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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연동굴의 맘모스 동물상
용연동굴의 맘모스 동물상 ⓒ 김정수
강원도 태백시 화전동의 금대봉(1418m) 하부능선의 해발고도 920m에 자리 잡은 용연동굴(강원도 지방기념물 제39호)은 전국에서 최고 높은 곳에 자리한 동굴이다.

사실 필자의 동굴 취재는 좀 특별하게 진행된다. 항상 취재 후보지로 메모해놓고 비가 많이 와서 촬영이 어려울 때 주로 찾아간다. 단양을 갈 때는 비 오는 날이 많아서 대부분의 동굴을 거의 두 번 정도씩 다녀왔다. 반면 삼척과 태백은 자주 여행을 떠났으면서도 한 번도 비가 온 적이 없다. 그래서 삼척의 동굴들은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용연동굴은 2004년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는데, 예천에서 시작해 안동, 봉화, 태백으로 거슬러 오르는 5일간의 낙동강 기행을 모두 끝내고서 시간이 남아 찾아간 곳이다. 그런데 예상외로 매력적인 요소들이 많아서 관람시간이 40분 정도 소요된다는 동굴에서 2시간을 넘게 촬영하며 시간을 보냈다.

염라대왕이라 이름붙여진 종유석
염라대왕이라 이름붙여진 종유석 ⓒ 김정수
매표를 한 후 주차장에서 산 중턱까지 1.1km 거리를 용연열차를 타고 이동한다. 동굴 입구에서부터 서늘한 기운이 몰려오며 더위를 밀어낸다.

용연동굴은 843m 길이의 순환동굴로 3억∼1억5천만 년 전에 형성된 곳으로 추정되는 자연 석회동굴이다. 동굴 내부의 연평균 기온은 9도로 높은 지대에 자리하다 보니 다른 곳보다 한결 시원하다. 아니 시원하다 못해 냉장고 속으로 들어온 듯 추위를 느끼게 된다.

겨울에는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며, 여름에는 에어컨보다 더 시원하게 느껴져 피서지로 손색이 없다. 동굴의 높이가 낮아 허리를 숙이고 지나가야 하는 구간이 많으므로 노약자나 임산부는 관람이 힘들다. 입구에서 나눠주는 안전모를 반드시 쓰고 들어가야 머리를 다칠 위험이 없다.

대형광장의 음악분수
대형광장의 음악분수 ⓒ 태백시청
동굴 내부에는 다양한 석순과, 종유석, 석주, 동굴 진주, 동굴산호, 커튼 등의 생성물들이 신비함을 더해준다. 그런가 하면 동굴 내에 관박쥐, 장님새우 등 38종의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어 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졌다.

동굴 중앙 내부에 폭 50m, 길이 130m의 대형광장이 자리하고 있다. 광장에는 음악에 맞춰 춤추듯 올라오는 리듬 분수와 화산모형 분수대 등 4개의 분수가 자연과 어우러져 신비롭게 다가온다.

동굴 내부의 생성물 중 인상적인 것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먼저 '이무기의 눈물'이 시선을 끈다. 천정에서 떨어지는 석수에 의해 형성된 평정석순으로 용이 되려다 실패한 이무기가 눈물을 흘리는 듯한 모습이다. 벽면 석수에 의해 형성된 매머드 동물상을 한 유석도 독특하다. 금방이라도 매머드가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나올 것만 같다.

지하수에 의해 벽면에 생성된 유석인 독불장군
지하수에 의해 벽면에 생성된 유석인 독불장군 ⓒ 김정수
용의 침실, 용두암, 삽살개, 등용문, 지옥의 문 등 재미있는 이름의 생성물들이 많다. '염라대왕'이라 붙여진 종유석 앞에 서면 갑자기 오싹해진다. 필자 역시 지은 죄가 많아서 똑바로 쳐다보기가 어렵다. 독불장군은 수직형 수로의 지하수에 의해 벽면에 생성된 유석으로 중앙에 남근석 모양으로 돌출된 부분이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나살리도'라 불리는 석주, '드라큐라성'으로 이름붙여진 석순 역시 독특한 모양이 눈길을 끈다. '마리아상', '해태상', '초의 눈물', '피사의 탑' 등 생성물에 붙여진 다양한 이름들이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용연동굴은 8월 25일까지 야간개장에 들어가는데, 밤 10시까지 나그네를 맞이한다. 입장료는 어른 3500원, 학생·군경 2500원, 어린이 1500원으로 볼거리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드라큐라성’이라 이름붙여진 석순
‘드라큐라성’이라 이름붙여진 석순 ⓒ 김정수
천정에 다양한 형태로 매달린 종유석
천정에 다양한 형태로 매달린 종유석 ⓒ 김정수

맛집
황지연못 뒤편에 자리한 대풍삼계탕은 삼계탕 한가지만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다. 얼큰하면서도 진한 국물맛이 일품이라 단골손님이 많다. 문의 : 033-552-2625

추천숙소
황지연못 옆에 자리한 메르디앙호텔은 7층 건물로 43실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스카이라운지, 커피숍, 사우나, 일식당, 나이트클럽 등의 편의시설을 잘 갖추고 있어 나그네의 좋은 쉼터가 되어준다. 객실에서 황지 전경을 바라볼 수 있어 조망이 뛰어나다. 문의 : 033-553-1266. www.merdian.co.kr 태백산 민박촌(033-550-2749, minbak.taebaek.go.kr)의 숙소를 이용할 수도 있다.

덧붙이는 글 | * 문의 : 동굴 관리사무소 033-553-8584, 주차장 매표소 033-550-2729
* 찾아가는 길 : 중앙고속도로 제천IC -> 제천 -> 영월 -> 고한 -> 두문동재터널 -> 용연동굴

이 기사는 뉴스큐, 유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용연동굴#강원도 태백#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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