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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 PD수첩 > 보도를 비판한 7월 17일자 제925호 <시사저널>.
MBC < PD수첩 > 보도를 비판한 7월 17일자 제925호 <시사저널>.

<시사저널> 사태의 단초가 됐던 삼성그룹 기사 공개 여부를 놓고 회사쪽과 전직 기자들 사이에 공방이 벌어졌다.

회사쪽은 최근 발행된 <시사저널>을 통해 "기자들이 '진실'이라고 말하는 기사를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따져 물었다. 이어 "기사 출처의 신뢰성과 사실관계에 왜곡이 많기 때문에 명예훼손 등의 우려를 의식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시사저널> 전직 기자들은 10일 "기사의 저작권자는 회사"라며 "공개할 권한이 없는 기자들에게 기사를 공개하라는 요구는 어불성설"이라고 맞받아쳤다.

회사쪽, "삼성 기사 문제없다면서, 왜 공개 못 하나"

<시사저널>은 17일자로 발행된 최신호(925호)에서 "사태의 본질인 삭제 기사, 왜 공개하지 못하나"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회사쪽은 "이번 사태의 핵심은 빠진 기사다, 노조는 기사가 전혀 문제없다고 했다"면서 "사태의 발단이 된 기사, 노조가 진실이라고 말한 기사를 본 사람은 몇 명이나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회사는 "노조가 만든 '시사저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시사모)'이나 노조 홈페이지 등에서 기사를 찾아볼 수 없다"며 "노조는 기사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사에 전혀 문제없다면서 왜 기사를 공개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잡지는 언론의 태도에 대해서도 불편한 기세를 드러냈다. 회사쪽은 "기사는 일부 언론에도 제시됐지만, 그 어느 언론사도 기사를 공개한 곳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오마이뉴스>를 비롯해 MBC TV < PD수첩 >, <미디어오늘>, <한겨레> 등을 지적하면서 "사측이 기사를 뺀 것은 삼성의 로비와 압력에 굴복했기 때문이라고 일방적으로 몰아갔다"고 비난했다.

회사쪽은 또 지난 3일 방영된 < PD수첩 >을 지목해 "기사의 제목과 특정 인물만 노출됐을 뿐"이라며 "(기사를) 그대로 내보내기에는 명예훼손, 초상권 침해 등 문제가 많았다는 것을 의식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문제가 된 기사에 대해 "기사 출처의 신뢰성과 사실 왜곡 등이 많아 명예훼손 소지가 크기 때문에 사실을 정확히 쓰고, 반론을 보장하는 등 기사의 잘못된 부분을 보완한 뒤 보도하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회사쪽 고위 관계자는 10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해당 기사가 명예훼손 등의 우려가 있고,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가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다른 매체들도 해당 기사가 문제없다고 주장한다면, 기사를 인용하는 정도로 내보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그동안 비판적 보도를 해 온 <오마이뉴스>를 비롯한 일부 매체에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기사의 저작권 문제 때문 아닌가'라고 묻자, 그는 "< PD수첩 >은 이미 기사를 내보내지 않았느냐"며 "기사의 저작권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시사저널> 최신호(925호)에 실린 기사. 회사쪽은 사직한 취재기자들을 향해 "문제없다고 판단한 삼성 기사를 왜 공개하지 않고 있느냐"고 공격했다.
.<시사저널> 최신호(925호)에 실린 기사. 회사쪽은 사직한 취재기자들을 향해 "문제없다고 판단한 삼성 기사를 왜 공개하지 않고 있느냐"고 공격했다.

"해당 기사의 저작권, 회사에 있다"

이에 대해 <시사저널> 출신 기자들은 "해당 기사를 공개할 권한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10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해당 기사는 <시사저널> 지면에 실리도록 제출된 기사"라며 "매체를 떠난 기자들로서는 더더욱 공개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해당 기사의 저작권은 <시사저널>이라는 회사가 갖고 있기 때문에 기자들이 공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회사쪽이 공개할 권한이 없는 곳에 기사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그러면서 노조에게 '기사에 문제가 있으니까 공개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난했다.

기자들은 이어 "현재로서는 기사를 공개할 계획이 없다"며 "이번 사태의 쟁점은 기사 내용 자체보다는 편집국장까지 문제없다고 판단한 기사를 사측이 일방적으로 삭제한 과정이다"고 반박했다.

22명의 <시사저널> 전직 기자들은 지난 2일 '참언론실천 시사기자단'을 구성해 새 매체 창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 회사쪽에 사표를 제출했다.

한편 최신호에는 "편파로 얼룩진 MBC, 공정보도 포기했나"(특별취재팀)는 제목으로, 6쪽짜리 기사가 실렸다. 회사가 노조에게 삭제된 기사를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를 묻는 기사는 이 기사에 포함된 상자기사다.

해당 기사에는 MBC 프로그램인 <손석희의 시선집중>, < PD수첩 >, <뉴스후> 등에 대해 "잇따른 일방적 보도와 짜깁기 편성 등으로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다"며 "이번 사태를 다루면서 한쪽에 치우친 보도로 일관하고, 제작진이 대거 노조쪽 모임의 회원으로 가입했다"고 꼬집었다.

회사는 지난 1월 기자들의 파업 이후 대체인력을 투입해 잡지를 발행하고 있다.
#시사저널#참언론실천 시사기자단#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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