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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의집'은 간판부터 생태적이다.
ⓒ 송상호
'더불어의집', 이름부터 그곳의 정체성이 확 드러난다. 그렇다고 무슨 사회복지 시설이라고 착각해선 안 된다. 이 집의 대표가 목사(박진석 목사)라고 해서 종교 시설의 일종이라고 넘겨짚어서는 더더욱 곤란하다.

'더불어 영농조합(박 목사와 함께 '더불어의집'을 창출해낸 20가정이 만든 영농조합)'의 조합원들 구성을 보면 크게 사회복지 운동가, 환경운동가, 신앙인 등으로 나눌 수 있듯이,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람, 사람과 신, 지역과 지역 등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이 집의 정체다. 이름 그대로 더불어 살아가게 하는 전초기지이자 실천 장소인 셈이다.

6년 전부터 시작된 '더불어의집' 프로젝트는 20가정의 '더불어 영농 조합원'들의 결실이다. 안양에서 근로자, 노숙인, 저소득층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복지 활동을 해오던 박진석 목사와 그의 활동을 지원해오던 사람들의 뜻이 맞아 시작됐다.

죽산 용설리 호수(경기 안성 죽산면) 끝자락에 이르면 아주 앙증맞은 표지판이 '더불어의집'을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표지판부터가 생태적이다. 그렇게 5000평 부지에 들어서면 당장 눈에 들어오는 것이 흙집들이다. 흙집이라고 그냥 흙집이 아니다.

흙벽 사이에 짚을 넣은 집이다. 그러니까 짚이 조립식 샌드위치 패널의 스티로폼 역할을 하고 있는 집이다. 이름하여 '스트로우 베일' 하우스다. 기존 흙집의 벽면에 비하면 벽의 두께가 장난이 아니다. 한눈에 봐도 방음, 단열, 보온의 효과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확신이 들 정도다.

▲ 현대적인 건축법과 어우러져 만든 흙집앞에서 박진석 목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 강명희
이런 흙집에서 실제로 이루어지는 일 중 하나가 '저소득층 자녀 대상 생태체험 프로그램'이다. 종전에 안양에서 저소득층 자녀들을 대상으로 매월 1~2회 정도 숙박하면서 생태와 국악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여기다 생태체험을 위한 밑바탕을 깔아 가꾸는 일을 진행하고 있다. 그 곳에서 생태적인 쉼터나 모임 장소 건축을 원한다면 누구든 할 수 있다. 땅을 무상으로 사용하여 집을 지을 수 있다. 단 집은 자신의 돈으로 지어야 한다. 또한 그곳에 자신의 생활거주지 건축을 원한다면 '더불어 영농조합'에 가입하면 된다. 삶의 터전을 착실히 만들어오고 있는 곳이 바로 '더불어의집'의 중요한 일 중 하나다.

▲ 언덕위에 지어진 스트로우베일 하우스가 아주 정겹다.
ⓒ 송상호
또한 지역주민과의 호흡, 그것은 '더불어의집'에선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 사항이다. '더불어의집'에서 꿈꾸는 것이 '세계 속의 용설 호수 마을 창출'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것은 무슨 거창한 표어나 광고 문구가 아니다. 지금 '더불어의집'에서 인근 지역 주민들과 함께 일구어가는 지역마을의 청사진이다.

그러니까 '호수 생태체험 마을'을 안성시청과 협력하여 추진하면서 동시에 세계에 있는 호수 근처 마을들 간의 네트워킹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용설리 호수만의 매력을 잘 살리고 네트워킹만 잘 된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이야기이다. 결코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호수가 단순히 농사짓는 용수를 가두어 두는 곳이거나 낚시하는 곳이 아니라 내부적으로는 호수 근처의 모든 생명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고 외부적으로는 호수를 개방하여 생태체험을 하게 하는 체험마당이 되어야 한다는 게 '더불어의집'이 추구하는 모습이다.

박 목사는 네트워킹을 말하고 네트워킹을 실천하는 전도사다. 현재 여러 사람들과 더불어 추진하고 있는 '사회복지 네트워크 방송 설립 추진 위원회' 위원장도 그의 몫이 된 것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세상과 세상을 연결하여 의사소통하게 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일찍부터 그는 알고 있었던 게다. 그래서 '더불어의집'을 '생명 네트워킹센터'라고 표현해도 무리가 아닐 듯하다.

▲ 현재 숙소로 사용되고 있는 흙집은 현대적 건축양식과 어우러져 만든 집이다.
ⓒ 송상호
이런 박 목사가 마지막으로 들려주는 '더불어의집'에 나타난 현상은 이 세상에 주는 소중한 메시지다.

"여기 터전을 잡기 시작한 6년 전부터 농약을 안 뿌렸더니 올해부터 반딧불이가 나타났지 뭐에요. 그리고 뱀이 그렇게 많아졌습니다. 또한 검은 날개를 가진 기러기 등 희귀한 종류의 새들이 우리 '더불어의집' 연못에 찾아온답니다. 그야말로 땅이 살아나는 것을 직접 체험하고 있는 셈입니다."

▲ 박진석 목사는 누구보다도 '네트워킹'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다.
ⓒ 송상호

덧붙이는 글 | 이 인터뷰는 지난 25일 '더불어의집'에서 이루어졌다. 문의는 박진석 목사(011-9056-4229)로 하면 된다.


#더불어의집#박진석목사#더불어학교#스트로우베일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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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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