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학교로부터 해직된 경기도 이천 ㅊ대학 만화창작과 안태성(청각장애 4급) 교수. 그가 이번에는 서울 강남의 한 교회 앞에 삐에로 복장을 하고 섰다.
자신에 대한 해고는 장애인 차별에 따른 명백한 부당 해고라며 그동안 감사원, 교육부 앞 등에서 1인 시위를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외마디 절규는 허공에 메아리쳤다. 그러자 안 교수는 지난달부터 장소를 옮겨 학교 이사장이 다니는 교회 앞에서 일요일마다 삐에로 퍼포먼스(1인 시위)를 펼치고 있다.
지난 99년 9월 애니메이션과 전임강사로 이 학교에 들어온 뒤 여러 차례 교원 신분이 바뀐 이유와 지난 3월 해고된 사유를 임면권자인 이사장한테서 직접 들어보기 위해서다.
안 교수는 전임 교원인 전임강사로 뽑아 조교수와 학과장까지 지낸 자신을 강의전담교원이라는 낯선 신분으로 강등시킨 뒤 해고에 이르게 한 경위에 대해 이사장의 설명을 듣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이사장은 교회에 나오지 않았다. 교회 관계자는 "이사장이 여름휴가를 떠났다"고 말했다.
오전 10시30분부터 1시간가량 1인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70~80명의 신도들이 교회를 들고 나고 했지만 안 교수가 왜 시위를 하는지 관심을 갖는 사람은 드물었다. 남편의 1인 시위를 돕기 위해 함께 나온 부인 이재순씨가 나눠주는 유인물을 받아가는 사람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더러는 말다툼이 벌어지고 거친 말이 오가기도 했다.
몇 사람은 "왜 남의 교회 앞에 와서 예배를 방해하느냐"고 짜증을 냈고, 또 어떤 사람은 안 교수의 시위에 대해 "스님이 교회 앞에서 목탁 두드리는 것과 같다, 목사가 절에 가서 예배드리자며 찬송가 부르면 좋겠느냐"고 이씨에게 따졌다.
이 교회 외벽에는 주먹만한 글씨로 "세상일로 괴로워 울고 싶을 때... 이곳에 오시어 예수님의 사랑을 느껴보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억울하다고 눈물 흘리는 슬픈 삐에로에게 사랑을 나눠주는 사람은 이날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안 교수는 다툼이 있는 자신의 해고에 대한 법적인 판단을 얻기 위해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부인 이재순씨는 "이사장이 (안 교수를) 만나줄 때까지 교회 앞에서의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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