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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사장에 장승이 세워져 있는 두여해수욕장 전경
ⓒ 김정수
충남 태안에 자리한 안면도는 개인적으로 서해안에서 제일 좋아하는 섬이라 매년 1~2차례 다녀오곤 한다. 좋은 곳이 너무 많아서 필자의 안면에 내내 웃음을 짓게 만드는 명소 중의 명소다.

그중 3년 전 영화 <내남자의 로맨스>로 인해 새롭게 알게 된 두여해수욕장은 안면도의 10여 개 해수욕장 중 최고로 꼽을 만하다. 아름답기야 할미·할아비바위의 낙조로 유명한 꽃지해수욕장을 따라갈 수 없지만 해수욕을 즐기기에는 두여해수욕장만한 곳이 없다.

▲ 장승이 있는 두여해수욕장 앞에는 종주려라는 바위섬이 있다
ⓒ 김정수
서해안고속도로 홍성나들목을 빠져나와 29번 국도를 타고 해미를 지나 서산간척지의 AB방조제를 건너면 원청삼거리이다. 이곳에서 좌회전하여 77번 국도를 타고 안면도 방면으로 간다.

안면대교를 건너 첫 번째 삼거리에서 백사장항 방면으로 우회전한 후 다시 교차로에서 좌회전해 해안관광도로를 따라가다 안면해수욕장 다음에 나오는 해변이 두여해수욕장이다.

이곳은 영화 <내남자의 로맨스>에서 두 주인공인 현주(김정은 분)와 소훈(김상경 분)이 함께 여행을 간 바닷가로 나온다. 두여해수욕장은 안면도의 안면읍 정강리에 자리 잡은 해수욕장으로 길이가 3km에 이르는 드넓은 백사장이 펼쳐져 있어 시원스럽다. 지리적 형상이 좋고 나무가 우거져 도인들이 도를 닦던 마을이라 하여 도여라 불렀으나 지금은 '두여'라 불리고 있다.

▲ 두여해수욕장의 시원한 여름 풍경
ⓒ 김정수
두여해수욕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안면도의 해수욕장 중 비교적 덜 알려져 있어서 조용하게 피서를 즐기기에 좋았으나 최근 영화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찾는 이가 제법 많다.

지난 제헌절에 이곳을 다시 찾았는데 백사장은 제법 많은 사람들로 인해 여름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그래도 인근의 꽃지해수욕장이나 안면해수욕장에 비하면 복잡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

이전에 두 차례 여행에서는 비가 와서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데 이번에는 해수욕장에 활력이 넘쳤다.

해수욕장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이 바로 '장승'이다. 해수욕장에 웬 장승이 세워져 있느냐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런 경우는 전국적으로도 그 유래를 찾기가 어려워 이곳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나무를 깎아서 만든 두 개의 장승이 모래밭 위에 나란히 세워져 있어 이채롭다. 왼쪽에는 갯벌여장군, 오른쪽에는 갯벌대장군이란 글씨가 선명히 새겨져 있다.

▲ 두여해수욕장에 텐트와 파라솔을 치고 쉬는 모습
ⓒ 김정수
필자는 이곳을 두 사람이 여행하기에 좋은 곳으로 추천하곤 했는데, 지금도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친구이건, 연인이건, 부부이건 장승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추억을 쌓다 보면 하루가 짧다. 특히 영화에서처럼 연인들이 둘만의 추억만들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해수욕장의 왼쪽 바다 위에는 날렵한 모습의 종주려라는 바위섬이 떠있어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며 해안의 멋스러움을 살려준다. 특히 이곳은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깊지 않아 안전하고 편안한 수영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여행 시에도 부담없이 해수욕을 즐길 수 있어서 좋다.

▲ 두여해수욕장의 텐트와 바윗섬 종주려
ⓒ 김정수
수심이 깊지 않다 보니 김정은이 바다에 던져지는 장면으로 인해 촬영 후 온몸이 멍투성이가 되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영화에서처럼 사람을 바다에 던지는 장난을 치다가는 심하게 다치는 수가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모래도 어찌나 부드러운지 일부러 신발을 벗고 살포시 걷다 보니 발바닥에 닿는 감촉이 너무나 좋다. 시간이 없어 바닷물에 발도 못 담가보고 나왔지만, 모래 위를 걷는 부드러운 편안함은 잊을 수가 없다.

해수욕장 주변에는 충청남도로부터 민박마을 제30호로 지정된 민박업소들이 늘어서 있어 민박을 하며 조용하게 휴식하기에 좋다.

단점이라면 해수욕장 주변에 나무들이 거의 없어 햇빛을 피할 만한 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장시간 해수욕을 즐기고 싶다면 텐트나 그늘막 등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종주려라는 바위섬과 장승 외에는 별다른 볼거리가 없으므로 안면도의 명소들을 함께 둘러보면 좋다.

안면도 들머리에 자리한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촬영지인 곰섬 해변 역시 조용히 피서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 두여해수욕장 앞바다에 떠있는 바윗섬인 종주려
ⓒ 김정수

맛있는 집
안면도의 백사장사거리에 자리한 진성회관은 영양굴밥과 꽃게탕이 별미이다. 지역특산품인 안흥꽃게로 만들어진 꽃게탕의 감칠맛이 뛰어나다. 그밖에 우럭매운탕, 갈치조림, 대하구이, 꽃게찜 등을 맛볼 수 있다. 문의 : 041-672-0506

추천숙소
두여해수욕장 입구에 자리한 보라민박(041-673-3633, 7실, 100명 수용)이나, 하늘섬펜션(6실, 홈페이지 http://www.goskyland.com)이 추천할만한 잠자리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큐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두여해수욕장#충남 태안#안면도#장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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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로 남해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금오산 자락에서 하동사랑초펜션(www.sarangcho.kr)을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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