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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내내 지연은 불행한 여자였는데, 결말에 이르러서도 무엇 하나 행복할 수 없는 상황으로 끝이 났다.
ⓒ KBS
KBS 2TV 주말드라마 <행복한 여자>가 21일 드디어 종영했다. 30% 시청률을 넘나들며 인기리에 방영했지만 정작 방송 내내 시청자들은 주인공의 아픈 사랑에 함께 아파하고 울지 않았다. 주인공은 아픈 사랑을 하는데, “왜 저런 아픈 사랑을 하느냐?”며 질타를 할 뿐 그들의 삶에 공감대를 형성치 못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시청률이 높게 나오고 있으니, 무조건 인기가 없다고 할 수만은 없을 터. 특히 <행복한 여자>의 박정란 작가가 열린 결말로 끝을 내겠다는 말에 의견이 분분했다. 특히 주인공 지연(윤정희)이 태섭(김석훈)과 준호(정겨운) 둘 중 누굴 선택할지 놓고 찬반양론이 거듭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결말에서 준호를 택할 것처럼 보였던 지연이 일대 반전을 일으키며, 태섭의 사고 소식을 듣고 그를 향해 뛰어가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물론 이를 놓고 시청자들은 역시나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

우선 결말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바로 이것이다. 도대체 어떤 것이 열린 결말인지 모르겠다는 것. 적어도 <내 남자의 여자>에서는 세 명의 주인공이 각자의 삶을 사는 것으로 정리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행복한 여자>는 준호에게 갈 듯, 태섭에게 갈 듯 마음을 계속적으로 정하지 못하던 지연이 끝까지 정하지 못했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물론 끝에 태섭이를 향해 뛰어갔지만 그 이후 다시 준호에게 돌아왔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러한 궁금증과 앞으로의 일들을 시청자 스스로 생각하게 만든다고 해서 그것이 ‘열린 결말’이라고 한다면 <나쁜 여자 착한 여자>도 열린 결말이다. 마지막 부분에 세영이 건우와 재회했지만 그 이후 용서만 했을지, 재결합 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헤피엔딩과 세드엔딩의 종지부를 찍지 않았다고 해서 모두가 열린 결말은 아니다.

또한 결말의 비난의 가장 큰 원인은 지연이는 끝까지 불행한 여자라는 것이다. 아이 때문에 준호를 택해 자신의 인생을 반쯤 포기했다. 그러더니 태섭의 소식을 듣고 다시금 달려가는 것은 자신의 행복을 택하는 대신, 자식을 포기해야만 할지도 모른다.

즉 어느 것 하나 지연은 행복할 수 없다. 어쩌면 그 두 사람 사이를 두고 갈팡질팡하던 지연이기에 뻔한 결말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연은 결코 행복한 여자가 될 수 없는 그런 여자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꼭 행복한 여자로 만들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지연이는 그래야만 했다. 방송 내내 그녀는 눈물을 흘렸고, 시련이었다. 남편의 바람, 이혼 그리고 새로운 사랑, 혈연관계로 또 다시 이별까지.

본인 스스로도 극중에서 “나도 행복해지고 싶어!”라고 절규하는 장면이 있다. 그만큼 지연은 결혼 이후 무엇 하나 행복한 삶을 살지 못했다. 그런데 역시나 끝까지 그녀는 행복하지 못했다.

차라리 태섭과 이별하고, 조금 더 시간이 흘러 준호에게 다시금 사랑을 느끼면서 결말을 맞았다면, 혹은 태섭과 이별 후에도 그를 그리워해 그를 다시 찾아가는 장면에서 끝났다면 오히려 더 나을 법했다.

그녀가 준호를 택했다 다시금 반전을 일으킨 자체는 그녀가 끝까지 불행한 점도 그러하지만 그녀의 곁에서 맴도는 두 남자 인생도 모두가 불행하다는 결론밖에 나오질 않는다. 자신을 버리고 다시 돌아간 지연을 본 준호의 마음은 어떠하겠는가?

태섭은 또 어떠한가? 결국 <행복한 여자>의 모든 주인공은 불행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것이 모두 불륜과 이혼으로 인해 가정이 해체되고 그것으로부터 문제가 발생되었다는 점은 낡고 낡은 소재일뿐더러 더 이상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러한 낡은 소재를 조금이나마 내용을 전개하면서 친숙함으로 만들어 놓을 수도 있었지만 <행복한 여자>는 그렇지 못했다. 그런데 결국 결말까지 시청자들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나쁜 여자 착한 여자>처럼 시청률은 고공비행했지만 시청자들로부터의 사랑은 지속적으로 멀어졌다고 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데일리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행복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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