 담합과 불법취재가능성의 폐습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은 구태로 보인다. 그나마 새롭게 각성하고 다시 태어나 국민을 대변하는 언론으로 깨어 주길 바라는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는 일이다.

취재선진화방안에 대한 보완부터 요구해야

사실 이번 기자실 통폐합 운영에 대해서는 기자들은 당연히 수긍하고 받아들였어야 하며 계속해서 자신들 말대로 정부의 취재선진화 방안에 대한 보완을 요구했어야 했다. 또 기자들이 정작 토론장에서 주장해야 하는 것은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해서 언론사 자체에서 정보의 부족한 질과 양을 보충할 수 있는 국가의 협조 취재원에 대한 법적 권리와 내부고발자 보호프로그램 그리고 기자들의 자질향상과 권리 등에 대한 미비점 등에 대해서 국가에 협조를 부탁할 것 등으로 방향을 잡아 주장했어야 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바른 판단으로 자신들의 이익과 밥그릇에 연연하지 않고 당당하고 솔직한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똑똑하고 현명한 기자와 언론사 되길 바란다. 탁상공론 식의 기사가 아니라 발품, 시간품 팔아 기자의 땀이 묻어나는 진실하고 바른 보도, 또 신문사 방송사 마다 각기 다른 독특한 보도로 이번 기회에 언론도 거듭 다시 태어나서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신뢰받고 많이 팔리는 신문과 기자들 되길 바란다.

또한 바야흐로 선거철을 앞두고 대선, 총선 등을 미리 염두에 두시는 정치인들이 언론권력이 두려워 우선 큰바람을 피하고자 지금 눈치보기식 발언을 한다면 국민들은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소신 있고 정확한 판단'으로 국민을 선도하는 정치인이 되어주길 바란다. 해서 국민보다 잘 나고 똑똑한 정치인과 기자, 국민을 선도해 가는 정치인과 기자를 국민들 앞에 선물해 주기 바란다.

그리고 임기말임에도 겨우 오른 지지율과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소신과 원칙으로 꿋꿋이 업무를 추진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추진력에 감탄과 고마움을 보낸다. 물론 호환 마마, 정치권력보다 더 무서운 언론권력 앞에 무서움도 크겠지만 대한민국 미래비전을 위해 결코 물러서지 않기를 바란다. 전 국민이 보고 있다. 지극히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국민을 믿고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옳은 길 뚜벅뚜벅 나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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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한 질서와 문화를 아름답고 살맛나는 문화로 바꿔가는 오마이에 새로운 마음으로 동참합니다. 음악과 영화를 사랑하는 병아리 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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